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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다시 강조하건대 노무현은 '자살'하지 않았다 - 순교를 꿈꿨다
작성자 미눌은 내 친구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1455 작성일 2009-05-27 16:02 조회수 1418
오락가락하는 경찰수사 발표로 볼 때 '자살' 보다는 '의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살'을 기정사실로 인정할 경우 아래 글은 '자살'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526221630&section=01

[노무현을 기억하며] 그와 동시대를 살아서 행복했다

<앞부분 생략>

그렇다면 그는 왜 스스로 목숨을 거두었을까?
이 시점은 오히려 검찰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시점이었기 때문에 더 이해가 안 된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샅샅이 뒤져왔지만 직접적 증거는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반려될 가능성이 높았다.
당황한 검찰은 닥치는 대로 뒤지면서 조그만 꼬투리라도 찾으려 혈안이 되어 있었다.
영장 청구를 공언했던 시기는 자꾸 흘러 2주가 지나가고 있었다.

상황은 노전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아니라 검찰이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노 전 대통령은 갑자기 목숨을 끊었다.
얼핏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자살로 한숨 돌린 것 같기도 하다.
죽음을 핑계로 서둘러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사실 그들은 서둘러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지었다.

다시 일어나는 의문, 왜 그는 스스로 목숨을 거두었을까?

그는 한나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재임 중 만들어 놓은 정책을 바꾸지 못하리라고 확신했다.
종합부동산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지방교부금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폐지하거나
무력화시킬 경우 지방정부의 저항으로 손 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게다가 빈민층의 저항도 클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부자편애의 그 노골성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부자들을 위해 종부세 폐지는 물론 거둔 세금도 돌려주는 판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이해관계가 걸린 지방정부나 빈민층의 저항도 예상외로 미미했다.
노 전 대통령이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전혀 안전판이 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의 모든 개혁입법과 제도들은 이명박 정부의 막장성 노골성 앞에 무력하게 무너졌고
여기에 대해 언론도, 시민사회도 학생도, 국민도 모두 침묵했다.

그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실제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한 것이 없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현실 정치를 떠났지만 현실은 그를 다시 현실로 떠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개설한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통해 현실에 대해 조금씩 발언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거꾸로 가는 우리 사회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원하든 아니든 간에 새로운 정치 세력의 집결이
필요하다고 생각 했는지 모른다.
실제로 그 작업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명박 정부의 안테나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노무현의 비극이 잉태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작은 박연차 회장의 구속이었고 이것을 시발로 노 전 대통령의 측근, 형제, 자식으로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 생애에 걸쳐 이런 압박들이 많았지만 정면 돌파로 뚫어 왔다.
그럴 수 있었던 힘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부끄럽지 않은 삶 자체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달랐다. 권 여사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사실을 몰랐지만 그것은 법률적으로 혐의 없음을 의미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도덕적인 손상은 컸고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에 브레이크를 걸 추동력을 이미 상실해 버렸다.
급기야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은 더 이상 개혁의 전범이 될 수 없으므로 노무현을 버리고 가라'고 말한다.

사람은 왜 목숨을 끊는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개인적인 절망감에서다.
그러나 또 다른 종류가 있다.
메시지의 표현으로다. 후자의 경우 죽음조차도 삶의 한 표현 방식이다.
일본의 할복이나 불교의 소신공양 같은 경우가 그렇다.
둘 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우리는 전자만을 자살이라고 부른다.
이 맥락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어느 범주에 속하는 것일까?

그의 유서에 개인적인 절망감이 어느 정도 묻어 난다.
몸이 좋지 않아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고 한다.
자신으로 인해서 여럿 사람이 괴롭힘을 당했고 이것이 아직 끝나지 않은데 대해서 절망한다.
유서를 보면 나와 동지들의 고통을 해소시키는 것은 자신의 죽음 밖에 없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런 측면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자살로서의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의 삶의 역정을 훑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위기 때마다 가진 것을 버림으로써 국면을 돌파해 나갈 동력을 얻는다.
그는 지역감정을 돌파하기 위해 종로구 국회의원을 버렸고,
국정 표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통령직을 버렸다(탄핵 당했다).
그는 이명박의 이 막장정권 하에서 공인으로서 자신이 추구해온 일체의 가치들이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추동력은 아내가 돈을 수수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무너져 버렸다.

나라는 끝간 데 없는 수렁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데 나는 도덕적 힘까지 상실한 채
고립무원이 되어 내 삶을 부어넣은 사랑하는 이 조국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불면과 번민의 시간은 계속되었을 것이고, 결국 그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으리라.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대통령직을 버렸듯이 이제 자신을 버리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단순히 절망에 의한 자살도 아니고 원한에 의한 자살도 아니라는 것을 천명하기 위해
또박또박 생애의 마지막 글을 써 내려갔다.
아내에게 말한다. 미안해하지도 말고 원망도 하지 말아라.
나는 당신이 돈을 받음으로써 나의 명예를 더럽혔기 때문에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니다.
깨끗한 채 하더니 하찮은 파렴치범이라고 나를 조롱하고 있는데 대해 분하고 억울해서 죽음을 택한 것도 아니다.
당신은 나에게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그들을 원망할 필요도 없다.
그것 때문에 죽음을 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부엉이 바위 위에 섰다.
그는 허공을 향해 홀연히 자신의 몸을 던졌다.
순간 63년의 그 치열한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대한민국이여, 깨어나라.
순간 탐욕에 물들어 괴물이 되어 버린 이 한국사회를 이 저주의 주문에서 깨어나게 하소서.

한 삶의 위대성은 가까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위대한 삶은 범인이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보고 범인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는 모욕당하고 수난당하지만 그 모욕과 수난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다.
그렇다. 그의 산화(散華), 어쩌면 그의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노무현 그의 마지막 전략일 수도 있다.
그의 죽음을 통해 한국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깨어날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조문행렬, 장대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오열하는 그 민초들의 울음 속에서
나는 평범하지 않는 그의 마지막 전략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았다.
대한민국은 깨어나고 있다.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다.
또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된다.
위대한 삶과 죽음을 자살이라는 구차한 이름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
그 스스로 말했듯이 죽음 또한 삶의 한 표현이듯이 그의 죽음 또한 삶의 한 표현이다.
그의 죽음에는 어두운 구석이 없다.
그것은 절망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나에게는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리는 그의 모습에서 자살의 이미지 보다는 차라리 소신공양의 이미지가 보인다.
그의 죽음은 그의 63년 그 치열한 삶의 마지막 표현이다.

그러나 쏟아지는 눈물을 어쩔 수가 없다.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으로 얼마나 행복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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