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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씨의 속죄 유언같은 육영수 이미지 조작 폭로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9589 작성일 2016-11-14 20:31 조회수 4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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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종필 씨의 양심선언 비슷한 회고를 듣고 많은 한국인들이 놀란 것 같다. 사촌처제 박근혜를 두고 '옛날 (최태민과 어울려 다닐 때) 부터 미쳤었고 지금도 미쳐서 (청와대에서 나가지 않고) 저러고 앉아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야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이니까 별로 놀랄 일이 아니지만, 그 박근혜의 고집을 비롯한 나쁜 성격이 어머니 육영수 씨에게서 물려받은 성품 중 한 면에 기인한다는 회고와 폭로에는 놀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육영수 씨에 대한 이미지가 조작된 것' 이라는 사실 역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거지만, 그 말이 입이 무겁고 신중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당사자의 조카사위 김종필 씨의 입을 통해, 그것도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어가며 폭로될 줄은 몰랐다. 조카사위라고는 하지만 육영수 씨와 김종필 씨는 1926 년 생 동갑내기다. 육영수 씨가 1974 년 8 월 15 일 청와대 경호원의 오발로 보이는 탄환에 피격되어 사망했던 당시 김종필 씨는 국무총리였다. 


김종필 씨가 나이 90 이 되어 처음으로 박근혜 씨의 오만한 성정과 비정상적 고집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의 어머니 육영수 비화를 털어놓기 5 년 전에 싸르니아는 고 육영수 씨의 이미지 조작에 관한 글을 써서 올린 적이 있다. 


2011 년 싸르니아가 고 육영수 여사 이미지에 대한 약간의 견해를 담아서 써 올렸던 글 두 개를 가져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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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기만과 여론조작을 통해 특정인의 인품이나 업적을 과대포장 하는 것은 다반사다. 형편없이 나쁜 인간의 인격을 미화해서 영웅처럼 각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외적으로 조용하고 평범한 사람의 소소한 일상들을 조금씩 아름답게 꾸며서 국민천사로 뒤바꾸어 놓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형편없이 나쁜 인간은 누군가가 아무리 감쪽같이 거짓말로 미화해 놓았더라도 오래 못 가 꼬리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런데 국민천사로 미화되어서 일단 public image 안에 자리잡은 주인공이 <모난 데가 없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 대한 과대 포장 이미지가 의외로 오래갈 수 있다. 꼬리 밟힐만한 <당사자의 튀는 언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천사 원조 할머니 육영수가 이런 경우다.


육영수는 박정희 씨의 두 번째 부인이다. 박정희는 1979  10  26 일에, 육영수는 그보다 5 년 빠른 1974  8  15 일에 각각 권총으로 피격 사망했다.


대한민국 40 대 이상 기성세대에게 <육영수>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다름아닌 목련이다.


목련은 학명이 magnolia kobus 인 낙엽교목으로 넓고 예쁜 흰 꽃이 인상적인 식물이다.


육영수하면 목련이 떠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sarnia 는 육영수가 한 때 목련팔이소녀였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고, 하다못해 생전에 화선지에 목련꽃 그림을 멋드러지게 그렸다는 일화도 들은 적이 없다.    


<육영수=목련>이라는 이미지 등식을 성립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은 시인 박목월이다. 박목월이 육영수를 목련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박목월이 왜 육영수를 목련이 비유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 그냥 무슨 꽃에 비유하면 좋겠는데 <전기> 쓰다 말고 갑자기 생각난 게 자기가 예전에 쓴 <4 월의 노래>에 나오는 그 목련이어서 옳거니 하고 가져다 붙인 게 아닐까 싶다.


박목월은 전기 <육영수 여사>에서 육영수를 학()에도 비유했다. 학은 목련에 비해 오히려 비유연상이 쉽다. 육영수는 목이 긴 편이기 때문이다. 근데 박목월이 학에 비유한 또 하나의 여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박목월은 제주도 칠성통 남궁다방에서 우연히 만난 시인 양중해의 소개로 바닷가에 초가집을 하나 얻어 <휴양생활>을 즐긴 적이 있는데 이 때 목이 긴 소녀 <열아>를 만나서 운명적인 동거생활에 들어갔다.


열아는 소녀의 본명은 아니었고 박목월이 소녀에게 멋대로 갖다 붙인 이름이었다. 가끔 찾아오는 양중해에게는 그 소녀를 <친구>라고 소개했는데 나이 마흔이 넘은 사람이 동거중인 십 대 후반의 소녀를 <친구>라고 소개할 수 있을 만큼 박목월은 넉살 좋은 로맨티스트였다. 


근데 그 로멘틱한 제주도 동거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소녀의 아버지가 소녀를 데리러 제주도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같은 날 박목월의 부인 유익순도 어느 날 갑자기 바람처럼 사라진 남편 박목월을 잡으러 제주도 초가집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런 과거의 사연들이 박목월에게 아이디어를 떠 오르게 하여 그로 하여금 육영수를 목련과 학에 비유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박목월이라는 시인은 1940 년대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식민지 농촌을 술 익는 마을로 묘사할 만큼 평소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었으니만큼 관찰력이 뛰어난 인물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비록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라고 할지라도 한 번 각인된 어떤 사람의 이미지란 바뀌기가 어려운 것이고 가뜩이나 바뀌기가 쉽지 않은 이미지에 충격을 가할 만한 육영수 본인의 튀는 언행도 별로 없었으니 죽은 지 37 년이 지난 지금도 육영수는 여전히 목련이요 학인 것이다.


sarnia 가 보기에 육영수는 다소 사려 깊고 나서는 것 좋아하지 않는 전형적인 시골 부잣집 둘째 딸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제 김종필 씨의 회고에 따르면 싸르니아의 이 추론은 잘못됐다. 육영수는 부잣집 딸이었던 것은 맞는데, 아주 욕심이 많은데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고마움도 모르는 인간형이었다는 게 김종필 씨의 충격적인 폭로다)


육영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증오했던 것 같다. 첩을 다섯 명이나 두고 어머니를 맘 아프게 하는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 딸들의 공통점>이겠지만 정작 문제는 영수가 서울 배화여고에 입학하면서부터 터졌다.     


며칠 전 올린 글 <시끌벅적>에서도 언급했지만 육종관의 첩 5 인방 중에는 자매지간인 두 여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어린 육영수는 자매가 한 남자의 소실로 들어와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고, 그 장본인이 자기 아버지라는 현실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자매 소실 중 언니를 큰 개성댁이라고 불렀고 동생을 작은 개성댁이라고 불렀는데 육종관은 서울 사직동에 집을 한 채 장만한 뒤 언니인 큰 개성댁을 그리로 보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자녀들을 돌보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육영수 역시 배화여고 학창시절을 그 집에서 큰 개성댁을 <작은 어머니>로 모시며 살아야 했다. 육영수의 입장에서는 머리가 돌아버리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참담한 세월이었을 것이다.


sarnia 는 문득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첫째는, 사려 깊은 <양가집 규수> 육영수가 당시의 관념으로는 명백한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유부남 박정희와의 결혼을 왜 그렇게도 적극적으로 고집했을까 하는 것이고,


둘째는, 1935 년 박정희와 결혼한 직후부터 끈질기게 이혼을 강요당해왔음에도 무려 15 년 동안이나 꿋꿋하게 버티던 김호남이 1950  11 월에 와서 육영수와의 결혼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이혼에 합의해 준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나는 그 이유를 각각 이렇게 판단한다.


첫째 이유 <육영수의 불륜>에 대한 개인적 판단이다.


육영수는 잘못된 여자관계를 통해 어머니와 가족들을 괴롭혀 온 아버지 육종관에 대해 <또 다른 잘못된 관계>를 무기로 복수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설명대신 여담 한 마디 하자.  


1969 년에 <개구리남편>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당시 또래들이 <황금박쥐> <요괴인간>에 정신이 팔려있는 동안 조숙한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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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forest  |  2016-11-1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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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양반이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런 얘기를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내용을 속속들이 몰라도 육영수의 이미지는 대부분이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이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데 말이죠.

노회한 보수 꼴 정치인을 통해 보수 세력의 장기플랜, 그 청사진이 드러난 것은 아닌지.
아마도 박근혜를 철저히 버리겠다는 의도가 아닐까요? 일정정도 박정희에 대한 보수집단의
맹목적인 충성심도 희석시켜서 근혜수렁에 빠진 보수를 살리고 이번 사태의 불리함을 극복해보려는
어떤 교활한 의도는 아닌지 말입니다.

저는 JP가 탄핵으로 정국 수습의 주도권을 보수여당이 가져올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혜가 버티는 것이 필요하고 사임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고집불통 어쩌고 한 코스프레는
" 너 한고집 하잖아.. 절대 하야하면 안돼 " 라고 인터뷰 형식을 통해 버틸 힘을 부추킨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탄핵 국면 또한 어쩌면 우리에게 좋은 포지션을 제공해주는 지도 모릅니다.
탄핵을 우리가 아닌 저쪽이 주도하게 만들어 오히려 그 부담을 저들이 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면 절차상 시간이 많이 걸리고 우리가 계속 보기싫은 얼굴을 계속봐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정도는 좀 참아야할 것 같고..

대신 우리는 특검 수사권을 완전히 가져와서 최소한 우병우를 비롯한 친박 수뇌부 여럿을 확실히
감옥 보내는 것을 이뤄내고 근혜마저도 감옥으로 잘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면..
제가 생각하기에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까 합니다만..

그 와중에 정신나간 이 정권이 외교관계에서 이런저런 국익에 해가되는 덜컥수들을 놓는 것을
어떻게 막아나갈 건지가 다소 걱정이 되는 점이기는 합니다.
clipboard  |  2016-11-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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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단 사태의 추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자 합니다. 큰 그림을 보면서 합리적으로 추론하여 정국의 흐름을 정치공학적으로 읽어내는 것은 디테일한 정보가 뒷받침되어 있지 않으면 무의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필 인터뷰 전문을 찬찬히 읽어봤는데, 공격의 촛점은 육영수와 박근혜 이고 그 배경은 한이 맺혔을 정도의 섭섭함이라는 것이 가늠이 됩니다. 그 이외에 다른 뜻이 있다고는 보여지지 않습니다.

마치 김종필의 기자회견을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둣이 박근혜가 어제 폭탄선언에 대국민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발악적 반발을 하고 나선 것이 하도 이해가 안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추론은 가능합니다. 더 잃어버릴 것이 없다고 판단하니 앞으로는 시간만 끌면 좋은 일만 남아있을거라는 점괘를 어디서 받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 정도면 저 사람이 거의 돌았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지금 자기 아버지가 말년에 걸었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임기를 1 년 3 개월 남겨놓고 저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입니다. 앞으로의 촛불집회에서 말그대로 폭력사태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고, 그 폭력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유혈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제 느낌입니다.
westforest  |  2016-11-1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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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느낌이 주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지난 주만 해도 경찰 저지선이 광화문 사거리에 쳐져 있었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을 가능성이 크죠.

백만 시민을 2만 경찰이 막을 수 없기에 저지선은 뚫리고 그러면 곧바로 경복궁을 통한
청와대 진입이라는 절체절명의 외길수순이 가능한 거죠. 그러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위해 준비하고 있던 경복궁 내의 경호경찰대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것.

다행히 법원이 광화문 앞으로 진입허가를 내주며 경복궁 바로 앞까지 행진을 허용한 묘수로 인해
불상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나는 것이 제 추측입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참 중요한 시점인데 일단 박근혜는 여러가지 이유로 완강히 버티며 오히려
적반하장,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여전히 손을 봐주고
있음직한 상황이죠. 그게 정윤회든 김기춘이든 누구든.

이재명씨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한데 저는 여당으로 하여금 탄핵을 발의 하도록 압력을
넣고 박근혜 퇴진 운동을 계속 병행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그것이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옳은 길이며 또한 국민은 국민대로 하야 퇴진 운동을 가열차게 함으로써 탄핵
국면의 추동력이 되어주고, 가장 중요한 특검을 제대로 추진하여 실질적인 승리를 담보해내는 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westforest  |  2016-11-1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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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이나 비박계는 이미 탄핵불가피성으로 가고 있는 듯 하니 그들에게 자리를 깔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검은 이정희보다는 당연히 채동욱으로 가야할 것 같고요 19일과 26일 집회는 더욱 가열차게 진행되어져할 것으로 봅니다.
무엇이 되었건 앞으로 박근혜의 비참한 종말을 목도하게 될 큰 건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을 풀어줄지도 모를, 그 시간 청와대로 들어간 간호장교건도 그렇고..

저는 지금도 7시간 실종후 홀연히 나타나 자다깬 사람처럼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이말..

"지금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나왔는데 가족들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

지금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합니다.
clipboard  |  2016-11-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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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는 아마 자격조건이 미달일 겁니다. 판사나 검사로 15 년 이상 재직해야 특별검사로 임명될 수 있다고 하는군요.

거의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특히 2012 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이 죄책감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 정도가 심한 분들은 우울증 등 증세도 나타나고 있다고 하고요.

저부터도 앞으로는 당시 대선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겠습니다. 죄책감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