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 가면
간장이 익어가는 운문사가 있다
저여린 여인들의 한을 삭이고
품에 안은 구름이 있다
그곳에 가면
털 모자 쓴 여인들의 시린 고무신이 있다
가마솥에 붉어진 한 여름 땀 방울이 있다
운문사에선 밥을 먹어도 공양이라 한다
막걸리를 마셔도 공양이라 한다
구름의 문이 열려 해가비치는
그 낮은 곳엔
휘며진 늙은 소나무가 있다
굽어있어 넓은 그곳엔
하늘울향해 기도 하지 않는다
청도에 가면
삿갓쓰고 호미질 하는 여인들이 풍요롭다
분홍빛 다섯칸이 하늘을 업고 있다
푸른 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