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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ouble dip please!!! |
작성자 어진이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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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280 |
작성일 2008-02-19 15:08 |
조회수 15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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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ouble dip please!!!
저는 Canadian 친구들을 한국 식당에 데리고 갈 때 좀 난처할 때가 있습니다. 반찬이나 “Service” 라고 하면서 주는 음식을 자기 먹던 젓가락으로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식탁에 앉은 사람들이 함께 먹어야 하는 음식인데 “Serving spoon 이나 Fork”가 없습니다. 자기가 먹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Canadian들 중에는 그 것을 질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먹던 숫갈이나 젓가락으로 함께 먹는 음식을 집어 먹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래 전에 그 것에 대한 글을 써서 어떤 게시판에다 올렸더니, 어떤 분들이 저를 “매국노(?)” 취급을 해서 아주 당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부끄러워 하는 사람이라느니, 또는 한국사람으로서의 긍지가 없는 사람이라느니 하면서 몰아세웠습니다. 솔직이 할말이 잊었습니다. 다투기도 싫고 해서 댓글을 못 본척 했더니 나중엔 제풀에 주저 앉더군요.
하기사 제가 어렸을 적에는 항상 열명 이상이 한 상에 둘러앉아 반찬을 나누어 먹었고, 커다란 냄비 하나에 끓인 김치찌개를 여럿이 나누어 먹었어도 이렇게 모두 잘 자랐으니 그게 뭐 잘 못된 것이냐고 한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어떤 분은 “그럼 한국음식을 먹지 말라고 해!!!”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 곳에서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가 가본 식당에는 한국식당만 빼놓고 모두 “Serving spoon 이나 Fork”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Serving spoon 이나 Fork”를 가지고 접시에서 음식을 자기 접시에 옮기지, 절대로 자기가 먹던 Fork을 가지고 음식을 떠 옮기는 사람들을 못 봤습니다.
몇 달 전에 한국 식품점에 Shopping을 하러 갔다가 여점원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듣게 됐습니다.
“야유~ 그 년 한 대 때릴려다가 꾸~욱 참았어요. 언니!”
“왜?”
“언니는 못 봤어?”
“뭘?”
“그 년이 우리가 먹던 숫가락으로 김치찌개를 냄비에서 떠 먹는다고 안 먹드라구!”
“그랬어?”
“그러~엄! 꼴에 연변서 온 주제에 깔끔을 떨긴!!!”
“연변에 사는 중국 동포들은 안 그려는 모양이지?”
“알게나 뭐야! 그년은 주는 것 없이 밉더라!”
“………”
“안 먹으면 저 손해지 뭐! 오늘 저녁 김치찌개 맛 끝내 줬는데, 그 년 때문에 입맛 다 버렸어!”
아마 일하는 직원들에게 식품점 주인이 저녁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두 여점원의 이야기를 듣으면서 마음이 착찹했습니다. “싫으면 안 먹으면 될거 아냐?” “싫으면 한국식당에 안 가면 될거 아냐!”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한국음식 만큼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 어디 있습니까? 그 것은 저의 둘째 며누리가 누누이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기사 어떤 식당에서는 열가지 이상 나오는 반찬을 각 사람에게 모두 따로 따로 담아 주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고, 조급씩 나오는 반찬 종지에 모두 Serving 젓가락을 놓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좀 고민스럽네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올해 Toronto에서 하는 Home Show에 갔었습니다. 행사장 한 쪽에 Sauce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에서 자기네가 만든 여러가지 Sauce를 그릇에다 쭉 담아 놓고 시식을 하게 하면서 선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Sauce 그릇 옆에는 각가지 Chips를 준비해 놓고 Chip을 Sauce에 찍어서 맛을 보게 했습니다. 그런데 Sauce 그릇 옆에다가 종이로 작은 팻말을 만들어서 놓았는데 거기에는 “No double dip please!” 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그 팻말을 보는 순간 “에고~ 한국사람들이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 앞섰습니다.
한국사람들의 음식문화는 온통 “Double Dip” 입니다. 우리들은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아무 불편이나 이상한 게 없습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에게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해가 안 됩니다. 제가 한국 식탁에서 일어나는 “Double Dip”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자기가 먹던 젓가락으로 함께 먹는 반찬을 집어 먹는 것.
자기가 먹던 숫가락으로 함께 먹는 찌개를 떠 먹는 것.
자기가 마시던 술잔을 상대방에게 주고 술을 딸아 주는 것.
국자로 찌개나 국 국물을 떠서 맛을 보고 같은 국자로 떠서 주는 것.
Buffet식 음식상에서 두번째로 먹을 때 먹던 젓가락으로 음식을 접시에 담는 것 (제일 첫번에 음식을 자기 젓가락으로 담는 것은 그런대로 용서(?)됨. 왜냐하면 한번도 자기 입에 닿지 않은 젓가락이기 때문. 그러나 음식이 맛이 있는지 없는지 먼저 한번 집어서 맛을 보고 나서 그 젓가락으로 음식을 담으면 Double Dip!)
“야~ 이거 맛있다~! 너도 맛봐!” 하면서 자기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서 친구에게 주는 것.
“아~! 배불러서 더 못 먹겠다. 내밥 좀 먹을래?” 하면서 자기 숫가락으로 밥을 떠서 친구에게 주는 것.
얼마 전에 한국 신문에서 읽은 기사에 “Double Dip”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포장마차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묵꼬치를 너도 나도 함께 같은 간장 그릇에서 찍어 먹는데, 이것을 못하게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선진국 대열에 당당(?)하게 낀 한국의 음식문화을 고칠 때가 됐다는 것입니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들이 평소에 전혀 불편함이 없이 해 오던 것들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안됩니다. 집에서 부부끼리, 한 가족끼리는 흉허물이 없으니까, 괜찮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과 함께하는 결혼 피료연이나, 회사 회식 자리에서는 좀 곤란합니다.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제일 실수 하기 쉬운 것은 정식 식사를 하기 전에 상에다 여러가지 Chips를 놓고 옆에 Sauce를 놓아둡니다. Chip을 Sauce에 찍어서 먹을 때, Chip을 한입에 다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Chip이 너무 커서 한번 입으로 짤라 먹고, 나머지를 다시 Sauce에 찍으면 Double dip이 됩니다. Chip이 너무 클 때는 먼저 Chip을 반으로 짤라서 Sauce에 찍어 두번에 먹어야 합니다. 빵도 마찬가지 입니다. 작게 조각을 떼어서 찍어 먹어야 합니다. 일단 자기 입에 닿았던 어떤 것(음식, 숫가락, 젓가락, 칼,fork 등등)도 다같이 함께 먹는 음식에 닿는 것은 금물입니다! 좀 빡빡한 것 같지요? 그런데 어쩝니까? 우리가 Canada에서 살고 있는데!
여러 사람이 둘러 앉는 둥근상에 앉으면 큰 접시, 작은 접시, 물잔, wine잔, coffee잔, 칼, 숫가락(큰 것, 작은 것), fork (큰 것 작은 것) 정신이 없습니다. 어떤 것이 내 것인지 분간이 안 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좌빵 우물”이라고요. 빵과 butter를 담는 작은 접시는 왼쪽이 있는 것이 내 것이고, 물잔은 오른 쪽에 있는 것이 내 것이랍니다. 실수해서 내가 잘못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이 남의 것은 쓰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잘 모를 때는 한발 늦게 가면서 눈치를 봤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생긴대로 살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사나?” 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우리들이 평소에 해 왔던 일들이 이곳 사람들에게 누가 된다면 고쳤야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잘 모릅니다. 계속 배우면서 삽니다. “주위 사람들의 눈쌀을 찌프리게는 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면서 애쓰고 있습니다. Canadian들의 음식문화에서 “Double Dip”은 우리들이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 놓았습니다. 혹시 제글에 불만이나 찬성 못하실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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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팀
| 2008-02-19 15:31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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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본 글을 CN드림 신문에 싣고자 합니다. 허락해 주시겠죠? 운영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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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이
| 2008-02-19 18:51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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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요! 제가 CN드림과 3년+의 인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ㅎㅎㅎ 앞으로는 저에게 물어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이곳 게시판에 올리는 글을 CN드림에 실으신다면 제게는 영광이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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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음식문화 생활문화가 틀린데.. 저 외국생활 20년했지만 물론 캐나다에 있을땐 더블 딥을 조심하지만 한국가면 친구끼리 찌게나눠먹고 술잔 나누고하는게 오히려 더 정이가지 않나 싶은데요.. 외국음식은 외국음식답게 한국은 한국음식답게 먹는게 더 맛이 있을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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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08-02-19 21:11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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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이님, 글 감사합니다. 저도 어진이 님처럼 이런 비슷한 글을 쓸려다가 무차별 폭격 받을까 겁이 나서 감히 쓰지 못했습니다. 타지 문화를 존중한다는 인류학자들도 책에는 안 쓰지만 개인적으로 가십거리로 현지에서 경험한 문화의 특이함에 대해서 말을 많이 합니다. 저도 마찬 가지구요.
혹시 제가 틀린지 모르겠지만 서구 사회에서 지키면 좀 편한 것, 몇 가지 적어 보겠습니다.
①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할 때, 포크는 오른 손에 들 수 있지만, 나이프는 반드시 오른손에만 들어라 왼손에 들지 말고 반드시 오른 손으로만 사용해라.
② 차나 커피 마실 때 후루룩 소리를 내지 마라.
한국 사람들 10명의 9명은 소리를 내는데 한국 사람끼리는 괜찮지만, 서양인과 함께 할 때 좌중이 들릴 정도로 후루룩 하고 마시면 민망해집니다. 그 사람들한테 한국의 고유문화를 이해하라고 할 정도로 여유가 없습니다.
③ 먹거리를 입에 넣고 씹을 때, 입술을 닫은 체로 씹어라. 그렇지 않으면 쩝쩝거리게 된다.
④ 음식을 돌릴 때, 내가 집어 올 수 있는 것이라도 식탁을 반으로 갈라 내 영역을 벗어난 것이면 반드시 상대방한테 패스해 달라고 부탁해라. 한국 사람들은 괜스리 상대방한테 부탁하면 예의가 아닌 것으로 생각한테, 말도 없이 일어서서 상대방에 놓여 있는 음식을 썩 가져오면 실례가 됩니다.
이 정도만 지켜도 식사 초대 받았을 때 별 문제 없을 것입니다.
문화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나름의 고유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쉽게 조심할 수 있는 것으로 상대방의 호응을 얻는 것이라면, 이들의 문화를 좀 따라주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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