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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동창회 58] 장사꾼 목사들과 사이비 교주들이 나라를 혼돈과 불안 속에 빠트렸다!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2913 작성일 2020-03-06 05:46 조회수 2592

요즈음 한국에서는 사이비 종교 교주와 이와 유사한 종류의 목사들이 나라 전체를 혼돈과 불안 속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믿으면 병에 걸려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마스크하지 않아도 바이러스에 감명되지 않는다는 무식한 거짓말을 뻔뻔스럽게 합니다. 138억 년 우주 역사에서 초자연적인 신은 존재한 적이 없었습니다. 초자연적인 기적도 일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이던 하느님이던 코로나 바이러스 19와 인간의 죽음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이란 자연의 법칙을 깨트리는 마술사가 아닙니다. 종교는 마술과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바이러스가 돌면 마스크를 해야하고, 병에 걸리면 의사를 만나야 하고, 부자가 되려면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하느님이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와 장사꾼 목사들의 신학은 성서적이지도 않으며, 단지 예수의 이름을 팔아 부와 권세를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의 장사꾼들에 불과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순진하고 무지한 사람들이 이들의 거짓과 은폐에 속아넘어가 맹종하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 기독교인들은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대부분 공통적으로 초자연적인 가부장적 하느님과 그 하느님의 기적과 죽음 후의 내세를 철저히 믿습니다. 또다른 공통점은 모든 교회들은 각각 자신만이 정통이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모든 교회들과 교단들과 종교들은 이단 또는 가짜 또는 사탄이라고 정죄함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합니. 특히 보수적인 교회들은 진보적인 교회들을 향해 좌파, 빨갱이, 종북, 반미주의자라고 규정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한미의 동맹과 군사력으로 북한을 섬멸하여 무력통일을 행사하는 것이 훌륭한 믿음과 애국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소위 믿는다고 아우성치는 예수무력분단차별을 가장 싫어했습니다. 오늘 예수가 살아있다면, 교주 노릇과 목사 행세하면서 사람들을 우롱하고 거짓말과 은폐로 부와 권력을 휘두르는 파렴치한 모습들을 회칠한 무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할 것입니다.     

 

얼마전에 한국에 어느 독자가 필자의 칼럼에 대해 의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독자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급진적인 역사적 예수의 정신과 성서 전체의 사상이 모순되지 않고 조화될 수 있습니다."

 

<<<독자의 질문>>>

 

좋은 글 감사한 맘으로 읽고 있습니다. 글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선"성서는 차별을 반대한다. 예수의 하느님 나라 사상은 개방적이다. 예수의 우주적인 정신은 배타성이나 우월적인 부족적 차별성을 반대한다. 세속적인 세상과 분리된 교회는 죽은 후 천국가는 문이며, 교회가 만든 이분법적 신학은 천국행 열쇠라는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히브리성서(1성서, 구약)에 그려지는 야훼는 지극히 부족의 신이며, 차별과 배타, 타자 폭력에 신적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기독교 성서(2성서, 신약)가 말해 주는 예수도 기독교인과 믿지 않는자를 구분하고, 교회 밖은 어둠과 지옥, 영과 육의 극단적 이분법, 처절할 만큼의 종말론이 가득합니다. (물론 보편인 인류애와 사랑, 통합적 지혜의 잔상이 없진 않습니다.) 즉 성서가 보여 주는 야훼와 예수가 2천년 기독교 역사의 잘못과 현재 교회의 오류를 만든 결정적 요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성서를 기반으로 현 기독교의 오류를 극복하는게 가능할까요?

 

<<<필자의 답변>>>

 

오늘 현대 기독교인들은 급진적인 역사적 예수의 정신과 성서 전체의 사상이 모순되지 않게 조화시킬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삼층 세계관에서 기록된 고대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지 않고, 원초적으로 고대 성서가 기록된 신화적 문학형식을 따라 은유적으로 읽으면 21세기 과학시대의 우주진화 세계관언어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패러다임의 신앙과 삶에서 오랜 세월 동안 궁극적인 질문과 의심으로 고민하다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눈을 뜨기 시작하신 분들께 격려와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 이 참고문헌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역사적 예수 탐구에 관심을 갖는 분들과 말이 되지 않는 말에 식상하여 교회를 떠나 광야에서 방황하고 계신 교회동창회 동문들과 그래도 인내와 희망을 가지고 교회에 다니면서도 많은 갈증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이 목록이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믿어야 한다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분들은 역사적 예수 서적들을 처음으로 읽을 때에 신앙과  믿음에  대해서 많은 충격과 혼돈을 받기 쉽습니다. 의식진화하고 성숙하는 길이란 사도바울의 말씀처럼 낡은 것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기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주입식암기식으로 다시 말해 수동적으로 무작정 받아들였던 관념적이고 이분법적인 교리들과 전통들을 용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깨달아야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

 

존 스퐁 감독은 종교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고, 착한 사람에게 상주고, 악한 사람에게 벌주는 것이 아니다.  종교는 사람들이 하느님심층적인 의미를 깨달아 알도록 도와주고,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삶의 힘과 희망과 용기가 끊임없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도록 마음을 열고 눈이 뜨여지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수 교리적으로 믿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정신살아내는 기독교는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새롭게 변형(re-configuration)시키고,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과 이기적 욕심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종교입니다.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인의 신앙은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이고 우월적이고 배타적이고 폭력적이고 제국적인 옛 모습을 벗어 버리고, 포용적이고 평화적이고 우주적인 새로운 모습으로 변형되는 것입니다. 기독교인의 예배는 우주의 자연 세계와 온 인류와 조화를 이루어 사는 것이며,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삶 그 자체입니다.  

 

다음의 서적들은 대부분의 교회에서 금서로 판단되었지만, 이제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잘 나가는 책들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성서를 읽기 전에 오래된 렌즈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렌즈로 교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주일학교 시절부터 주입식으로 세뇌되었던 성서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신구약 성서는 원초적으로 고대의 삼층 세계관에서 쓰여진 신화적서사시입니다. 기독교와 유대교의 경전의 이야기들은 기록되기 오랜 전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민간전승들이었습니다. 물론 원초적인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세대들을 거쳐 전달될 때에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변형되어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했습니다. 후대에 글자가 발명되고 사람들이 구전들을 기록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기록자들(필사가들)에 의해 수정첨삭을 통해 다양한 기록들로 변형되었습니다.  21세기의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고대의 문서들을 오늘의 언어로 전환해야 합니다. 따라서 은유적으로 기록된 고대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다음의 서적들은 예수 세미나 학회(www.westarinstitute.org)학자들이 종교(성서)문맹 퇴치를 위해 발간된 책들입니다. 이 책들을 소개하는 필자도 이 학회의 역사적 예수 운동에 동참하면서 20년 동안 지역교회에서 목회할 때에 교육프로그램의 교제로 사용했습니다. 특히 제 자신과 교인들은 성서와 예수와 하느님에 대한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가능하면 다음의 서적들을 모두 읽으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그러나 모두를 읽기 어려우시면 먼저 위에서부터 아래로 한 권씩 읽으셔도 좋겠습니다. 교회의 교육프로그램에서 다음의 서적들을 교제로 채택하시기를 바랍니다. 전문적으로 신학을 공부한 사람의 지도없이 일반 교인들이 독서모임으로 함께 읽어도 좋겠습니다.   

 

                      <오래된 렌즈 - 과거의 패러다임>          <새로운 렌즈 - 새로운 패러다임>

 

성서의 저자:      하나님이 인간에게 쓴 책 -                   인간들이 하나님을 향한 응답

                  하나님의 작품                                    인간들의 작품

성서의 해석:      문자적, 실재적                              은유적, 시적, 신화적

성서의 기능:      교리와 믿음과 도덕의 계시                   삶의 지혜에 대한 깨달음의 길잡이                  

신앙과 삶:         죽은 후의 내세가 최종 목적,                 지금 여기, 이 세계가 죄종적인 삶,

                  이분법적이고 차별적인 구원,                 우주적 만인구원,                         

                  보상관계 /회개/용서                     조건없는 사랑과 축복과 평등

타 종교들:         배타주의, 우월주의                          다원주의, 상호문화주의

세계관:            이원론적 삼층 세계관                             우주진화 세계관, 우주는 하나의 생명의 망

                  육체와 영혼의 분리, 성속의 분리              영혼은 육체와 분리된 개체가 아님         

 

마커스보그(Marcus J. Borg):

<성서 새롭게 다시 읽기>Reading the Bible Again for the First Time

<기독교의 심장>The Heart of Christianity

<첫 번째 크리스마스>(존 도미닉 크로산 공저)The First Christmas

<첫번째 바울의 복음>(존 도미닉 크로산 공저)The First Paul

 

존 쉘비 스퐁(John Shelby Spong):

<성경을 해방시켜라>Rescuing the Bible from Fundamentalism

<성경과 폭력>The Sins of Scripture

<새 시대를 위한 새 기독교>A New Christianity for a New World

<예수를 해방시켜라>Liberating the Gospels

<만들어진 예수 참 사람 예수>Jesus for the Non-Religious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Why Christianity Must Change or Die

<그리스도교 신앙의 뿌리와 날개>Dialogue: In Search of Jewish-Christian Understanding

 

바트 어만(Bart D. Ehrman)

<성경 왜곡의 역사>(Misquoting Jesus)

 

존 도미닉 크로산(John Dominic Crossan):

<가장 위대한 기도>The Greatest Prayer

<역사적 예수>The Historical Jesus

 

로버트 펑크(Robert Funk):

<예수에게 솔직히>Honest to Jesus

오강남:

<예수는 없다>

<또 다른 예수>

*(필자의 멘토이신 오강남 교수님은 예수 세미나 학회 회원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 교수님은 종교학자로써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선명하게 소개하신 분입니다.)

 

[필자: 최성철, 캐나다연합교회, 전직 지질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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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  |  2020-03-0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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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멘토이신 오강남 교수님이 엇그제 페북에서 요즘 한국의 긴급한 사태의 원인은 신이 문제라고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필자가 오 교수님의 허락없이 약간 수정했습니다.(무작정 퍼온 것이 아니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신(神)이 문제다 (1)
옛날에는 신이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신 자체가 문제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판에 바이러스의 파급을 방지하기 위해 일요 예배를 자제해 달라는 당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역구역 일요 예배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종교단체들이 있는데, 그들의 주장은 하나님이 자기를 예배하러 모인 사람들에게는 병이 걸리지 않게 보호해준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식으로 믿는 하나님 때문에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 결국 하나님이 문제인 셈 아닌가요?

... 그런데 지금까지 신이 문제가 되는 주된 이유가 신이 병을 퍼뜨리는 일과 관련되리라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요즘 보니 신에 대한 이런 과잉 신뢰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새로이 발견한 셈입니다. 맹신, 광신, 미신이 따로 없습니다.

신이 문제인 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만 오늘은 ‘하나님’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이 점 하나만을 부각하고 싶네요. 그렇지만 한 가지만 덧붙입니다. 미국의 종교 사회학자 필 주커먼이 쓴 이라는 책에서 그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처럼 '신이 없는 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세계를 둘러보면 신을 많이 믿는 나라일수록 잘 못 사는 나라라는 것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교회 출석율이 가장 많은 남부 바이블 벨트에 속한 주들이 서부나 동북부 주들보다 범죄율, 문맹율 등 모든 면에서 낙후하다고 합니다.

미국 성공회 주교였던 존 쉘비 스퐁 신부는 최근에 낸 책 (믿을 수 없는 것들)이란 책에서 기독교에서 버려야 할 교리 11가지를 열거하는데 그 첫째가 종래까지 믿던 유신관(theism)이라고 강조합니다. 그에 의하면 신에 대한 이런 옛날 식 설명방법을 고집하면 기독교 자체도 망한다고 합니다. 그의 전에 쓴 책 제목이 입니다. 기독교 자체가 망하는 것도 문제지만, 주커만의 말처럼 이런 인습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에 집착하는 종교 때문에 나라 자체가 망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신(神)이 문제다 (2)
코로나19 파급 방지를 위해 종교 집회를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신이 자기들을 지켜준다고 주장하며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종교 집단이 있는데, 이럴 경우 신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트리게 하는 원인 제공자인 셈이니 신이 문제입니다.

... 그런 종교집단이 집회를 강행하는 이유가 신이 자기들을 보호해준다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은 헌금 같은 문제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속내는 헌금이나 다른 무엇일지라도 앞에 내 세우는 이유는 신이 우리와 함께 하므로 무서울 것이 없다는 식이니 결국은 신이 문제가 되는 셈이겠지요. 사실 이런 종교집단의 지도자들 중에 정말 신이 자기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준다고 믿는 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만일 자기들도 믿지 않는 것을 신도들에게 맹신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면 이는 일종의 혹세무민이겠지요. 이렇든 저렇든 지금은 집회를 중단하겠다는 단체가 늘어났다니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전지전능한 신이 있는데 왜 이런 병이 돌도록 하는가라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며칠 전 김상일 교수가 페북에 설명해 주셨지만, 다시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 질문은 기독교 신학에서 가장 곤란한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것을 신은 언제나 옳다는 뜻으로 신정론(神正論, theodicy)이라고도 하고, 신을 변호한다는 의미에서 변신론(辯神論)이라고도 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이론이 있지만 결국은 전지전능하여 인간사 모든 일에 간여하는 “간여하는 신(interventionist God)"을 상정하는 한 풀리지 않는 문제입니다. 궁극적 문제 해결은 신이니 마귀니 하는 구시대적 발상이나 개념을 깨끗이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문제 아닌 것을 문제로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번 신을 맹목적으로 잘못 믿으면 곤란한 이유가 몇 가지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역사적으로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무수한 죄악들을 열거하는 대신, 여기서는 우리하고 직접 관련 있는 것 한두 가지만 지적해볼까 합니다.
첫째, 신이 있으면 스칸디나비아 같은 복지국가가 되기 어렵습니다. 신을 믿는 국가에서라면 가난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사람이 가난한 것은 신을 잘 못 믿어서 신의 축복을 받지 못한 까닭이라 여깁니다. 신이 한 것을 우리 인간이 어떻게 하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어쩔 수 없이 복지 문제에 등한하게 될 수밖에 없겠지요. 반대로 만약 신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나라라면 가난한 사람이 있을 경우 뭔가 우리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그 시스템을 바꾸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자연히 복지 문제에 신경을 쓰게 되겠지요. 이와 연관되었습니다만, 부정한 방법으로 부자가 된 사람을 보고도 그것이 신의 축복이라 생각하고 눈감아주기 십상입니다. 더욱이 불의하게 번 돈의 일부를 교회나 절에 갖다 바치면 신심이 돈독한 신도로 특별대우까지 받게 됩니다. 많은 목사님들과 기독교인들이 국제적으로 여러 가지 지탄을 받고 있는 미국 정부를 두고도 미국이 잘 사는 것이 신의 축복 때문이라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 발 더 나가 예수 믿는 나라는 신의 축복으로 잘 살고 예수 믿지 않는 나라는 신의 축복을 못 받아 잘못 산다는 왜곡된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둘째, 모든 것을 신과 연결시키면 학문의 발달이 어렵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신이 등장하도록 하면 문제 해결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왜 세계 경제가 이런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면 그것이 신의 뜻이기 때문이라고 하면 수요공급이니 뭐니 하는 경제학적 이론이 들어갈 틈이 없어집니다. 왜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 해버리면, 더 이상 그 당시 국내 사정이나 국제 정치학적 연관이 어떠니 하는 학문적 분석이 필요 없어집니다. 진화론이니 지질학이니 천문학 같은 과학 분야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과학의 발달은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데 신의 개입을 거절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엄격히 말하면, 신이 문제라기보다 신에 대한 인간들의 낡은 생각이 문제입니다. 초자연적인 존재로서의 신을 상정하고 세상의 모든 일을 설명하려고 했던 과거의 인습적 안목이 문제입니다. 이런 식으로 어디에나 신을 갖다 붙여서 해결하려는 것을 deus ex machina라 하기도 하는데 이런 신을 아직도 그대로 믿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습니다. 성덕도(聖德道)라는 한국 종교가 있습니다. 1952년에 시작된 이 종교에서 열심히 송독하는 이라는 작은 책자에 보면 “천지지간에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므로 우주 만상물을 능히 지배하고 조성할 수 있다”고 하여 우주와 인간사에 초법적으로 간여하는 초자연적 존재로서의 신을 부정합니다. 이런 존재를 생각한다면 이는 우상이니 “우상을 위하고 허공에 명복과 소원성취를 비는 것은 사리사욕에 이끌려 발원 예배함이니” 이런 “미신을 타파합시다.”(24쪽)고 주장합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사실 성덕도 뿐 아니라 초자연 존재로서의 신을 믿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구미에서 가장 급속히 자라는 종교 현상은 재래 종교의 가르침에서 벗어나는 탈종교화, 무종교, 무신론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To believe or not to believe, that is the question. 믿을 것이나 믿지 말아야 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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