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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편지
작성자 봄이좋아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2516 작성일 2010-04-02 20:16 조회수 1265
   보고 싶은 친구에게.
  오늘도 내 생애의 중요한 하루가 펼쳐졌디.
오늘 하루만큼 성장한 나의 모습이 어느 쯤인가를 저울질 해 본다.
한 송이의 꽃이 되기 위해서 아직도 얼마만한 수련과 인고가 필요할 지 모르겠다.
봄이 너무나 만발하고 있다. 나의 봄을 간직하고 다듬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계절은 너무 정직 하고 있다. 교정에 핀 목련화의 청초와 담백과 애상이 나를 무척 기쁘게 해 주었다.  
수양버들의 파릇한 새 마음이 너무 부럽다.

어딘가 멀리로 달리고 싶다.
어느 시인은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한 구절이 떠 오른다.
잔인한 사월이다.   그러나 나는 잔인하고 싶지 않다.  눈물은 싫다.  그 것을 사랑할 수는 있어도 결코 즐길 것은 못 되는 속성을 나는 알고 있다.
우선 나에게 성실을 강요하고 싶다.  후회 없는 나날이 되어 질 것을 나는 다짐한다.
그래서 내 일은 오늘 보다 더 품위 있고 아름다운 여성이 되고 싶다.
문득 창 밖을 바라 보면 봄이 너무나 아름답다.  

                                          
                                                1979년  4월

              
   유난히도 칭얼대던 딸아이가 어느새 어른이 되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내겐 그저 아기일 뿐인데 말이죠.
엄마가 아닌 친구로써 다가서고 싶어 30년이 훌쩍 넘은 지난날의 나의 일기를 읽어 봅니다.
한창 감수성 많고 예민했던 고등학교 시절 일기를…
정말 유치하지만 그 때의 나도 봄을 맞는 힘겨움처럼 많이 방황 했었나봐요…….

                                          켈거리에서 사는 조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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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0-04-06 12:13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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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20대 중반 어느날 이맘때입니다.
엄마가 마당에 나무 옮겨 심으라해서 나무 옮겨 심고 있는데 \"우리 아들 수고한다\"면서 커피를 타와 엄마와 같이 마당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방안에서 여동생이 서툰 솜씨로 피아노를 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슈베르트의 \'밤과꿈\'
문득 20대의 4월의 어느날이 생각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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