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다분히 논쟁적일 수 있고 정치적인 글이므로 필자의 정치적 성향을 먼저 밝히
고 시작하는 것이 독자들의 오해를 막는데 좋을것 같다. 필자는 대한민국에서 대선
또는 총선 때마다 민주당 후보에게 만 투표 했던 민주당 지지자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을 민주당 지지자들과 분리시키려는 불손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김어준의 “코
아 지지층” 으로 구분되고 싶진 않다는 걸 밝힌다.
독일의 사회학자 칼 만하임(Karl Mannheim) 선생의 가르침에 의하면, 한 사회의 지
식인은 특정 계급이나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의 상공에 자유롭게 떠
서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파편화된 갈등을 민주적으로 조율할 이성적 토대를 제
공하고 통합적 대안을 제시하는 신성한 책무를 갖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독립적 지식
인 집단만이 전체주의적 맹신을 방지하고 합리적인 민주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키워드는 지식인의 “통합적 대안을 제시하는 신성한 책무” 와 “독립
적 지식인 집단” 이다.
필자는 최근 김어준과 유시민 의 입에서 작렬하는 선동의 언어들로 부터 지식인에게
부여된 신성한 책무를 방기하고 자신과 진영의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사회에 해를 끼
치는 타락한 지식인상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시민과 김어준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저술 활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하여
파편화된 사실을 비틀거나 재구성하여 대중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거나 가스라이팅하
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있다. 이는 비판적 이성이 아닌 대중의 원초적 증오심과
공포심을 자극해 권력과 자본을 움켜쥐려는 상업적 이데올로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라 하겠다. 실제로 김어준은 정치, 엔터테인먼트, 커머스를 융합한 매우 흥미로운 비
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자신의 팬덤을 만들어 성공한 사업가 이다.
김어준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김어준이 음모론을 퍼트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과거의 많은 사례들은 차치하
고 서라도 최근에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 하락과 연계하여 제기한 ‘코어 지지층론’은 정
당과 정치인이 보편적 대중이 아닌, 극단적인 핵심 지지층만을 동력 삼아 돌격해야
한다는 궤변이며, 코아지지층이 외면한다는 구실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자
들을 분리시키려는 선동의 언어일 뿐이다. 김어준 특유의 궤변은 오랫동안 대중을 가
스라이팅하고 선동 하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해 왔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표를
얻을 목적으로 선거철 마다 김어준 방송에 출연함으로써 김어준의 가스라이팅과 선
동의 언어를 정당화 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재명 정부를 향한 김어준의 거침없는 사실 비틀기와 소위 갈라치기 선동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을 하루빨리 문재인 시절로 돌이키려는 불순
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식인은 대중의 다양한 이해관계
를 거시적으로 조율해야 함에도, 도리어 극단주의자들을 전면에 내세워 공론의 장을
주도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의 기초인 다원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어준은 아이돌 스타 못지 않은 팬덤을 가지고 있다. 이들 팬덤 중에는 머리가 희끗
한 분들도 있는데 이들은 마치 십대 K-POP 아이돌 팬 클럽처럼 사이버 파고다 공원
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의 아이돌 김어준을 지원하고있다.
유시민의 경우를 보자.
‘지식인의 아이콘’ 으로 추앙받던 유시민의 추락은 더욱 잔혹하다. 저명한 학자들의
이론을 인용하고 그기에 자신의 의도를 섞는 유시민 특유의 비유화법은 대중들로 하
여금 마치 모든것이 유시민의 머리에서 나온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이같은 유시민
의 비유화법은 그의 생각의 오리지널리티 부재에서 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전
유튜브 방송 <매불쇼> 에서 전개한 ‘침팬지론’ 이다. 그는 1982년 출간된 프란스 드
발의 <침팬지 폴리닉스> 의 내용에 자신의 의도를 섞는 과정에서 인간의 숭고한 정
치문화를 권력욕에 눈먼 우두머리 수컷들의 서열 싸움으로 환원해 버리고 말았다. 상
대를 대화와 타협의 파트너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폭군 침팬지’로 규정하는 순간, 민
주주의는 실종되고 야만의 폭력만 남는다. 눈에 보이는 모순적인 언행을 하면서도
스스럼이 없는 유시민의 모습은 예전에 빠르게 작동하던 그의 머리 회전에 문제가 생
긴 건 아닌지 걱정이 들 정도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 김어준 방송에서 제기한 ‘신발
속 돌멩이론’은 지식인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비열한 당파성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유시민의 “신발속 돌멩이론” 은 김어준의 “코아 지지층론”의 연장에서 나온 것
으로 보이는데 “문조털래유” 멸칭 사용자들을 신발속 돌멩이로 비유하면서 ‘군주의
길을 방해하는 제거 대상(돌멩이)’ 으로 낙인찍고 솎아내라는 선동의 언어이다. 김어
준의 코아지지층 론에 힘을 더하여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지지자들을 분리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은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작동한다. 지식인
은 복잡한 사회적 계층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이해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조화시키는
“신성한 책무”를 다해야 함에도 유시민의 언행은 다원주의라는 민주주의의 기초를
부수고, 오직 진영의 순혈주의를 지키기위해 타자를 배제시켜야 한다는 반 사회적이
고 비열한 메시지를 담고있다.
Karl Mannheim 선생의 지식인의 신성한 책무 개념은1970년대와 80년대 대학생의
필독서 였던 한완상 선생의 <민중과 지식인> 에서도 강조되어 있다. 70년대에 대학
을다녔고 자칭 현업 지식소매상인 유시민이 <민중과 지식인>을 모를리 없을 텐데,
타락한 이데올르그의 길을 가고 있는 그를 바라보는 필자는 만감이 교차하고 씁쓸하
다.
김어준과 유시민은 지식인 이라는 권위를 이용하여 자기 진영 또는 본인의 탐욕을 고
상한 철학으로 포장하고, 확증편향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향해 증오의 침을 뱉는 선동
가들과 다름이 없다고 본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왜 김어준과 유시민은 지식인의 책
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가 이다. 이에 답하려면 당사자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
어야 하는데,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누렸던 위상이 급락한데 대
한 개인적 감정의 표출이라고 할 만한 정황 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어준은 정말
로 문재인을 향해 형이라고 부르던 엽기적인 그 시절이 그리운 걸까?
진보든 보수든 진영논리에 갇힌 지식인들이 공론의 장에서 퇴출되지 않는다면 대한
민국 민주주의에서 이성은 숨 쉴 공간을 찾지 못할 것이고, 대중은 긴시간 선동가들
의 노예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국민적 열망을 안고 새로운 권력이 출범하여 항해를 시작한 지금 필요한 것은 김어
준, 유시민 같은 진영의 가이드라인을 짜주는 이데올르그가 아니라 정당한 과정을
거쳐 선출된 권력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자신이 속한 진영조차 냉
철하게 해부할 수 있는 참 지식인들의 추상 같은 비판과 대안 제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