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나와서 죄송합니다만, 눈 땜에 밖엔 못나가고 제가 컴퓨터 앞에서 책보다가 간섭 좀 하겠습니다. 님께서 알고 계신 김민식님은 호가 청야이신 분이십니다. 한 때 박홍 초청 사건으로 저와 말씀을 나눴던 본입니다. 그러니까 씨엔드림 발행인과 다른 분이시죠. 님은 그러니까 여기에 나와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없습니다. 사과하세요.
동명이인을 확인도 안하고 마구잡이로 짐작하면 안됩니다. 통일교 본부와 역사 연구소, 그리고 선문대학교에 여러 번 가봤는데, 인상적인 것은 그들은 철저히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놀란 것은 문선명 목사의 설교나 연설을 양장본으로 거의 300 권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자료 보관에 모범이 된 종교입니다. 그리고 통일교를 이단이라고 비판한 신문이나 이단 비판 자료 목록을 이들은 모두 목록으로 정리해서 후대 사람들이 연구하도록 해 두고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 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맞습니다. 통일교는 엄청난 논란을 일으킨 종교이며, 개신교에서 가장 극렬하게 공격한 신종교입니다. 통일교에 대해서 한마디만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 통일교 동조자란 낙인이 찍히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통일교에 대해서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신종교 연구에서 통일교를 빼면 한국에서나 구라파에서나 앙꼬없는 찐빵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도 통일교 이단 사업이 번창하지만, 종교사회학에서는 가장 중심적인 연구를 하고 있으며, 통일교를 통해서 엄청난 종교 사회학 이론이 도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신앙촌 역시 어쩌면 한국 개신교의 암울한 뒷면입니다. 신앙촌을 어렵사리 답사하며, 또 아직도 박태선 교주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신앙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갖지 못한 한국 보수 근본주의의 잔해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는 것을 목도 할 수 있었습니다.
만민교회든, 통일교회든, 신앙촌이든 그리고 한국 대다수의 보수 근본주의 교회의 문제점은 성서를 문자적으로 믿고 성서에 대한 비판적 거리, 교역자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갖지 못하고 맹신하는데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다양한 종파가 나온 것은 다름아닌 한국 보수복음주의의 토양속에서입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신학운동 교회개혁 교회의 민주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이런 운동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이란성 쌍생아들을 비판만 해대니 교회 개혁이 일어날 수가 없죠. 이단과 정통만 가르면 다된다는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 있는 이상, 한국 교회의 미래는 암물합니다. 적어도 한국에 온 선교사들, 그들은 보수 근본주의적이었지만, 요즘같이 천박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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