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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난 역대급 백인 할아버지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9271 작성일 2025-10-14 19:06 조회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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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할 때 메고 다니는 Tactical 백팩은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물건인데, 

우연히 같은 백을 메고 다니는 사람을 두 명이나 만났다

공교롭게도 이 사람들을 같은 날 같은 장소 (서울 종묘 정전 앞)에서 조우했다. 

그 중 한 명은 70 대 후반의 미국에서 온 할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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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미국 대통령하고 똑 닮았네. 

기분나쁘지만 나도 그런 소리 종종 들어, 

할아버지도 마가야? 

마가는 사실 실체가 없는 신기루 같은거야. 만일 그들의 실체가 존재한다면 해 줄 말이 있어. 혹시 아직도 마가가 미국의 주류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꿈 깨라고 말하고 싶어. 미안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제로에 수렴해.

왜 그렇게 생각해? 

미국의 주인이 바뀐지가 언젠데 이제와서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미국의 현재와 미래를 주도하는 세력은 20 세기식 굴뚝노동자가 아니라 거대기술집단(Big Tech)이야. 

미국을 주도하는 세력이 왜 바뀌었을까? 미국이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빅테크 수퍼파워가 된 배경이 뭐라고 생각해? 

미국이 빅테크 수퍼파워를 이룩할 수 있었던 토대는 미국이 열린 사회였기 때문이야. 역사적으로 기술혁신은 언제나 ‘열린 사회’에서 피어났어. AI 시대의 본질은 계산 능력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지식의 개방성과 협업의 밀도에 있다고 해.
언어 모델 하나를 훈련시키기 위해 수천 명의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국경을 넘어 데이터를 다듬고, 알고리즘을 수정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지.
이 거대한 ‘집단 두뇌’가 인류의 새로운 지능을 빚어내는 거야.

하지만 열린사회가 아닌 중국도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AI의 발전 속도를 결정짓는 것은 자본의 크기나 권력의 통제력이 아니야. 사람의 다양성과 지식의 교류가 그 속도와 결과의 질을 결정해.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민자와 유학생, 다언어, 다문화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열린 생태계를 지녔기 때문이야.
며칠 전 엔디비아를 통해 인공지능의 판도를 바꿔놓은 젠슨 황이 내 얼굴 닮은 어떤 넘의 바보짓에 노골적인 도전장을 던진 사건 알고 있을거야. 

대만에서 이민온 그와 기술자들은 트럼프 주변에 있 스티븐 밀러나 스티브 배넌같은 자들 수 만 명을 합쳐도 만들어 낼 수 없는 파워를 미국에 선사했어.

현실감각에 둔한나머지 자신이 시대의 흐름에 얼마나 뒤쳐졌는지 그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이건 레토릭이 아니라 사실이야.

바보같은 자들때문에 혁신이 지연되더라도 미국은 중국과 그 체제가 본질적으로 달라. 

열린사회와 빅테크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알아듣게 설명해 봐.  

이렇게 바꿔서 이야기해볼까?    

러시아 이민자 세르게이 브린이 없었다면 오늘의 구글이 있었겠니? 

방글라데시 출신 자베드 카림은 경이로운 유튜브 제국의 초석을 세웠는데 혹시 그 이름자나 들어본 적이 있니? . 

화상회의 혁명을 가져온 중국에서 온 에릭 위안은 어떨까? 

시리아 출신 아버지를 둔 스티브 잡스가 없었다면 아이폰도, 앱 생태계도 없었어.

남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와 우주 산업의 판을 뒤엎었어. 

인도 출신의 순다르 피차이와 사티아 나델라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제국을 건설했지. 

쿠바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란 제프 베이조스 역시 ‘이민자의 DNA’로 아마존을 키웠어.

중국과 인도에서 H1B 비자를 받고 실리콘베이에 상륙한 수많은 연구진과 엔지니어들이 없었다면 오픈AI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거야. 

그들은 실리콘밸리의 노동자가 아니라,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고숙련 설계자들이며 건축가들이야.  

이제 미국은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기술자들까지 데려오려고 플랜을 짜고 있어.  

어쨌든, 미국을 새로운 차원의 수퍼파워로 세우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거대한 혁신의 절반 이상의 부분이 이들 이민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그들이 아무리 부정해도 부정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민자들이 없었다면, 즉 산업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뒤바꾼 거대기술혁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미국은 죽도밥도 아닌 허접한 나라가 되었을거야. 

미래의 경쟁은 기술력의 싸움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두뇌와 시각을 연결할 수 있는가의 싸움이 될거야.

문을 닫는 순간, 누구든 AI의 시대에서 낙오하는 건 뻔한 이치야. AI 시대의 승자는 더 많은 벽을 쌓는 나라가 아니라, 더 많은 다리를 놓는 나라가 될거고.

—--

여기까지 이야기하는데 우리와 같은 색깔의 택티컬 백팩을 맨 웬 한국 아줌마가 나타나는 바람에 미국 할아버지는 열변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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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미국 할아버지, 한국 아줌마는 정전을 나와 영녕전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고조 할아버지 신당을 참배한 후 입구에 있는 망묘루 카페에서 약 한 시간 정도 차담회를 가진 후 헤어졌다. 

망묘루 카페에서는 The Green Green Grass of Home 이 반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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