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내사랑아프리카
몸을 뒤척이다가
잠들어
깨어나
살아있다는 안도에도
죽음에
이르는
병.
다시는
못볼 그대
되돌릴 수 없는
운명의 눈물 머금어
쓸어내린
여윈
가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듯
한여름밤의 불꽃 시들고
풍상으로 헤진 처마위
홀로
떠도는
조각달.
가을밤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4424 작성일 2011-08-18 16:15 조회수 2820
가을밤
-내사랑아프리카
몸을 뒤척이다가
잠들어
깨어나
살아있다는 안도에도
죽음에
이르는
병.
다시는
못볼 그대
되돌릴 수 없는
운명의 눈물 머금어
쓸어내린
여윈
가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듯
한여름밤의 불꽃 시들고
풍상으로 헤진 처마위
홀로
떠도는
조각달.
한 여름밤의 불꽃은 그렇게 사그러 들고
서늘한 바람과 공허한 하늘에 떠도는 달그림자에
어느새 가을밤도 서서히 내려앉습니다.
우리의 생이 수시로 살아있슴을 확인하며
끝없는 고뇌의 연속속에 영글어 가는 열매를 얻 듯
자연을 이어가는 시간(가을밤)도
풍상으로 조각달을 밀어내며
세월을 엮어내고 있군요.
이 가을밤 내사랑 아프리카님의 시혼도
깊고 푸르러짐을 느끼며
감상에 깊게 머물다 갑니다.
제 1연은 키엘케골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원용\"해서 저의 경험적 해석으로 삶의 허망함을 정리한 것이고, 제 2연은 삶의 불가역성, 즉 되돌이킬 수 없슴의 회한, 마지막 연은 허무를 사는 solitude를 조각달로 형상화하려고 했는데 잘 안되는군요. 하지만 이렇게 용기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마지막 여름, 잘 보내십시오. 아프리카 올림
아무리 통곡해도 다시는 해후할수 없는 삶속의 너와 나
그래도 변함없이 초가지붕에 걸린 가을 조각달은
가을밤에 인생의 적요로움을 보느듯 애상에 젖어 들게 합니다.
말씀대로 꽉찬 책 무덤속에서 살아있는 지혜와 지식을 찾아 내기에
몰두 하시다숨이 막힐 때 바람부는 시어가 있는 들판으로 자주 나오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에 깊이 머물다 갑니다.
0525님 아름다운 댓글 감사합니다.
존재한다는 의식속에서 맞이하는 낯익은 바람이 아닐까요?
자기실존의 회의가 없다면 절망도 희망도 없겠지요.
현대사회의 병폐속에 자신을 함께 희석시킬 수 없는 고뇌, 갈등, 절망은
죽음으로 이르는 병까지도 앓게하겠죠.
그 병의 그늘 속에서도 절망과 회의를 느낀다는 일에
詩作을 통하여 자기실존을 확인한다는 것은
병의 치유의 또 다른 통로가 될 수도 있으리란 생각도 듭니다.
종교학 박사인 아프리카님의 강인한 의지속에
키엘케코르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어쩌면 저도 이 일에 자유롭지 못한 자이면서 늘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