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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북한?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련다
작성자 강현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1483 작성일 2009-06-08 00:36 조회수 1541
통일운동가 강희남 선생의 자결 소식은 충격 그 자체다. 어젯밤은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세우다시피 했다. ‘제 2 의 6 월항쟁으로 이명박정권’을 몰아내자’는 이 90 노인의 유언은 현재 한반도 주변에서 감도는 전쟁의 피비린내를 감지한 이 老 운동가의 통찰에서 비롯된 마지막 절규일 것이다.       북한은 멀지 않은 장래에 미-일의 체제전복책동으로부터 자신의 체제를 보위할 물리적 요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물리적 요건이란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와 ICBM을 말한다.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국가와 체제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오늘의 현실은 너무 슬프고 정상도 아니다. 아마 북한인민들은 국제사회의 따돌림 속에 굶어 죽는 동포를 곁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참혹한 서러움을 감내해 나가면서 그들 스스로 일궈낸 ‘쾌거’에 한편으론 안심하고 한편으론 자긍심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감회는 좀 다르다. 북미에 사는 해외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일단 축하하되 한편으론 착잡한 심경이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 중 절반가까이는 북한 문제를 접근하는 시각에 있어서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그들의 동북아전략을 토대로 마련한 매뉴얼을 그대로 따른다. 한심한 일이다. 그 매뉴얼의 전반부는 ‘독재체제의 인권유린으로부터 선량한 주민들을 구출한다’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체제를 자본주의적 구조로 바꾸어 나가는 정도에 따라 각각 그 정도에 걸 맞는 동냥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좀 솔직해 지자. 부시의 미국이건 오바마의 미국이건 대북정책의 기본전략은 한가지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팽창을 포위하고 견제하는 對 동북아 전략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 북한이 더 이상 ‘완충지대’로서의 걸림돌 역할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북한은 지금까지 중국과 미-일이 직접 마찰하는 것을 막아준 일종의 충돌완충구역 내지는 ‘peace maker’ 역할을 해 왔던 것인데, 최근에 자립적인 국가보위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군사적 기반을 마련해 냄으로서 스스로의 국제적 위상을 변수에서 상수로 바꾸어 놓았다. 북한의 이러한 위상변화는 동북아 지역의 균형력(power of balance,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 와는 다른 개념임)을 더 팽팽하게 해줌으로써 오히려 전쟁발발가능성을 낮추는 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자. 핵무기 보유가 바람직한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북한의 군사력이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군사적-외교적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것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있다.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고 그 다음이 일본이다. 내 말이 틀렸으면 왜 틀렸는지 합리적인 논거를 제시해 주기 바란다.   북한의 희망은 일관된 것이다. 미국의 위협과 공작으로부터 체제를 보위하고, 가능하면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선린우호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이다. 북한이 금융제재와 무역봉쇄 등으로 인한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필사적으로 매달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체제붕괴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체제붕괴란 단순히 김정일 정권의 붕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100 년 전통의 반제국주의 운동의 맥이 함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북한 전복음모는 선제공격에서부터 비군사적 저강도 전술에 이르게까지 집요하고 다양하다. 북한의 입장에서 이런 초강대국의 체제전복공작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이 있었을까?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전쟁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다. 6.25 당시 북한 전 지역에 대해 감행된 미 공군에 의한 융단폭격으로 괴멸적 피해를 입은 북한으로서는 당연히 이런 공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발발요인에 대한 논란과는 별도로 6.25 전쟁 당시 사상자의 대부분이 미군이 주도하는 유엔군 공군전력에 의해 북한 지역에서 발생했다. 약 60 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 사망자가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에 의한 무차별 공중사격과 융단폭격에 의해 발생했다. 당시 북한은 군사력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과 담판하고 협상할만한 물리력의 배후기반을 가지지 못했다. 그 때문에 당과 정부기관이 국경으로 후퇴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후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들에 의한 자국 민간인 살육행위를 저지할 수단이 없었다. 북한의 일당독재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첫째, 사회주의 국가에서 독재라는 개념은 그 의미의 유래와 가치가 자본주의사회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치의 다양성과 기회의 균등,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토대로 한 자유경쟁을 선호하는 ‘자유주의자’ 이지만 나의 가치관을 잣대 삼아 북한 일당체제의 정당성 여부를 평가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런 식의 평가는 올바른 것도 아니고 상대를 설득시키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사회주의 일당독재가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해방정국 당시 북한인민들의 절대적 합의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 지지와 합의가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남한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세했던 북한 지도부의 정통성과도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와이에서 독서와 산책으로 시간을 보내며 약간 지루해질 때마다 중국임시정부 안에서 권력투쟁이나 일삼던 자가 친일모리배들과 함께 이끄는 정권은, 동북항일연군과 팔로군 등에서 십 수년 이상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해 온 독립투사들로 이루어 진 당시 북한 지도부와는 애당초 그 윤리성과 정통성 면에서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일성만 하더라도10대 소년시절부터 당대의 원로지식인이었던 도산 안창호의 ‘실력배양론’을 면전에서 공개비판하며 논쟁을 벌일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다. 그가 이후 동북항일연군을 이끌며 관동군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건 우연한 일도 아니고 부정할 수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당과 정부조직의 감시와 탄압만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체제가 60 년 간이 넘게 버틸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다수 인민들의 자발적 지지가 아니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기가 어렵다.   둘째, 북한 내에 체제상의 문제가 존재한다면 그것 역시 북한 인민들의 자생적 노력과 합의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북한의 운명과 그들의 체제를 결정하는 ‘문제해결 주체’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아무리 북한혐오증에 걸린 사람일지라도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한의 체제 변화 중 우선순위 선정과 중요도의 차별적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 체제가 그 나름의 원칙과 규범을 벗어난 권력독점이나 인권유린 등의 부정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면 이런 문제들에 대한 가치판단과 변화노력 역시 우선적으로는 북한 인민들에 의해 수행되어야 하고 외부인들은 그들의 의사결정을 존중해 주는 태도를 바탕으로 충고든 행동이든 시작해야 한다. 그 이름 거명조차하기 지겹고 짜증나지만 지금 문제는 북한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다. PSI가입으로 쓸데없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더니 지금 이 국면에서 작전통제권환수 취소를 추진하겠단다. 군사작전권과 외교권 확보는 독립국의 양대 자격요건이다. 이 중 군사작전권을 이양하면 제대로 된 외교권마저 없어지는 것이다. 6.25 전쟁 발발 직후 작전통제권(당시는 작전지휘권)을 이양한 것과 지금 이명박 정권이 2012 년으로 예정돼 있는 작통권 환수를 취소하겠다는 것은 성격이 전혀 다른 문제다. 을사늑약에 버금가는 매국행위다. 이 판국에 고작 생각해 낸 것이 작통권 환수 취소라니, 어떻게 이런 집단이 정권을 장악하고 16 개월 가까이나 버틸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군통수권자가 작전통제권을 가지기 싫다면 그 이야기는 대통령 하기 싫다는 이야기인데, 말리는 사람 별로 없는 것 같으니까 빨리빨리 청와대에서 보따리 싸서 썩 나가주기 바란다. 더 이상 국민들과 해외동포들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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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  2009-06-13 15:27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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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모르겠지만 말은 삐뚤어졌네요.

강현  |  2009-06-14 14:0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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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글인데 댓글을 달아 주셨군요. 그래서 발견이 좀 늦었습니다. 내가 mike 님을 기억하는 것은 몇 주 전 조문국면 당시 퍼다 올리신 어느 목사의 설교요약 때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포도원 주인의 비유(마태복음 20 장)에 비유한 얼토당토않은 글 때문인데 그 때 아무 소리 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 글이 님의 글이 아니라 퍼 온 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자살에도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개중에는 정말 주변을 안타깝게 하는 사례가 있지요. 떨어진 성적을 비관해서 옥상에서 투신하는 어린 학생들의 사례가 그것인데, 그런 경우에도 그 어린 영혼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겪었을 최극단의 실존적 고통을 존중하며 적어도 당사자에게는 死後 다른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예절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통일운동가 강희남 선생 같은 분의 결단을 두고 자살=살인 운운하는 자살미수자 재활학교 선생님 같은 말로 훈계하려 해서는 안되고,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소아를 희생한 고귀한 밀알정신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당연하면서도 비범한 생각은 자신의 존재를 독립적이고 분리된 개체로서가 아니라 속한 공동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존재로 확신하고 있는 사상에서 나온 말 입니다. 보통사람들도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을 어떤 중대한 시기에 자기를 버리는 결단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아무나 못하는 일입니다.

을사늑약을 맺은 1905 년, 세 통의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민영환 선생을 비롯하여, 자기가 죽을 것을 분명히 예상하고 거사를 수행한 윤봉길, 안중근 열사도, 세조와 타협을 거부하고 죽음을 택한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 개 유성원 같은 선비들도 넓은 의미에서 이 범주에 속하는 분들입니다. 예수 역시 당연히 이 범주에 속하는 분이구요.

노무현 전 대통령-강희남 선생과, 다른 사람들을 구하려고 수류탄에 몸을 던진 강재구 소령이 다른 점은 그 결단이 장고의 결과이냐 순간적인 결단이냐의 차이일 뿐 입니다. 공통점은 세 사람 모두 소아와 대아를 구별할 줄 아는 사생관을 평소에 체화하고 있었기에 장고든 순간적인 결단이든 이런 희생이 가능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잘 이해가 안 가시는 듯 한 데, 이해가 안 갈 때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되겠지요.

그리고 이 글(북한?)에 대한 님의 댓글에 대해서인데, 대한민국 국민의 과반수가 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댓글을 다는 자세이지요. 포털사이트에 가면 님이 단 것과 같은 댓글을 얼마든지 볼 수가 있습니다. 독자들이 바라는 건 ‘왜’에 대한 설명이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선언’이 아니라 자기의견에 대한 성실한 설명입니다. 스스로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은 선언은 죄송하지만 제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bruceom  |  2009-06-30 02:1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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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하면 로그인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하게 만드는군요.
본 글의 생각이 옳던 그르던 관심 없읍니다만 논지를 보니 \"울고 싶은데 누가 때려 줬으면\"하는 느낌이 듭니다. 혹은 괜히 기분도 뭐한데 누군가 시비걸 x없나 일부러 냄새 풍긴다고나 할까.
똑똑한 듯 하지만 속이 좁은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의 생각이 아닐련지.......

강현  |  2009-06-30 22:2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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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대충 비슷한 말이긴 한데 아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포인트가 맞지 않구요.

이렇게 이야기합시다.

명료하게 말한다는 걸 ‘나는 똑똑하고 너는 바보다’ 하고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일단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어서 좋고, 그래서 또 쉽게 반박할 수 있으니 그 자체로 좋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면 아름다운 것 이겠지요. 글 내용에 쏠림현상이 있다는 건 상대에게 좀 쉽게 반론거리를 만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일종의 ‘비자의적 겸손’ 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여지를 만들어 준다는 거지요. 상대는 그 여지를 밟고 올라 섬으로써 이야기를 계속 할 수 있는 거구요.

글에 쏠림을 준 건 이 게시판에 열심히 북한-김정일 관련 글을 올리시는 분들과 ‘진지한’ 대화의 장을 열어보기 위한 일종의 자극이었는데, 엉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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