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년 여름, 드럼헬라에 있는 Royal Tyrell Museum 가는 길에 폭풍우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날은 햇빛이 짱짱한 날이었는데 대평원 저 편에서는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왔어요. 갑자기 대평원은 한 쪽은 해가 짱짱하고 다른 한 쪽은 시커먼 먹구름으로 뒤덮였는데 그 먹구름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샛노란 유채꽃밭이 햇살을 받으며 눈부시게 빛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정말 장관이었어요. 그 때부터 유채꽃이 피는 7 월 초순 경만 되면 하루 날을 잡아 만사 제쳐놓고 대평원으로 달려가요.
오늘은 유채꽃 로드트립을 아예 17 년 전 그 장관을 보았던 드럼헬라로 갔어요. 에드먼튼에서는 왕복 700 km. 하루 여정으로는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무조건 떠났어요. 드럼헬라-레드디어-캘거리 이 세 도시를 꼭지점으로 연결한 선 안에 들어오는 지역을 선더스톰 트라이앵글이라고 해요. 우리말로 하면 <지랄 맞은 날씨의 삼각지>정도로 번역할 수 있어요. 여름에는 하루에 한 번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와 우박을 만나는 건 예사예요. 운이 좋으면 토네이도를 볼 수도 있어요.
1994 년 7 월의 그 드라마틱한 경치를 기대하고 갔는데 날씨가 안 받쳐 주네요. 한 쪽엔 먹구름이 한 쪽엔 해가 짱짱한 날씨가 나타나 주어야 하는데 오늘은 덥기만 해요.
어쩌다 보니까 드럼헬라에 있는 Royal Tyrell Museum 까지 오게 되었어요. 이 박물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박물관 이예요. 물론 저는 옛날에 몇 번 갔었어요. 박물관 보러 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갈까 말까 잠깐 망설였어요. 이민 21 년차 왕고참이 기왕 드럼헬라에 왔다고 공룡박물관에 들어가려니 왠지 제대말년에 PX 들렀다고 초코파이 사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입장권 사서 들어갔어요. 11 불인데 CAA 멤버라고 1 불 깎아주네요. 참고로 Experience Alberta’s History Pass를 구입하면 알버타 주 안에 있는 모든 박물관과 <Historic sites>를 1 년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요.
ㅋㅋ ^^ 이 교회 옛날에는 언덕 꼭대기에 있었는데 아래로 내려왔네요. 자리가 여섯 개 밖에 없어요. 이 교회 건물을 언덕 꼭대기에서 여기까지 이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여섯 명이 들고 내려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내문을 읽은 기억으로는 이 교회 1968 년부터 있었고, 드럼헬라 교도소 재소자들이 1991 년에 다시 지었다고 해요.
고생물학과 진화생물학 등 관련 분야에서 기여를 한 여성과학자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통렬한 자기 비판이에요.
특정 분야를 논할 것도 없이 <인류 역사 자체>에 가장 위대한 영향을 끼친 딱 한 사람을 들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찰스 다윈>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박물관 전시실 출구에 붙어있는 <마지막 멘트>예요. 세상 어느 종교 경전에 나와있는 <말씀>보다 감동적인 멘트라고 생각해요. 이것보다 더 <명백한 진리>를 담고 있는 문장이 또 있을까요? 멘트 아래 제 낙관을 달아 마치 <sarnia 님의 말씀>처럼 되어 버렸는데요. 제가 한 말은 아니지만 쌍수를 들어 이 멘트를 지지해요. lol
찰스 다윈이 생전에 사용하던 현미경과 노트예요. 가운데 있는 책은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제 3 판이라고 해요.
지구의 나이 48 억년 중 무려 43 억년 동안 지구상에는 그 어떤 생명체도 없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5 억 년 전…… 드디어 무슨 일인가가 일어났대요. 엄청난 사건이라고 해요. 그 엄청난 사건은 바로 어떤 화학적 조건의 결합에 의해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거예요.
리차드 도킨스의 말을 빌리면 <거의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 발생한 거구요, 수학적인 확률상으로는 분명히 존재하는 일이 일어난 거예요. 경하할 일이죠. 열라 추카추카 : )
제 낙관 바로 위에 있는 저 원시생물체가, 지구상에 존재했었고, 지금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의 공동조상인 셈이에요. 원숭이와 인간은 서로 다르게 갈라진 종이지만, 머나먼 옛날 어느 지점 이전에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출발한 것이고요. 그렇다고 저 원시 생물체를 공동조상으로 받들어 모셔야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저 족보 그림 볼 때마다 형님 벌되는 동식물들과 사이 좋게 지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abebooks.com엔 현재 제일 비싼 것이 1859년 발행된 책으로서 가격이 십오만 불이군요. 모기지깔고 집한채 값입니다. 흑, 저도 백년 이상된 캐나다 사람 James Gale이 쓴 [Korean Sketches] 초판본 (1898 간행)이 있지만,,, 대단합니다. 두번째로 비싼 가격이 US$ 148857.72 입니다.
아래는 젤로 비싼 그 책에 대한 설명입니다.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or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
DARWIN, Charles.
Bookseller: Argosy Book Store, ABAA, ILAB (New York, NY,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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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st important biological book ever written. Fairly common in libraries, but is much sought after and commands a far higher price than any other of Darwin\'s works\". Freeman 373; PMM 344; Grolier/Horblit 23b; G-M 220; Todd v.9, 78. Illustrated with 1 folding diagram. ix, [1], 502pp. + 32pp of Murray\'s ads dated June 1859. Thick 8vo, original royal green cloth; decorative blind-stamped covers and gilt-stamped spine (spine ends and corners are just a bit soft; some minor thumbing of page edges; rear inner hinge a bit weak; original salmon end papers are rubbed, half title and title pages are creased, but still a very clean and tight copy). Housed in a folding cloth folio inside a slipcase with leather spine label. London: John Murray, 1859. An excellent, unsophisticated copy of the true first edition with \"speceies\" mis-spelled on page 20, and Freeman\'s earlier \"variant a\" binding. Bookseller Inventory # 222721
From U.S.A. to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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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유채밭을 보신 도로 이름은 9 번과 21 번 일 겁니다. 1 번에서 북쪽으로 꺾어져 들어가지요. 캘거리에서 드럼헬라를 가시는 분들에게는 이 도로를 추천합니다. 경치가 환상적이예요. 저는 에드먼튼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72 번을 이용했는데 이 도로 지금 공사중이라 약 1 km 정도는 비포장을 달려야 합니다. 캘거리 노스에 사시는 분들이 보통 이 도로를 이용해서 드럼헬라를 가시는데 좀 돌아가더라도 1 번-9 번-21 번 을 추천합니다.
지금 가세요. 유채밭 경치 정말 아름다워요.
암튼 스펠링이 틀렸다는 준열한 비판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발견하고 잽싸게 고치고 갑니다 ^^ 우하하
다윈의 \'종의 기원 3판\'이 그 박물관에 있다니 가봐야겟습니다. 인류 역사를 바꿔 놓은 위대한 인물이 많지만 다윈은 위대한 인물입니다.
길이 아닌 곳을 간 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위대한 사람들은 길이 아닌 곳을 열심히 갔던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찰스 다윈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