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招魂) / 안희선
이제, 나에게 오렴
무늬진 햇살에 영혼 담아
하늘 오르는 천개의 바람처럼,
그렇게 훨훨 날아서 오렴
마음은
오래 전의 그리움으로 표구(表具)되어
쌓인 세월은 뽀얀 먼지
해저(海低) 같은 날들의 끈질긴 정적을
모두 끊고
이 슬픈 계절에 겨웁도록 울고 울다
나, 어처구니 없는 바보가 되어도 좋으니
이제 나에게 오렴
죽음 너머 흐느끼는 매 순간(瞬間),
아직도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아
그렇게 완전한 여행으로 흘러간지
어언 2주년이 되었군요.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들이여
천개의 바람 타고
훨훨 날아서 오렴
와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단 한 번만이라도 안겻다 가렴.
간만에 오셔서 좋은 시에 젖게 하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