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글을 올린 걸 읽어보면서 생각나는 게 있어 글을 올리는데 원래는 길게 쓰는 스타일이 아닙니다요 쩝~~
이민 와서 만난 친구가 있지요. 20년 정도를 친구로 지내온 사이,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고 나도 그 친구 사업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별 도움이 되지는 못하지만. 강산이 두 번 바뀔만한 시간을 친구로 만나다 보니 서로 할 이야기 못 할 이야기 다 하게 되고 심지어 서울 가서 애인 만나 데이트 한 이야기도 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그 친구와 나는 정치적, 종교적 견해가 서로 정 반대입니다. 예를 들어 말한다면 친구는 박정희를 단군 이래 최고로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나는 만약 천국 지옥이 정말 있다면 지옥 가게 해달라고 떼를 써서라도 지옥에 갈 겁니다. 내 생각에 박정희 인지 다까키 마사오 인지도 지옥에 떨어졌을 게 분명하니 지옥에 가서 그 치사하고 야비한 자식 귀싸대기 한대 올려 붙일 생각입니다.
통일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데 친구는 미군이 북한 핵기지를 공격해 핵무기를 무력화 시킨 후 국군 지상병력이 밀고 올라가 백두산 상상봉에 태극기를 꽂는 통일을 생각합니다. 나는 남한 보다 북한이 좀더 정통성이 있다 생각해 북한 주도로 통일을 해서 친일파, 부일배를 처벌하고 죽은 자는 부관참시 하고 후손들이 갖고 있는 재산 몰수해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나눠주는 통일을 말합니다.
우리는 말다툼, 논쟁을 무지하게 많이도 했지요. 밥 먹으러 식당 갔다 접시 날라가고 식탁 뒤집어진 게 한 두 번이 아니거든요. 접시값 변상하고 주인에게 쫓겨납니다. “안 나가면 경찰 부르겠어.” 밥도 못 먹고 쫓겨나는데 서양사람들은 “저 불쌍한 동양인들…” 하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그 난리 피우는 원인이 정치, 종교적 문제 때문인데 그리곤 다음날 누가 먼저인지 전화를 해서 “이봐, 사무실로 커피 마시러 와.”
그런데 20여 년 동안 그 친구는 나의 좌파적 빨갱이 사상을 눈곱만치도 변화 시키지 못했고 나 역시 그 친구가 갖고 있는 수구적 사대주의 노예근성에 털끝만큼의 영향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논리가 정연하고 진리라고 해도 상대가 받아드릴 마음의 자세가 되 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