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같은 나를
雲溪 박 충선
바닷물에 씻기고 곱 씻기어도
그 모습 그대로
스스로
녹아 내리지 못하는 나
이기심은 아집의 껍질로 싸여
널부러진 모래톱 사이에 끼어 산다
분수 모르고 신발 밑창에 걷돌아
선한 사람 가는 길 상처만 주며
스스로 뛰쳐 나가지 못하는 나
선한 양심을 두둘이며
괴로워 뒤척이다
털어내도 땅바닥에 딩구는 작은 모래 알
모래알 만큼 단단한 죄
바윗덩이 처럼 큰 무게로
삶을 짓누를 때
기쁨도 행복도 내 것은 아니어라
죄의 무게 만큼
불면 이요 불행 이어라
녹을줄 아는 소금 되어라
형체 없는 향기 되어라
응고된 붉은 죄 분쇄기에 바스라저
타인과 반죽 할수 있는 하얀 가루가 되어라
늘 기쁨의 날개짓 으로
비둘기되어 하늘을 날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