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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와 반대로 경영했더니, 성공했다"
작성자 dntrltuemf     게시물번호 -9680 작성일 2007-09-07 01:58 조회수 526
"쉬는 날 많아서 망한 회사는 없다"  
  MBC 스페셜, 日 미라이 공업 소개…"이랜드와 반대로 경영했더니, 성공했다"  

  2007-07-30 오후 11:16:35    


  

  
  "월급 80만 원도 좋으니 계속 일할 수 있게만 해 달라"는 이랜드 그룹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다시 경찰이 모이면서 긴장이 흐르고 있다. 지난 20일 경찰이 뉴코아 강남점과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농성하고 있던 이랜드 노동자들을 강제로 쫒아낸 지, 열흘 만이다.
  
  이랜드 회사 측이 노조와의 교섭을 끝내 마다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회사 측은 기업 이미지 악화와 소비자 불매운동을 감수하면서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안 된다"라는 입장을 고집했다.
  
  "사람은 비용이 아니다. 비용 줄이듯 사람 줄여서야"
  
  그런데 "이렇게라도 해야 회사가 협상에 나선다"라며 노조 측이 뉴코아 강남점에서 다시 점거 농성을 벌이기 직전, 이랜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경영방침을 유지해 온 회사를 소개하는 방송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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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미라이 공업 창업주 야마다 아키오 씨. ⓒMBC  

  28일 밤, MBC스페셜은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랜드 노동자들이 이날 방송에서 소개한 기업은 일본 기후(岐阜)현 남부에 있는 미라이(未來)공업. 지난 1965년부터 전기 설비를 만들어 온 회사다.
  
  이 회사 창업주인 야마다 아키오 씨(현 상담역)는 "사람은 코스트(비용)가 아니다. 비용 줄이듯 사람을 줄인 일본 기업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외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정규직 고용을 계속 줄여온 이랜드, 그리고 많은 국내외 기업 경영자들의 방침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야마다 씨는 아예 비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한다.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을 뿐 아니라, 7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연간 휴일은 140일이다.
  
  "사람이 말인가, 채찍 휘두르게…."
  
  경영자가 부하 직원에게 '당근과 채찍'을 같이 써야 한다는 통념까지 부정한다. "당근으로 족할 뿐, 채찍은 쓰면 안 된다"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가끔은 채찍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이 말이냐"라고 맞받아친다.
  
  심지어 높은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는 성과주의 원칙도 거부한다. 경쟁보다 화합을 높이 치는 동양권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인간은 원래 일하기 싫어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런 본성을 잘 이해하고, 부응해야 한다. 직원 사이에 경쟁을 부추겨서 망한 회사는 있어도, 쉬는 날이 많아서 망한 회사는 없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쉬는 날이 많다면 일하는 날은 늦게까지 근무하지 않을까. 그렇지도 않다. 오전 8시 30분 출근해서 오후 4시 30분에 퇴근하는 이 회사에서 잔업과 야근은 금지 사항이다. 연봉도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그런데 이 회사, 혹시 무너지기 직전의 부실기업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 제품별 시장 점유율은 최고 80%에 달하고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15%인 초우량기업이다. 대기업인 마쓰시타전공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했지만, 결국 이겼다.
  
  "직원을 사람으로 대접하는 회사가 성장한다"
  
  28일 방송은 이처럼 인간적인 경영으로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을 찾는 내용이다. 첫 번째 비결은 '감동'이다. 이 회사 노동자들은 야근을 하지 않는 대신, 근무 시간에 최선을 다해 일한다. 이들은 "회사에 오는 게 즐겁다"라고 말한다. '감동'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감동'은 창업주 야마다 씨가 강조하는 대표적인 경영 원칙이다. 그리고 이 원칙은 창업 당시부터 유지돼 왔다.
  
  젊은 시절, 야마다 씨는 연극에 흠뻑 빠져 지냈다. 연극 극단 '미라이자(未來座)'를 설립해 단장을 지냈다. 생계는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하며 받는 월급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1965년 아버지 회사에서 잘렸다. 일은 안 하고, 연극에만 빠져 지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월급만 끊긴 게 아니었다. 부자의 연도 함께 끊어졌다. 결국 함께 연극을 하던 동료들과 함께 창업을 했다. 극단 이름(미라이자, 未來座)을 따서 회사 이름(미라이공업, 未來工業)을 정했다. 그런데 돈 버는 재주라고는 아버지의 회사에서 배운 기술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회사와 같은 업종을 택했다. 아버지의 회사는 경쟁사가 됐다.
  
  연극 극단을 모태로 삼고 있는 회사답게 야마다 씨는 직원을 연극 무대에 선 배우라고 여겼다. "막이 오르면 연기는 배우에게 맡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우는 성장하지 못 하고, 배우가 성장하지 못 하면 연극은 망한다"라는 게 그의 경영론이다. 요컨대 직원이 성장해야 기업도 흥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는 연극 공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고객과 직원의 감동을 준비했다. 그런데 감동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이 감동을 느끼려면, 그들을 소모품이 아닌 사람으로 대접해야 한다.
  
  야마다 씨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직원은 재료가 아니라 인간이야. 그런데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회사가 많아. 그래서 '원가 낮춰라 원가 낮춰라' 그러면서 월급을 낮춰…. '회사도 힘드니까 월급을 낮추라' 그러면 직원들이 좋아서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일할리 없지. 회사가 힘들수록 직원들이 기쁘게 일을 해야 회사가 발전하는 거야. 왜냐하면 회사는 직원들이 만드는 것이니까."
  
  머리 쓰는 일은 시켜서 되는 게 아니다…자발성 존중하니 남과 다른 제품 나왔다
  
  두 번째 비결은 직원의 자발성이다. "항상 생각한다"라는 게 이 회사의 슬로건이다. 그런데 몸을 움직이는 일은 강제로 시킬 수 있지만, 머리를 쓰는 일은 시켜서 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감동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궁리한다. 그래서 남과 다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이 회사는 일 년 내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집한다. 아무 생각이나 쪽지에 적어서 내면 된다. 어떤 내용을 적어내건 회사는 500엔(약 3890원)을 준다. 동료나 상사를 욕하는 내용만 아니면 된다. 이렇게 적어낸 아이디어가 제품에 적용되면 최고 3만 엔(약 23만 3300원)까지 준다. 이렇게 쌓인 아이디어가 일 년에 1만 건이 넘는다. 그리고 이런 아이디어들이 "남과 똑같은 물건은 안 만든다"라는 창업 이래의 원칙을 뒷받침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첫 번째로 만든 제품부터 다른 회사와 차별화했다. 지금까지 1만8000종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었고, 이 중 98%에 대해 특허권을 갖고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남과 다른 제품을 만드는 게 이 회사가 낳는 이윤의 한 축을 이룬다면, 다른 한 축은 '절약을 통한 원가 절감'이다. 이 회사는 직원의 급여는 아끼지 않는다. 또 직원의 해외여행을 지원할 만큼 복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대신 다른 비용은 철저히 아낀다. 그리고 이런 절약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놓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다. 직원들은 틈만 나면 회사 설비를 더 오래 쓰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또 "업무시간에도 불필요한 전등은 꺼둔다"라는 류의 원칙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잘 지킨다.
  
  직원끼리 경쟁하면 망한다…"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꼭 봐야 할 다큐"
  
  세 번째 원칙은 경쟁을 무시하는 문화다. 능력과 성과에 따른 보상과 승진을 당연시하는 최근의 경영 관행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급여는 오직 근속연수에 따라 결정된다. 철저한 연공서열 방식의 호봉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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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라이 공업의 승진 방식은 독특하다. 직원들의 이름을 적어 선풍기 바람에 날린다. 멀리 날아간 순으로 승진 대상자를 정한다. 또 이 회사 경영진은 회사 안에 있을 때, 집에서와 같이 편한 차림으로 일한다. 연극 공연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던 이 회사 창업주 야마다 아키오 씨의 사무실 벽은 연극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다. ⓒMBC  

  승진방식도 독특하다. 종이에 직원들의 이름을 적어 선풍기 바람에 날린다. 멀리 날아간 순으로 승진 대상자를 정한다.
  
  물론 이렇게 부장이나 과장이 된다한들, 다른 직원들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당초 이런 직급을 굳이 만들어야 했던 것은 정부 방침 때문이다. 1991년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 정부는 "상장기업에 어울리는 조직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이 회사에서 직급은 허울에 불과하다. 그저 동료일 따름이다.
  
  이날 방송은 자정을 넘겨서 끝났다. 그리고 1시간 40분이 지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매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이랜드 경영진의 행태와 미라이 공업 창업주를 비교하는 경우도 많았다.
  
  'investme'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이날 방송을 소개한 연예 기사에 "한국과 비슷한 기업 문화를 가진 일본에서 이런 회사가 있다는 게 놀랍다. 이날 방송 내용을 녹화해서 경총과 전경련에 보내자"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Neworder'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직원은 쓰다 버리는 종이컵이 아니다"라며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꼭 봐야 할 다큐멘터리"라고 적었다.
  
  실제로 MBC스페셜 홈페이지 시청자 참여 게시판에는 "이날 방송 내용을 꼭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방송 녹화분 구입 방법을 묻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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