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들이 위안부문제를 자기들 멋대로 해석, 왜곡하는 와중에 지금 한국에선 여명의 눈동자를
리메이크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네요.
저도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원작도 읽었는데
당시엔 정말 여명의 눈동자 신드롬으로 불렸죠. 모래시계가 나오기 전까지 이 드라마의 시청률 기록은 가히 불가사이한 거였죠.
대치,여옥, 하림.....
내가 이들 세사람을 만난건 막 신병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 되고서 였다.
위안부 여옥과 징용당한 유학생들의 이야기임을 눈치채고 난 그저그런 드라마 이거니 하고 생각했다. 김성종씨의 원작을 읽지 못해 전혀 감도 못잡고 이 드라마를 보기시작했다.
위안부 여옥과 징용당한 유학생들의 이야기임을 눈치채고 난 그저그런 드라마 이거니 하고 생각했다. 김성종씨의 원작을 읽지 못해 전혀 감도 못잡고 이 드라마를 보기시작했다.
이들 삼인의 인생역정은 난세를 살아가는 평범한 약자들의 전형적인 모습 그것이었다. 보호 받지도 못하고 역경을 이겨낼 힘도
없다...때로는 당하고 당하면서 더 단단해지지만 결국은 부서지고 마는 바로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인물상이랄까.....하림의 순정어린 사랑,
여옥의 한, 그리고 대치의 분노, 이들 삼인의 대표적 캘릭터는 드라마 전반에 드러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요요소이다.
우선 하림..그는 일본 유학생이다. 의학을 공부하고 자신의 일본인 선생이 죽자 그의 부인을 사랑하게 된다. 징용을 피하려 몸부림 치지만
그가 치루는 대가는 혹독하다. 사랑을 잃고 징병당해 전선으로 끌려간다. 여옥과의 만남은 하림에게 다시 살아갈 이유를 제시한다. 그러나 여옥을
사랑하며 치를 또다른 댓가는 극후반에 엄청나게 크게 다가온다.
여옥, 그녀는 우리 오천년 역사의 최고 희생자 중 하나다. 위안부....공개 합법화된 강간의 희생자..더이상 말이 필요없다..그녀는
(원작에서)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대치에게 마저 이용당한다. 여옥에게 있어서 눈물은 더이상 사치이다.. 극이 흐르면서 그녀는 눈물
대신 멍한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쟁에 아들도 잃고 더이상 삶에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그녀는 다시
일어난다.
대치, 아 정말이지 그의 분노를 글로 옮겨 적을 수 있을까? 그에게 있어서 삶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고난의 연속이다. 그에게 모든
일본인은 적이다. 일본인은 모두 죽여야할 대상이다. 오직 구보다만이 그에게 인간대접을 받는다. 구보다는 소대원들 몰래 물과 식량
공금이 금지된 대치에게 자신의 건빵을 먹이고 보살펴 준다. 그는 카멜리온과도 같은 변신과 처세로 자신을 강하게 만들려 하지만 그건 그에게 비극을
가져온다.
이들 삼인에게 독립이니 조국해방이니 하는 정신교육적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도 추수리기 힘든 역사속 시간속에서 조국이란 형상은 안개
저편의 섬이다. 그렇다! 여명의 눈동자는 내가 생각하던 그렇고 그런 독립을 운운하고 민족해방을 언급하던 그런 정치성이 개입된 드라마가
아니였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불후의 명작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리라....대치,여옥,하림 그들의 모습은 우리들
모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