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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만큼 따가운 시선을 뚫고
작성자 시내 운     게시물번호 -2097 작성일 2005-11-14 16:29 조회수 1034
 
 
햇빛 만큼 따가운 시선을 뚫고
 
                             시내  운
 
눈을 들어
길게 누운 럭키 산 허리에
강렬히 반사 되는 흰눈(雪)을 보노라면
개량 한복에
짚신 걸치고
이민 보따리 등에 자식 태우고
미지의 땅 럭키 산자락을 헤집으며
불안과 긴장의 족적 질질 끌며 누비던
개척의 험난한 언덕이 떠 오른다
 
인맥도 학연도 지연도
빼어난 것 없는 삼팔 따라지
지지리도 고지식 하던 출신이라
적당히 타협 할줄도 모르고
배운대로 굴러 가는 세상도 아니라
실존의 가치를 상실하고
새로운 삶의 상승을 기대하고 달려온 북 아메리카
땅은 넓고 하늘은 높은데
왜 이렇게 가슴은 새 가슴 처럼 쫄아 드는가
 
아비가 선택한  도전과 생존 사이에
선택의 여지 없이 무리지어 떠나온 유목민의 길
아브라함을 따라 나선 이삭의 순종 이었나
가부장 제도에 길들은 어린 양의 희생 이었나
시차 적응 안된 가족의 불안한 눈망울
칼 바람에 벌겋게 충혈되어
이방의 도시에서 처음 끼니로 입안에서
서걱 대던 샌드위치 역겨웠던 순간들
추억 틈으로 접히고
이제는 샌드위치 사이에 김치를 넣을수 있는 여유
돋아 나누나
 
캄캄한 터널을 더듬어 빠져 나가듯
기암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 오르듯
언어 와 문화의 장벽을 기어 올라야 하는
치즈의 나라
감칠맛 없는 샌드위치로 허기를 지우며
흐미한 가는성 자식을 지켜보는 기대에
소망을 심고 가꾸고 키워온 삶의 동력과 가치
세월에 익어가는 석류알 처럼
무르익어 터지는 날
햇빛 만큼이나 따갑게 쏟아지던  파란 눈의 시선
따뜻한 이웃의 경탄과 찬사의 박수로 쏟아져 내리리 
 
 
 
시작 노트 : 우리들 이민 세대는 짐을 꾸려 태평양을 건너온
                사연은 저 마다 다를수 있으나 공통 분모는
                질 높은 삶의 상승을 기대 하는 것이며
                부모를 무조건 따라 나섰던 어린 자식들의
                성공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양육 하는 것이라
                생각 되어 그 들이 파란 눈의 따가운 시선을 뚫고
                우뚝 서는날 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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