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매직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It came upon a midnight clear> 가 듣기 좋습니다. 쿵작작 쿵작작하는 반주도 멋지구요.
오늘은 이곳에 오시는 목사님들께 질문을 한 가지 할까 해서 들어왔습니다. 다른 질문들도 첩첩이 쌓여 있는데 기회 되면 한 가지씩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우선 동국대학교에서 벌어졌다는 불상사에 대해 기독교클럽멤버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마음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민국 경찰은 오밤중에 이 학교에 잠입해 법당 마루에 오줌을 갈기고 똥을 싸고 달아난 일부 기독교 광신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끝까지 추적하여 의법조치 해야 할 것 입니다.
관할 경찰서장이 할 일은 바로 이런 사건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진두 지휘하는 것 입니다. 격앙된 군중 앞에서 정복입고 깝죽거리다 두들겨 맞는 게 아니라……
그건 그렇고,
기독교클럽멤버인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예수 선생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면서 남긴 마지막 유언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예수 선생님의 생전 언행이 담겨 있는 이야기책은 4 복음서뿐 입니다. 신학자들끼리만 쉬쉬하면서 하는 소리지만, 이 4 복음서라는 것이 따로 쓰여진 것이라기 보다는, 일단 가장 먼저 마가복음이 쓰여졌고 마태, 누가, 요한복음은 나중에 그 마가복음을 이리 저리 베끼고 표절해서 작성한 문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베끼거나 표절을 했으면 정보가 일치하던지 최소한 비슷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고 저마다 딴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후대의 편집자들이 각자 자기들 교파의 입맛에 따라 살을 붙이고 때고 하는 과정에서 이런 혼란이 일어났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언급한 예수 선생님의 마지막 유언만 해도 그렇습니다.
복음서마다 다른 진술을 하고 있어서 도대체 어느 것이 진짜 마지막 유언이었는지 알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은 예수의 마지막 말을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 라는 지독한 원망의 말을 했다고 쓰여져 있는데, 누가복음은 <내 영혼 좀 부탁드립니다> 라는 개인적인 부탁의 말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이 대목을 전혀 다르게 서술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좀 황당합니다.
예수가 <목이 마르다>고 불평하자 아래 모여 있던 사람들이 신포도주를 머금은 스폰지를 올려 주었는데 그것을 마시고는 <다 마셨다 –it is finished->는 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국어 성경에는 이 마지막 말을 <다 이루었다> 라는 형이상학적인 표현으로 <목마르다>는 앞의 호소와 분리시켜 놓았지만 <It is finished> OR more likely <finished> 라는 말이 신포도주를 마신 행동 직후에 나온 것이므로 제 생각에 이 말은 그냥 <finished !>즉, <다 마셨다> 또는 <그만, 됐으니. 포도주 치워라>는 말로 해석을 해야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거 아주 중요한 발견 같은데, 제가 오늘에야 이 구절을 읽고 깨달았습니다.
놀랍죠?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또 오해를 하실까 봐 드리는 말씀인데, 이건 기독교 경전의 해석에 관해 하는 질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뭐 제 짐작이 틀릴 수도 있구요.
저 문장을 <포도주 치워라> 가 아닌 <다 이루었다>는 뜬구름 잡는 의미로 해석을 한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하실 수 있는 분 계시면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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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arly bird might get the worm, but the second bird gets the cheese. (sarnia복음 19:30)
Going to church doesn’t make you a Christian any more than standing in a good garage makes you a car. (sarnia복음 12: 1)
sarnia (clipboard) 올림
참고로 요한복음은 마가복음에 기초해서 쓰여진 것이 아닙니다. 공관복음 (The Synoptic Gospels], 즉 마가, 누가, 마태가 서로 공통점 부분이 많아 그렇게 부런 것이고, 요한복음은 별도의 전통에서 왔다고 봐야겠죠.
클립보드님도 보셨겠지만, 한국어로 번역되어 인기있다는 Bart Ehrman의 [Misquting Jesus]와 [Jesus, Interrupted]에 잘 정리되어 있는 것같습니다. 저는 어만을 Jesus Seminar의 파퓰리스트인줄 알았었는데, 엄청난 학자더군요. 위의 두책보고 홀 딱반해서 거의 책 세권 더 샀습니다. 일반적인 독자들에게는 위의 두책보다는 [A Brief Introduction to the New Testament]나 [The New Testment: A Historical Introduction to the Eearly Christian Writing]을 강추합니다. 위의 4권을 보면 신약성서학에 대한 개론 지식은 확실히 정리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댓글이 위로 가네요. 운영자님, 수정해 주세요.
아프리카님 댓글 고맙습니다.
요한복음이 다른 전승에서 나온 문서라는 의견은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마가-마태-누가보다 약간 후대에 나온 요한복음이 공관복음과는 다른 문체를 가지고 있어서 별도의 전통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신학발달사의 형태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딴 이야기지만 가장 초기의 마가복음 원본에는 부활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가 나중에 추가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군요. 마가복음이 원래는 준역사적인 예수의 생애를 다룬 문서였는데 나중에 예수가 신격화하고 이 발달하면서 영적인 초보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작된 이야기라는 말이지요.
댓글 순서 말 나오니까 생각난건데 사실 앞의 4 복음서보다 사도바울의 편지들 (위서 제외)이 먼저 쓰여진 것 아닌가요?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신약성서의 편집순서를 마치 집필 연대기순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말이죠. 그렇다면 예수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마가복음이 아니라 바울의 편지라는 말이 되는데요.
나갑니다..
제 번째 문단 예수가 신격화하고 와 이 발달하면서... 사이에 신학이라는 단어가 사라졌습니다.
서신서 (Epistles)
편지 글 중에서 기독교의 초석을 놓은 바울이 쓴 편지글이 13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대 신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 중에서 7개 서신서는 바울이 확실히 쓴 것이 맞지만, 나머지 6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울 서신서 (The Pauline Corpus)
바울이 확실히 쓴 7 서신(Undisputed Pauline Epistles): 대략 쓴 순서대로 보면, 데살로니가 전서 (First Letter to Thessalonians), 갈라디아서 (Galatians), 고린도전서 (1 Corinthians), 고린도 후서 (2 the Corinthians), 빌레몬서 (Philemon), 빌립보서 (Philippians), 그리고 로마서 (Romans) 등. (데살로니가 전서: 사도 바울 (Apostle Paul) 에 의해, 약 50 CE 에 쓰여진 가장 최초의 신약성서)
제 2 바울 서신 (Deutero-Pauline Epistles)
바울이 쓰진 않았지만, 바울 사후 그의 이름을 따서 쓴 세개의 서신으로 골로새서 (Colossians)와 에베소서 (Ephesians)가 있으며, 진짜 바울이 쓴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이 보이는 데살로니가 후서 (2 Thessalonians)가 있다 (여기서 “Deutero”는 Second)를 의미한다.)
목회서신 (Pastral Epistles):
바울이 쓰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세개의 목회서신은 디모데 전 후서 (1, 2 Timothy), 디도서 (Titus) 등이다. 이 서신서들은 목회자인 디모데와 디도에게 바울이 보내는 권면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바울의 전기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바울이 확실히 쓴 것으로 알려진 7개의 서신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신빙성있는 것을 간주된다.
***신약서성서 뿐만 아니라 외경, 가경 등등 기독교 초기 문헌을 연대기 순서로 잘 정리해 둔 것은 John Dominic Crossan의 [THe Historical Jesus: The Life of a Mediterranean Jewish Peasant]의 부록 1, pp. 427-450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이 분의 책을 보면 전문가답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 댓글 수정기능은 여전히 없군요. 안병부=>안병무로 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