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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토 호수에서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9314 작성일 2016-08-11 00:59 조회수 3206

페이토 호수에서

숨차게 바닥을 기어가는
명산(로키)의 바퀴 달린 딱정벌레들
오월의 검푸른 솔잎 끝에
새순 향내를 거머쥔 산기슭을 지나며
수심 품은 물가에 닿았다

가만히 물소리 재워놓은
산 그림자의 침묵 아래
거대한 새 한마리 등고선을 타고 오르다
까마득한 산봉우리에 부디쳐
몸통체 부리 박힌 흔적
갈퀴발 다리 한 짝 수면에 걸친 채
천년 물색 고르는 호수

계절마다
해와 달의 가슴 빛을 긁어 내어
윤슬*로 흩어지는 사금파리 조각들
잔 알갱이 코발트빛 청람*에
은비늘로 던져놓고
물 풍덩 빛 고운 물가에
나도 다리 한 짝쯤 걸쳐놓고
이승을 마쳐
천 천년 저 빛에 잠기었으면,


*윤슬=달빛이나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 물결

*청람=푸른 빛을 띤 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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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ata  |  2016-08-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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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되시는 분 좀 설명 해주실수 있나요?
민들레 영토  |  2016-08-13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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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해마다 여름철이면 고국에서 이 곳 자녀분들을 보시기 위하여
오시는 사돈댁과 여행길에 동행을 한다.
제스퍼 가는 길에 들린 페이토 호수,
짙은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이는 물빛에 취해 있는 나에게
안사돈(등단 시인임)은 매발톱 같은 호수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영낙없는 크나큰 새의 다리 한 짝의 형체로
아름다운 물빛을 품고 있는 호수였다.

지난 5월 ,
밴쿠버 사는 두 아들이 제 자녀들에게 이 호수의 물빛을 보여주기위해
제스퍼를 거쳐 왔다고 하며 짙은 청람빛의 사진을 찍어왔다.
지난해 내가 본 물색이 아니었다. 아들의 설명으로
계절마다 물빛이 변함을 알게 되었다 .

첩첩 깊은 산중 가슴에 품은 호수물도
감정을 표출해 내는 사람의 미세한 마음 변화와 같지 않을까?

언듯, Utata님 요구에는 시 감상과 해설에 일가견을 보이시는
안희선 시인님의 명해석을 기대하시는 듯 하신데
이 곳 운영진의 아이디 정지로 들어오시지 못하여
제 시작노트로 부족한 해설을 대신합니다

졸시에 머물러 주신 발걸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