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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분노와 수치심에 치뜰렸지만
작성자 이재훈     게시물번호 -419 작성일 2004-03-12 23:04 조회수 1601

새로운 희망의 태양이 떠오름 또한
벅찬 심정으로 맞이한다.



현직 대통령이 총선과 관련하여
선거법 위반이라는 사안으로 탄핵안이 발의 되고
처음엔 그 철회의 조건으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대통령은 사과를 하지 않았고
탄핵안은 가결되었다.

혹자는 이를두고
대통령이 쓸데 없는 고집을 피워서
불행을 자초했다 한다.
이쯤되면 탄핵을 가결한 무리들이나
이렇게 바라보는 사람들이나
제정신들이 아니다.

일국의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을
이와같이 무슨 게임하듯
선머슴애들 호기부리듯 치부하고
끝내는 이해가 엇갈리는 어떤 법안 통과 시키듯
거의 날치기 수준으로 했다면
이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
소꿉장난하는 나라다.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헌법적 행위를
대통령의 사과 따위를 받아내고
버릇을 고치기 위한 전략 또는
선거용 전략으로서 출발하였다면
그 의식의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일국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그의 사과 따위에는 관계없이
이미 저질러진 직무상 중차대한 위법 행위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명백한 위법행위임이 백일하에 들어 났을 때
그의 반성과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 따위와는
무관하게 엄중히 발의 되고 진중하게 의결되어져야하는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사과나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등에 의해
철회될 수 있다고 뉘앙스를 풍긴 것이라면 그 것은
탄핵적 방식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풀어야하는 것이다.
탄핵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노통은 선거법 제 9조 선거중립의무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탄핵이 되었다. 참으로 웃긴다. 노통의 행위가 이나라
헌정질서를 흔들만큼의 중차대한 위법행위였었나.

그 선거법 위반행위라는 것도 대통령이 공공연히 선거법을 위반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다닌 것도 아니고
기자 간담회에서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열우당에 대한 지지선언 아니었나.
그것에 대해 선관위는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켜달라고
했을 뿐이지 않았나.

백번을 양보해서 대통령의 열우당에 대한 지지요청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내용으로 일국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하고 국민 여론을 무시한채 그 결정을
강행한 것은 민주주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의회민주주의를 빙자한 폭거에 다름아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통이 나라를 망쳤다고 했지만
그것은 탄핵의 사유가 되지 못한다.
경제실정과 정책상의 오류, 정치적 미숙함등은
정치적 판단의 대상은 될지언정
탄핵의 대상이 되지 못함은 거의 상식적 수준에 속한다.
소위 대통령의 국정운영상의 잘못들을 위법행위와 묶어서
탄핵을 발함은 치졸한 물타기적 수법이며 음모적 방법인 것이다.

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선거법 위반행위를 들어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평소 정치적으로 밖에
대응할 수 없는 부분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그들의 다수 의석을 남용하여 법률적으로 응징한 셈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의 행위는 정치적 쿠데타요 권한 남용이며 정권찬탈행위에 속하는 것이다.

내가 노통을 지지하는지 안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다.
분명한 것은 한. 민당의 어이없고도 치졸한 짓거리로
우리 모두가 정치적 미숙아의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대한민국의 지성과 교양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들은 훗날 국민을 우롱하고 국민주권을 함부로 짓밟은
경솔함으로 역사에 남긴 오명을 결단코 지우지 못할 것이다.

노통은 출발부터 어려웠다.
소위 정치적 허니문도 그에게는 예외였다.
국민은 어렵사리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었지만
천박한 한국의 정치현실은 처음부터 그를 철저히 고립시켜갔다.
민주당과 디제이는 스스로 호남당임을 분명히 하며
그들의 정치적 몫을 챙기는데만 급급했다.

민주당과 관련하여 배신은 노통이 때린 것이 아니라
그렇게도 국민을 앞세웠던 디제이와 그 똘만이들이
자신의 사라져가는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호남을 공공연히 붙듬으로서 지역적 패권을 노골화했고
그 가운데에서 교묘하게 노통을 고립시키려 해왔음이다.
민주당이 어떻게 변신했는지는 추미애라는
정치적 잡종을 보면 알 수 있다,
추미애는 이전에 자신이 조선일보, 이문열이와 치열한 대립점을 이루며 쌓아갔던 합리적 진보주의를 내팽기치고
디제이 꽁무늬만 보며 자신의 정치적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이제 한, 민당은 스스로의 무덤을 팠다.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호도하는 그들의 정신나간 짓은
스스로의 퇴장을 알리는 조종과도 같이 온 천하에
울리고 말았다.

역사적으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한국정치를 함께 말아먹은 공동체였다.
때로 대립하고 때로 그것이 치열한듯 도 했지만
그것은 모두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필요악적 정치적 대립구도였음이 작금의 야합행위에서
명백히 증명되었다.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함이라면
그들은 언제든지 함께할 수 있는 동색의 초록이었음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이제 이나라 조폭정치, 패거리정치의 본산들인 그들이,
나라를 40년 이상 지역주의와 조폭적 밀실 야합정치에
신음하게 한 그 두 축이 스스로의 퇴장을 담보할 무덤을
판 셈이다.

노통은 언젠가 내가 지적했지만 스스로 한계가 많은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상고출신이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민중성이 바탕으로 깔려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철저한 신분사회인 한국사회에서 신분상승의
절대통로인 사시를 거쳐 벼락같이 주류로 편입했다.
그는 대부분의 그러한 류의 사람들처럼 자본주의적
수혜를 철저히 누려갔다.

그에게는 돈키호테적 의협심이 바탕으로 있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자극된 것이 오늘의 노통이 있게 된
이유이다.
정치적으로 범상치 않은 그러한 지도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좌파의 좌도 모르는 사람이다. 오하려 좌파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부류라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그러나 그는 좌파로 몰렸다. 왜?
그것이 한국정치이다.
역사적 안목과 사관이 결여되고 방법론이 결여된 채
천박한 수준의 민중주의 혹은 반공주의나 등에 업고
정치를 한답시고 떠들어대는 시정잡배만도 못한 떨거지들이 보이지 않는 한국정치의 검은 커넥션에 꼭두각시로 놀아나는 어두운 현실 때문이다.

오늘 그가 탄핵을 당했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이와같은 정치적 떨거지들이 우습게도 계모임 회장 갈아치우듯 탄핵을 쓱싹 해치우고 의회민주주의의 승리라고 개나발 불어대는 그 미숙함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음에 수치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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