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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 있다 |
작성자 민초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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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1186 |
작성일 2009-03-10 08:43 |
조회수 1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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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우리는 살아 있다
(1)
영하 25도의 혹한
척박한 땅에도 우리는 살아 있다
네가 제일이고
내가 잘낫다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며
오합지졸들의 장단에 춤을 추며
뽕나무 매초리로 종아리를 치며
서로 얼굴에 침을 뱉으며
우리는 살아 있다
(2)
당신과 내가 주고 받던
눈짓
손짓
마음의 상처
말 한마디
얼마나 슬픔과 새로움을 주는가
억겁이 지난다 해도
잊을 수 없는 저 신비의 함성
오늘 우리로 살고 있지 않는가
(3)
3월에도 눈은 펄펄 내리며
꽃 피는 소식 들려도 살아 있고
저주와 모함 매도의 칼날이
바람 속에 하늬 구름되어 날고
새로운 아비규환의 함성소리 들려도
잘난 것은 잘난 것으로
못난 것은 못난 것으로
이슬꽃을 뿌리며
우리는 살아 있다
(4)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길 찾아
이방길 모퉁이에 눈물 떨구고
벗어도 벗어도 벗어 버리지 못할 짐을 지고
두꺼운 외투 입고
따뜻한 브스 신고
내 붉고 주름진 얼굴 만지며
아직 무덤으로 갈 수 없는
우리는 살아 있다
(5)
당신과 내가
계곡물 속에 파도로 일렁일 때
파아란 하늘 저 너머
흰 구름이 손짓하는 곳 저 멀리
신이 우리를 믿듯이
우리가 신을 믿듯이
창공에 새 떼들이 정처없이 날아도
또 오늘을 살고 있슴이 얼마나 새로운가
이렇게 시퍼런 칼날 안고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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