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곳 게시판에서 항상 눈팅만 하다가 가는 사람입니다.
말 주변도 없을 뿐더러, 남의 의견에 함부로 댓 글을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일이라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또한 그래야 하는 강력한 동기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유식님의 ‘실업자.. 글과, 강현님의 공개편지, 그에 대한 이유식님의 답변 글 을 보고는 저 같은 무식꾼도 이럴 때는 할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씁니다.
첫째, 제가 학교에서 배웠고 또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시와 시인들에 대한 느낌은, 시의 정서적 표현 외에도, 통찰, 비판, 분별, 선구자적 생각, 계도적 표현, 역사의식..등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것으로 이해해 왔습니다. 특히 민초님의 캘거리 동포사회에서 갖는 위치를 생각할 때 이런 기대는 과욕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부시와 노무현 을 비교한 글을 보면 이런 기대가 완전히 무너졌을 뿐 아니라 글 쓴 분의 교양과 자질을 의심할 정도 입니다. 친구들끼리 술좌석에서 내뱉는 말 하고 글로 표현하여, 그것도 공개장소에 발표하는 것의 차이를 모른다면 글 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뉴스도 못 들으셨나요? 부시가 캘거리에서 강연할 때, 많은 캐나디언 들이 강연장 앞에서 데모를 하고 신발을 던지려고 했습니다.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똑 같은 현상을 두고, 민초님은 “양심에 한 점 부끄럼 없는 정치.. 떳떳하게 대중들과 어울리고 있다..”로 표현하십니까? 이런 통찰력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요? 퇴임 후에 하루에도 수 천명씩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가는 국민들 소식 못 들으셨나요? 그들이 자발적으로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야 말로 떳떳하게 대중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아닌가요?
둘째, 민초님께선 “만약 제가 미국 대통령 이였다면 어떤 의사 결정을 내렸을까를 고심해 본족이 있고 아직도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셨는데… Never Mind 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민초님 은 미국 대통령이 될 만한 위치에 있지 못하므로 그런 의사결정 구조에 대해서 알 수 도 없고, 알 이유도 없고, 따라서 고심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나에게 있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What if?’ 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낭비 일 뿐입니다. 만약 민초님이 미국대통령이 된다면 그 때쯤 가서 고민해도 전혀 늦지 않을 것입니다.
셋째, 강현님의 원하는 답변은 ‘양심에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부시 정치론’ 에 대한 선생님의 ‘공인으로서의’ 부연설명 입니다. 이 시를 왜 썼느냐? 노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 아니라 부시의 정치가 어떤 시각에서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정치’로 인식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공인으로써 좀더 구체적이고 근거 있는 답변을 하셔야 역사의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시인의 자세일 것입니다. 지금 답변은 그런 기대를 받고 있는 공인, 시인의 답변으로써 전혀 함량미달로 보입니다.
넷째, 민초님은 “더 훌륭한 대통령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고 싶어 극한적인 단어 돌대가리라는 자극적인 말로 표현해 보았을 따름입니다 저와 같은 민초가 어이 감히 일국에 대통령을 지낸 분께 돌대가리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가 있겠습니까” 라고 하셨습니다.--이런 자극적인 표현을 쓰면 물러난 그분이 더 훌륭한 대통령으로 발전하리라는 희망은 어디에서 주어오신 생각이신지요? 이미 자극적인 수식어를 붙여서 사용했습니다. 그것도 캘거리 동포들이 다 읽는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무엇을 의도하시는 지요? 모든 글에는, 특히 공인의 글에는 대중을 향하여 전달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 글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흔히 요즘 애들이 하는 말로 무 개념에서 나온 말은 아닐 것 이라고 믿습니다.
다섯째, 민초님은 시인입니다. 속된말로 글쟁이 입니다. 사소한 맞춤법이야 무시한다고 치더라도 문맥이나 의미가 일관성 있고 의미전달이 정확히 이루어 지도록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아쉬운 점이 많은 답변입니다. 보통사람들이 쓴 글이 아니고 시인의 글이기 때문에 이런 기대를 가져 봅니다. 시인의 생각과 글은 큰 무게를 갖습니다. 어줍잖은 지적유희나 말장난으로 취급 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동포사회에서 리더 위치에 있는 분으로써의 기대치가 만족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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