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가는 여행
雲溪 박 충선
어머니 자궁에서
양수가 터지던 날
요람에서 무덤 까지의 긴 여행은
청정한 울음 으로
티 없는 알몸으로
어머니의 반석같은 등짝에서 시작 되었다
뼈가 자라고 살집이 붙은
내 육신의 성곽은
도시의 빌딩 처럼 색감있게 장식 했으나
내 안의 深淵에는 권태와 불안 우울과 절망에 포로되어
부르던 노래와 몸부림은 虛와 無
황량한 들판에 허수아비처럼 자아의 정체성을 몰랐다
내 의지 와는 관계 없는
수없이 이어진 모순의 계단에
진화와 창조의 대칭을 이룬 숲을 기웃대며
내 존재의 밤직이를 찾아 나설때
우연히 만난 길동무
초라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그의 눈빛
錢이 필요 없고
봇짐도 필요 없이
홀로 가야만 볼수 있는 내면의 주체
눈물의 강을 건느고
恨의 늪을 지나 생사의 질곡을 걸으며
내안의 思惟를 알기 위해 번민으로 태워버린 무수한 나날들
이브를 만나지 못한
아담 이었으면 원죄는 없지 않았나 ?
신이 권태 로워 만든 생명중에 보잘것 없는
우연의 산물은 않이었나 ?
평생을 홀로 걸을 수밖에 없는 운명 앞에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음을 발견케한 길 동무
인간 시장에 현존을 거부 하며
그래도 가능성의 깃발을 들어야 하는
마지막 결전의 전선에서
인간 의지의 희망으로 가득찬 나
바람에 흔들리는 무덤 위에 억새플 처럼
내 사유의 斷片(단편)은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