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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꼰대다! 세이노의 가르침 - 11
작성자 외노자     게시물번호 17096 작성일 2023-06-04 14:09 조회수 1858

이건 그냥 심심해서 끄적거린 정제되지 않은 글입니다. 바쁘신 분들께는 일독을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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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이 안 나와!"

 

메인 베드룸 욕실에서 샤워 하던 아내가 소리쳤다. 기계실에 내려가 물탱크를 살펴보니 열심히 도시가스를 태우며 물을 데우고 있는 중이었다. 항상 출근하기 전에 30분 이상 샤워를 하던 아들과 아내가 동시에 샤워를 하고 있었다. 이미 아들녀석이 더운물을 다 써버린 이후 였으니 지금은 미지근한 물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아내에게 상황을 얘기한 후 물탱크를 살펴보느라 더러워진 손을 씻기 위해 나도 욕실에 들어가서 손을 씻었다. 우리 집엔 세 식구가 있는데 욕실이 세 개다. 아들녀석만 샤워 시간을 짧게 가진다면 동시에 세 명이 샤워를 해도 된다.

 

내가 어릴 땐 세 가구가 마당에 있는 단 하나의 수도꼭지를 공유했다. 지금은 일인당 하나씩 화장실과 욕실이 있다. 장족의 발전이다.

 

복습 : 가난뱅이들의 행진! 세이노의 가르침 - 4

 

한지붕 세가족이 마당에서 양치질하고 세수했다. 샤워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그저 1, 2주에 한 번씩 대중목욕탕에 가는게 고작이었다. 겨울에는 솥에 물을 끓여서 찬물과 섞어 머리를 감았다. 한겨울 강추위 속에서 바깥에서 세수 하는게 고역이었다. 내 방을 가진 이후에는 연탄 가스 중독 사고 이후에 연탄보일러를 내 방에 설치했는데 외부 방바닥 밑부분의 밸브를 열면 더운 물이 졸졸 나왔다. PVC 파이프를 통과하며 방바닥을 뎁힌 그 물은 강렬한 플라스틱 냄새를 내 뿜었다. 그 물로 머리를 감은 나는 그 불쾌한 냄새를 풀풀 풍기고 다녔다.

 

지금 내 아들의 나이때 나는 그렇게 집에서는 샤워도 못하고 대충 마당에서 간단한 세수만 한 후 회사에 다녔고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하며 돌아다녔다. 내가 젊었을 때 내 맘대로 샤워를 못 했던 그 생활환경의 업보가 역으로 내 아들에게 나타나, 그 애는 매일 아침 30분 넘게 뜨거운 물을 뒤집어 쓰는 샤워를 하고 회사를 가나 보다.

 

원할 때 맘대로 샤워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결혼하고 신혼집을 구했을 때였다. 상가 건물 3층에 위치한 신혼집은 거실이 있고 방이 두 개였으며 욕실도 딸려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집 앞 바로 앞에 철공소가 있었다. 너무 시끄러워서 1년만 살고 이사를 가기로 했다. 배가 남산만해진 아내와 함께 집을 보러 다녔다.

 

양재동 서울 시민의 숲 뒤편에 서울시와 과천시 경계부분에 빌라를 구했다. 이번엔 방 3개짜리 전세였다. 공기도 좋고 전망도 좋고 조용해서 좋았다. 그곳에서 2년 넘게 살았다.

 

대학생 때 일요일 날 TV를 보노라면 '전원일기' 라던가 '한지붕 세가족' 같은 드라마를 하고는 했다. 나는 그런 드라마들을 보면서 그들처럼, 혹은 우리 세입자들처럼, 나도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할 걸로 막연히 생각했다. 그런데 그 예상보다는 엄청 호화로운 신혼생활을 했다. 그동안 내 월급을 관리하던 모친이 선뜻 신혼자금을 대준 덕분이다.

 

비록 마음대로 샤워도 못 하던, 수도꼭지 하나를 세 가족이 공유하는 환경이었지만 나는 불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절을 아주 좋은 기억으로 추억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내 아들이 갑자기 내가 자랐던 그 환경에서 살아가야만 한다면 그 애는 행복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요즘 세대는 단칸방은 아예 논외이고, 빌라도 기피하며,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이러한 기대수준이 최근의 만혼 혹은 비혼 현상의 원인이라고도 한다.

 

내가 여기서 '나때는 말이야…' 하며 우리 집에 세들었던 신혼부부나 나의 빌라 생활을 떠벌리면 영락없는 꼰대다. 그냥 생활환경이 높아졌으니 그렇게 인식이 변하는 것으로 이해할 뿐이다. 계속 내가 자랐던 환경을 내 아들 세대에게 강요한다면 뒤로 뒤로 계속 퇴보 하여 다시 원시 동굴 생활을 해도 불만을 말할 수 없게 된다.

 

나는 나의 시대를 살았고 지금 세대는 현대를 살아야지! 우리가 아무리 단칸방이나 빌라에서 살아왔다 해도 상수도도 없는 초가집 움막에서 살 수는 없었을 거다. 요즘 세대에게는 단칸방이나 빌라가 우리 세대가 바라보는 초가집 움막일 수도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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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도 젊을 때 가난한 시절이 있었다. 그는 그 때 차고를 빌려 방처럼 꾸미고 살았다. 그는 거기서 비참하게 살았다. '3분이상 잡담 할 거면 떠날 것' 이라는 말을 벽에 붙여 두고 친구가 오면 보여 줬다. 그리고 오로지 부자가 되기 위한 준비만 했다.

 

세이노는 말한다. 당신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자신처럼 살아라.

 

부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비결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집은 자신의 직장과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 통근 시간을 절약하고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비결은 돈을 최대한 절약하는 것이다. 직장 옆에 자신처럼 아무 집이나 최대한 싼 곳을 구해 들어가 살아라. 최대한 공부하고 공부하고 공부하며 저축하라. 현재의 행복은 사치일 뿐이다.

 

만약 결혼을 했다면 신혼살림 같은 것은 절대 사지 말아라. 각자 쓰고 있던 살림들을 모아서 살아야 한다. 침대? 사치일 뿐이다. 돈을 모으기 위해 가족과 친구와 기타 등등의 지인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당신이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여기저기 그 돈을 노리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세이노는 이들을 날파리라고 부른다. 가족 날파리, 친구 날파리, 기타 등등의 날파리를 조심하며 최대한 돈을 움켜쥐어라. 그리고 그동안 공부를 통해 쌓은 지식을 사용하여 몸값을 높이며 재테크를 해야 부자가 된다.

 

글쎄, 난 차마 남들에게 샤워도 맘대로 못 하던 시절의 '나처럼 살아라' 라는 말을 못 할 것 같은데, 세이노는 서슴치 않고 그런 말을 한다. 성공한 부자니까 말할 수 있는 자신감 이겠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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