지나가다 아는 선배님 가게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들렀습니다. 몇 년 전과 다름없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예전에는 연세가 있으셔도 머리카락이 희지 않으셨는데, 이번에 뵈니 백발이 성성하셔서 속으로 무슨 일이 있으셨구나 차마 함부로 여쭙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먼저 흰머리 이야기를 꺼내시더군요.
얼마 전 LMIA를 지원해준 직원이 고발을 하겠다고 하면서, 슈퍼바이저로 월급을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이민을 위해 와서 애원하던 친구였고, 월급은 미니멈이지만 슈퍼바이저 직책으로 해달라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던 아이였습니다.
여자직원은 외모가 특별하진 않았지만, 잘 웃고 또 영어도 잘하던 친구였답니다.
하지만 이번 LMIA가 힘들어지자, 신청한 대로 돈을 달라고 요구했고, 어쩔 수 없이 맞춰주었더니 며칠 뒤 다시 찾아와 오버타임을 1.5배로 계산해 달라고까지 하더랍니다.
그 일로 속이 뒤집혀 하루아침에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LMIA 문제로 특히 인도계가 큰 타격을 받는다고 합니다.
보통 인도계 오너들은 직접 일하지 않고 직원을 쓰면서, 방값과 식비 명목으로 급여에서 떼고, 매년 LMIA 연장할 때 돈까지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실상 제대로 된 임금을 주지 않은 셈이지요. 이번 사태로 인도계 비즈니스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서 과거 가장 부유한 비즈니스 민족은 중국과 한국이었지만,
어느새 중국과 인도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인건비를 거의 들이지 않으니 가격 경쟁력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번 일로 판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인들에게는 강력한 경쟁자를 얼떨결에 제치게 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