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밀어 보기만 해도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금세 미움으로 돌변하는 것
하긴 요즘 세상에, 진실로 상대를 위한
그런 고귀한 사랑이 어디 그리 흔하겠어요
상대를 위한다 말하면서도
결국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인 걸
차라리 그런 만족에 솔직하면,
인간적으로 비애로운 공감이라도 간다죠
그렇지도 않으면서,
진실한 사랑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요즘에 왜 그리 많은지요
가뜩이나,
사랑도 드문 세상이어서
황막(荒漠)하기만 한데
정말, 나부터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야겠어요
상대로 인해 내가 한없이 힘들어져도
아니, 그로 인해 내가 죽을지라도
상대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지
이제, 함부로
서약(誓約)하지 말기로 해요
사랑은
한번 팔고 나면 그만인,
편의점의 '일회용품'은 아니니까요
그건, 끔찍한 무기한(無期限)의
'애프터 서어비스' 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