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우울하고 슬픈 일들이 자주 일어났던 2009 년 여름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떡 돌릴 일만 남은 건지 어쩐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제 모든 것을 가슴속 깊이 묻되 눈에 힘 꽉 주고 어깨 쫙 펴고 활짝 웃으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남은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요새 한달 남짓 남은 여행을 앞두고 짬이 나는대로 여행지 학습과 디테일한 일정짜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자유여행이 실패하는 경우란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방하겠지요.
메사이 치앙쎈 골든트라이앵글 태국 북부 지역 일정은 가닥이 잡혔고, 오늘은 KR Pass를 예약했습니다.
KR Pass란 한국에서 외국인과 외국 영주 교민들만 사용할 수 있는 기차표인데 (미국의 암트랙과 개념이 비슷한) 한국 국내에서는 구입할 수 없고 반드시 입국 5 일전까지 Korail Web 이나 해외 여행사 등을 통해 구입해야 합니다.
http://info.korail.com/2007/eng/eng_index.jsp
화면 가운데 아래쪽에 Click Here KR Pass for Foreigners라고 메뉴가 있습니다.
3 일권 5 일권 7 일권… 등이 있는데 이 기간 동안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를 무제한으로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가격은 3 일권이 7 만 5900 원. 참고로 서울 부산 KTX 왕복요금은 일반실 기준으로 8 만이 넘습니다. 한번만 사용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마침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3 일 시간을 내서 봉하 부산 안동을 각각 따로 다녀와야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횡재에 가까운 프로그램입니다.
코레일 한글 사이트에만 들락거릴 때는 몰랐는데 며칠 전 한글이 깔려있지 않은 제 회사컴퓨터를 이용해 korail 을 쳤더니 KR Pass에 대한 정보가 가장 먼저 뜨더군요.
아무튼 약 70 불 정도를 내고 제가 이용할 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날은 아침 일찍 출발하는 마산 행 새마을호를 타고 진영으로 가서 57 번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봉하마을에 갔다가 밀양에서 KTX 편으로 서울로 올라옵니다. (통영 욕지도 옥녀봉 등반은 취소했습니다)
둘째 날은 아침에 다시 서울역에 나가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일을 보고 저녁 KTX로 다시 서울로 올라옵니다.
셋째 날은 청량리 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안동에 내려가 병산서원과 영주 부석사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여기는 볼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한 번 가 보고 싶어서요.
아무튼 이 세 군데 모두 다녀오는데 8 만 원도 안 든다니 믿어지지가 않는군요.
주말이나 연휴에는 KTX를 제외한 기차에 입석 손님들이 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번거롭다고 생각되면 특실을 타면 됩니다. 특실을 탈 경우 따로 낼 요금은 특실-일반실 잔액의 50 %. 많아야 2~3 천 원 정도 될 겁니다.
이용자격 조건은 이렇습니다. 반드시 외국 여권 소지자나 한국 PR 여권(영주권자용 거주여권) 소지자여야 하고 입국 5 일전까지 해외에서 결제한 뒤 받은 e-ticket을 가지고 전국 각 기차역에서 validation을 받으면 됩니다. Validation을 받을 땐 반드시 예약할 때 번호를 입력한 여권과 그때 사용한 신용카드를 역 직원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외국 국적자라 하더라도 한국에 6 개월 이상 장기체류하고 있는 사람은 KR Pass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군요.
요건이 되는 알버타 교민 여러분은 앞으로 한국 방문할 때마다 이 패스를 하나 씩 구입해 가시면 아주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