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가 처음부터 탈레반과 바로 협상을 하지 못하고
아프간 괴뢰정부를 통한 절차를 밟았던 것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신 것에는 생각이 다소 다릅니다.
아무리 탈레반이 국가 주권에 대한 확고함으로 처음부터 아프간 괴뢰정부를 배제한 직접 협상(그를 통한 부시정권과의 실질협상) 을 요구하고 있었고 그것을 어길 경우 인질이 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는 현실적인 아프간 정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직접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것이 정녕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아프간 현 정권을 배제하고서는 어쩌면 협상단이 입국하는 것 조차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전두환정권이 참으로 정통성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멀지만 그는 이미 80년대의 현실적인 한국의 지배자였기 때문에 결국은 모든 나라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우리 정부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아프간 정권을 배제하고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해 나가면 결국 부시 정권을 대놓고 모욕주는 꼴인데 그것을 미국정부가 용납하지 않았겠지요.
아마도 그럴 경우 미국정부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출을 핑계삼은 대규모 군사공격을 감행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군사작전을 하지 않은 것은 우리의 강력한 반발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미국측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미국정부가 우리의 강력한 요구나 무슨 애절한 부탁이나 그런 것 때문에, 즉 우리 민족의 이익을 우선으로 앞세워 정책을 결정했던 적이 있던가요?
그네들이 필요하면 우리정부 아니라 그 할애비가 강력한 경고 및 애걸복걸을 하더라도 자기 할일 다하는 것이 미국이요 반대로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요구하더라도 거절할 작자들이 미국입니다.
결국 우리는 아프간에서 철저히 미국의 의중 가운데에서 석방 협상을 진행해야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것이 국제 사회에서 한국정부가 위치해 있는 엄연한 현실이지요.
노무현대통령이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이 아닌데 아프간 전쟁이 반테러를 핑계삼은 침략전쟁임을 몰라서 그곳에다가 군대를 파견했겠습니까? 카르자이가 아프간 양귀비를 팔아 더러운 배를 불리고 미국에 붙어 추잡한 권력 유지하는 쌩양아치 정권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들을 통한 절차를 밟으려고 했겠습니까?
제 생각엔 그것이 현실정치이고 국제관계이며 더더군다나 미국이라는 나라의 실질적인 영향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우리 조국의 안타깝지만 현실적인 굴레인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및 아프간 파병 요구를 당당히 거절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아직도 필요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국민 의식과 국내 정치지형 및 정치경제적 상호관계에서는 권영길 아니라 노회찬 등 누가 정권을 잡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강현정권이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아프간 괴뢰정권이 있던 말던 그넘들은 괴뢰니까 개무시하고 호기있게 미국에 직접 압력 넣으면서 탈레반에게 우리의 정확한 본질 파악 능력을 과시하며 혐상을 합니까?
그러면 미국은 바봅니까? 앉아서 개무시 당하는데.. 허울좋은 거짓 전쟁이나 벌여 깡패 허수아비정권이나 비호한 결과가 우리 측의 정확한 본질 파악에 따른 인질 문제 해결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 완전 망신살이를 당할 판인데.
미국이 우리의 협상과정에서 의도적인 파상공세를 편 이유역시 강현님께서 지적하신대로 의도적인 긴장조성 아니겠습니까? 탈레반은 언제까지나 부시의 악랄한 적이어야하니까요.
납치문제해결이 미국의 양해가 없는 가운데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미국이 절대로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매우 평화적으로 해결이 되었지만 탈레반도 미국도 모두 승자가 될 수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가운데 우리정부의 노력은 강현님께서 언급하셨다시피 참으로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치와 운동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며 정치는 현실을 좇아 갑니다. 그렇다고 운동이 필요없다거나 또는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을 품고 정의의 깃발 들고 거침없이 나아가 현실정치에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해줘야합니다. 그러나 일단 정치문제에 들어서면 과감한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실익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되기 때문입니다.
북핵문제 해결이 이에대한 하나의 훌륭한 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는 북미수교 및 통일이라는 이상과 북미대결 및
남북대립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적절한 접점을 잘 찾도록 실리적인 외교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납치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노무현 정부는 부시정권과 아프간 민족문제의 사이에서 또하나의 절묘한 쾌거를 이루어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지만 이 문제의 본래적인 예상에서 보면 인명 피해가 두명에서 그친 것만해도 천만다행이라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후기
저도 예수쟁이지만 이참에 소위 기독교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석방이 타결되자 가족들을 비롯하여 대다수의 생명을 사랑하고 마음 졸이던 국민들은 환호의 박수를보냅니다.
물론 강현님을 비롯하여 대다수의 일반국민들이 환호를 보내는 것엔 조금도 의문이 없습니다. 저역시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 유가족과 샘물 교회관계자와 교계지도자들께서 다같이 환호를 하다니요..
선교가 지상 명령이라면서요. 석방 타결문 보셨나요? 다시는 아프간에 선교팀을 못보낸다고 못박은 합의문 말입니다. 그것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온세상이 다알도록.. 더군다나 한번도 공개적으로 선교하러 간다고 한적이 없는데.. 사랑의 실천,봉사활동 간다고 했을 뿐인데 결국 그동안의 사랑의 실천행위들이 봉사를 가장한 선교였다는 것을 그냥 자인한 셈만 되었네요.
그리고 비록 생명이 중하긴 합니다만 아무런 저항도 못해보고 이렇게 쉽게 선교를 포기하다니 너무나도 이율배반적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쉽게 선교를 중지하고 중단할거면 처음에 왜 시작했나요?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하다니요? 하나님의 무엇에 대해 감사하는지요? 그냥 무조건 그 생명들을 살려주신것에 아무 생각없이 감사하십니까?
하나님께서는 한국 기독교가 아프간에는 다시는 선교 안하기로 약속한것을 용인하시고 생명을 살리셨네요. 참으로 고마운 하나님이시지만 사실은 부끄럽네요.
낯 간지럽지들 않으세요? 그래도 감사 예배 드리겠지요? 아니 저는 참회예베를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인제는 죽어도 한국 교회가 아프간에는 아니 이슬람권에는 선교해서는 안될 것 같으니까요.
비록 이번 합의문은 아프간 한나라와 맺은 합의문이지만 사건의 파장과 관심도, 상징성에 비추어 한국 교계가 이슬람권 전체에 대하여 선교 안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만약 이런 일이 있고 난 다음에도 이슬람권에서 선교를 하다 누군가 잡혀서 곤욕을 치루면 우리 꼴이 뭐가 되겠습니까? 다음에도 정부가
나서서 협상합니까? 무슨 명목으로요?
선교 지상주의에 빠져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해 오만하고 독선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은 이참에 크게 반성하고 진정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아야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주님이 땅끝까지 전하라는 것은 기독교가 아니고 복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복음의 요체는 사랑이었구요. 사랑은 화해요 함께 사는 것을 말합니다.다른 것을 용인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그럼에도 함께 더불어 살게하는 놀라운 은혜요 선물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도 그래서 단순한 시적 메타포어가 아닌 것입니다. 복음의 실체인 것입니다.
즉 선교의 이름으로 원래 그들이 가진 것을 파괴하고 바꾸고 없애는 것은 주님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항상 전쟁과 살육과 억압과 부당한 간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곧 선교이지 선교가 사랑이 아닙니다.
이러한 간단한 명제를 알지못하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선교에 치어 진정한 사랑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예수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인질 사태를 통해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우리에게 알려주시고자하는 교훈이라고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