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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시, 꽃 / 김춘수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720 작성일 2005-09-05 04:32 조회수 1189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새로운 의미란 새로운 단어와도 같은 것.

그런 면에서 김춘수 시인의 '꽃'은 꽃을 뛰어넘는 시어詩語가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될 때... 사랑 또한 궁극적 가치로 존재합니다.


문득, 하늘에 계신 시인이 그리워집니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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