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교포 간첩단 사건이 발표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이 캐나다 시골 아저씨들 말다툼 뒤치다꺼리나 하고 있어도 될 만큼 한반도 정세가 한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아이디 사용을 금지 당한 분들을 대신해 대한민국 걱정을 하러 나왔습니다. 오늘 우연한 기회에 해외자료를 검토하다 북한군 전력에 관한 군사전문가들의 글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인용해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약간의 제 의견을 첨부합니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BBC 와의 회견 중에 느닷없이 ‘연내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어제는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일부를 아프칸으로 차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두 사건은 별개의 사건 같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명백한 대북유화제스처라는 것 인데, 문제는 이 유화제스처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기에 나왔다는 것 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달 말에 북한군의 대대적인 해안포사격 훈련이 있었습니다. 이 훈련의 목적을 북한측의 표현을 빌어 요약하자면, ‘미국 군부가 제7함대를 앞세워 올 봄에 실시할 ‘가상북침전쟁연습’인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앞서 이를 중단시키려는 압박용 대응군사행동’이었습니다.
왜 북한의 대규모 군사훈련 뒤에 대북유화정책이 잇달아 쏟아져 나오고 있는지 정확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스토리 전개가 좀 석연치 않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27일, 북한군이 서해상에서 대규모 포사격을 한 후, 국방부는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날아오는 포탄을 레이더로 포착,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부대에서 교전규칙에 따라 발칸포 100여 발로 경고사격을 했다”
그런데 국내언론들은 자세히 보도하지 않았지만 그 발표는 곧 거짓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횡설수설에 가까운 대응 스토리를 토대로 사건을 추리해 보면, 첫째 국방부와 합참본부는 북한군의 포사격에 대한 사전정보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둘째 포사격 당시에도 북한군이 무엇을 몇 발 쏘았는지조차 몰랐던 것 같습니다. “비행포탄을 전투기로 오인하고 경고사격을 했다” 는 조선일보 보도 역시 이 같은 추리를 뒷받침하는데,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백령도 주재 해병 제 6 여단은 적의 포탄사격에 기준한 교전규칙에 따라 경고사격을 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전투기로 오인한 데 따른 오발사고를 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군 시절 FTA 작전계를 역임한 바 있는 clipboard 님의 통밥이니까 꼭 맞지는 않더라도 군이 대응을 제대로 못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놀라운 것은 북한군의 도발적인 대규모 포사격에도 불구하고 남한 측의 반응이 처음에는 강경했다가 급작스럽게 온건하게 변하더니 이미 계획이 수립돼 있던 언평도에서의 지상포 훈련계획까지 취소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오늘 새로 알게 된 사실은 북한은 현재 4 개 군단에 배치된 야전군 포병부대 외에도 10 개 에 달하는 독립포병 여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확인된 사정거리 65 km 에 달하는 방사포 포탄의 탄착점이 목표지점과 정확히 일치해 미국이 몹시 긴장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우선 미국은 개전과 동시에 작렬할 북한군의 온갖 포사격과 미사일의 1 차 집중 타격목표가 남한과 일본 내 미군기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선 북한 포병의 화력과 탄착정확도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번에 북한 포병의 위력을 실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발발시 북한군의 1 차 집중 타격목표가 미군이라는 점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 데 남한의 우익이 주적을 북한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주적을 남한이 아닌 미국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1953 년 7 월 27 일 조인된 정전협정의 서명주체가 북한과 UN(미국)이기 때문입니다. 1998 년 망명한 황장엽은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은 일본에 대한 핵공격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의 개입의지를 꺾을 것이다"라고 중언 한 바 있습니다)
2006 년 7 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에서 헤즈볼라는 이란으로부터 넘겨받은 방사포로 이스라엘을 공격해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결국 이스라엘이 굴욕적인 종전을 할 수 밖에 만들었는데 바로 그 방사포가 바로 북한의 기술로 만든 사거리 105 km짜리 방사포입니다.
한 군사전문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군이 전파차단 화학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미국군 기지 상공으로 집중발사하여 통신위성, 항법위성, 정찰위성이 지상으로 보내는 송신전파를 차단하면, 첨단전자장비를 자랑하던 미국군 지휘소는 ‘먹통’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군사전문가는 미국 상원 보고서를 인용해 다음과 같은 기고문을 올렸습니다.
“2005년 3월 8일 프라이 박사는 미국 상원에서 EMP 무기의 개발 현황을 보고했다. EMP는 적국의 높은 상공에서 핵무기를 터뜨려 거기서 나오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전자 무선 통신 체제를 마비시킨다. 프라이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각종 언어로 된 과학지를 분석한 결과 EMP 무기에 대한 지식을 보유한 나라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이집트, 대만, 스웨덴, 쿠바, 인도, 파키스탄,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라고 밝혔다.”
어제 신문에 일제히 보도된 내용이지만 미국의 4 개년 국방검토보고서(QDR)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분석결과와는 전혀 상반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분석결과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10 년 안에 경량화된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도시들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리라는 것이고, 그것과 상반된 정책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 년 4 월 17 일 한국에 전작권을 넘겨주고 주한미군을 전진배치 개념에서 주둔개념으로 바꾸어 여차하면 모두 철수할 수도 있는 시스템으로 변경하겠다는 것 입니다. (4 월 17 일은 외우기가 쉬운데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이 미군사령관에게 넘겨진 날이 7 월 14 일 (대전협정 1950 년)이기 때문이죠)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보다도 미국을 더 당황하게 만든 건 북한의 지상군 포병전력이 그토록 강력하다는 새로운 확인일 것 입니다. 적 지상군 포병전력이야말로 동아시아 주둔 자국군대에 현실적이고도 직접적인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두려워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되돌리게 하는 북한의 군사력, 솔직히 나는 더 두렵습니다.
추신: 어제 이 사이트를 방문하신 것 같은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공무원 여러분. 보시다시피 해외교포들은 이렇게 공부하고 토론하며 조국의 안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본연의 임무로 복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아실지 모르지만 나는 매년 한 번씩 한국에 가니 볼 일 있으면 그 때 보구요. 아, 그리고 이 사이트에서 김일성 장군님이라는 표현을 한 분이 있긴 있는데…… 뭐 신해철 씨도 무혐의로 풀려났는데 그 분도 한 번 봐 주세요. 평소에는 억수로 멋진 사람인데 그날은 아마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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