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원격의료 등 의료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
“사실상 영리병원 허용하는 병원경영지원사업 반대”
이철영 기자 paris177@medifonews.com
등록일: 2010-04-08 오전 9:33:45
보건노조는 지난 6일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6일 통과된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에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확대(병원경영지원사업 포함), 의료법인 합병절차 마련 등을 담고 있다. 국무회의를 통고한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 의결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8일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의료기관의 수익 추구는 기승을 부리고 의료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보건노조는 “보건복지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의료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미명하에 의료민영화 독소조항으로 구성된 의료법 개정을 시도하며 그야말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보건노조는 의료인-환자간 원격의료 허용 등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이 담겨있는 세가지 내용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노조는 “의료인-의료인간의 원격의료에서 의료인-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원격의료 허용은 단순히 원격의료 주체 변화가 아닌 대형재벌병원 위주로 의료공급체계를 전환하려는 시도”라며 “이는 통신업체와 연계한 병원경영지원회사 등장과 재벌병원들이 병원경영지원회사를 통해 의료를 독과점화 한다는 시나리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의료인-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으로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료사고 문제 등 원격의료가 가져올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대책마련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건노조는 “사실상 의료민영화의 완성판으로 보이는 원격의료를 서두르는 것은 환자의 입장보다 대형재벌병원의 이윤창출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건노조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범위가 급기야 병원경영지원사업까지 확대되는 것도 문제삼았다.
보건노조는 “병원경영지원사업(MSO)은 의료행위와 관계없는 병원경영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의료분야에서 병원경영지원사업 허용은 단순히 경영지원의 문제가 아닌 영리병원의 우회로가 된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즉, 무분별한 부대사업 허용은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의료업 본연의 임무보다 환자들을 상대로 ‘돈벌이’ 장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비영리인 의료법인의 설립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보건노조는 의료법인 인수합병을 허용한다는 것은 의료법인을 사회적 자산이 아닌 사적 소유물로 간주하고 의료법인의 공공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노조는 “의료법인의 합병을 허용하게 되면, 대형의료자본이 주변의 중소병원을 인수 합병해 특정지역에서 독점적 위치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특히 지방 중소병원들의 경우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릴 것이며 수도권 중심으로 대형재벌병원만 생존하고 의료전달체계는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법 개정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법 개정을 비롯한 각종 의료민영화 악법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국민들과 연대해 의료법 개악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노조는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 면담 등 대국회 투쟁,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의료법 등 의료민영화의 문제점을 알려 전국민적인 반대 여론 조성 등 의료민영화 악법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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