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화휴쪽으로 글이 많이 달렸군요. 좀 더 정치적이었음 좋겠다고 한건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그리고 정치적이었음 좋겠다라는 바람은 518의 배경이 잠깐이라도 나왔음 하는 바램이었었구요. 그배경은 다름아니라 몇몇 군인들이 총칼과 탱크를 앞세워 정권탈취하려고 한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일단 성공했습니다.
저는 광주에서의 비극이 전두환에 의해 고의적으로 유도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도 무혈로 정권을 탈취하는걸 바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거기에 관여된 광주시민들이 일말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려는 사람들의 어떠한 시도에도 저는 분노를 느낍니다. 광주에서 일어난 일은 -- 다른 도시에서 그런것처럼 -- 몇몇 정치군인들에 대항한 "데모"였고, 그것은 공수부대의 잔학한 진압에 대해 전 시민들의 싸움의 형태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 몇일간 시민들에 의해 다스려진 광주가 얼마나 질서정연한 사회였는가 하는것이 이 운동의 본질을 잘 나타내 준다고 생각합니다. (광주당시 저는 서울에서 살던 중학생이었고, 이 모든 사실은 나중에 커서 알게 된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많은 사상자를 낸 발포상황에 대한 이러 저러한 얘기를 합니다. 사실 발포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것은 없습니다. 발포가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가는 --적어도 저에게는-- 사실 부차적 문제입니다. 광주에서 18일부터 27일사이에 일어난 모든 "사태"는 소수 군인들의 정치적 탐욕에 의해 일어난것이고, 그 탐욕의 결과는 많은 광주시민들이 죽고 다치고, 병들게 하고, 그후에 많은 다른 사람들이 다른 도시에서 죽고, 다치고, 고문당하게 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전두환과 그의 부하와 친구들을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제가 80년대에 "광주"를 생각하면 가슴이 쨘해 올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토마 올림.
☞ 토마 님께서 남기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