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는 불교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이 별로 없나봅니다? 지난 번에 불교가 잘되어야 한국이 잘된다는 글을 올려 봉은사 명진스님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는데, 아무런 답글이 없어서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저는 한국 불교에 대해서 수강도 좀 하고 책도 쬐끔 보았지만, 한국 불교의 조직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질 못했습니다. 한국 불교하면 비구불교인 조계종일 것입니다. 대처승계인 태고종과 다른 종단은 규모로 봐서 미비하구요. 혹시 제가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아시는 분께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봉은사는 기독교인들이 땅밟기로 유명해졌지만, 명진스님 땜에 더 유명해졌습니다. 현 정권에 대립각을 세워 쓴소리 바른소리 잘하신 분이구요. 그런데 교회 목사의 경우 교역을 잘하면 장기간 한 교회에서 교역을 할 것인데, 임기 4년으로 2006년 11월 부임해서 올해 말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근본이유는 조계종의 봉은사 직영으로 인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http://www.ibulgyo.com/archive2007/201002/201002031265192176.asp
현재 조계종은 군종교구 (군대), 선학원, 대각회 등 특수 교구뿐 아니라 주요 25교구로 되어 있고, 각 교구마다 말사를 두고 있습니다. 본말이 전도된다는 말도 이판사판이란 말처럼 불교에서 나왔구요. 교구라고 불려지는 교구는 대개 적게는 20개 많게는 백여개의 말사가 있구요. 제 1교구는 특징적으로 “직할교구”로 불리며, 총 409개의 말사로 되어 있군요. 엄청나게 크군요. 이 직할교구의 본사가 바로는 조계사이며, 조계종의 권력의 중심인 총무원장이 관리를 합니다.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1555
그런데 다른 인터넷 검색으론 이런 말이 나오는군요.
“직영사찰과 특별분담금사찰은 1994년 조계종단개혁 과정에서 선정된 것으로 현재 직영사찰은 조계사,선본사,보문사 등 3개다. 특별분담금사찰은 도선사,봉은사,연주암,석굴암,낙산사,봉정암,내장사,보리암 등 8개로,신도수가 많은 대형사찰이거나 특별한 영험과 경관을 자랑하는 기도도량이 대부분이다.”
이 맥락을 따른다면 봉은사가 조계종의 특별분담금 사찰이었는데, 이 번에 직영사찰로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 동안에 봉은사는 특별분담금 사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 1교구인 “직할교구” 소속이었다가 조계종의 직영사찰로 들어가는 것같습니다. 물론 직할교구의 본사가 총무원장이 지키고 있는 조계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봉은사가 직할사찰의 말사로서 명진스님이 파견되어 봉은사의 주지가 되었는데, 직영사찰이 되면 조계종의 총무원장이 그 사찰의 당연직 주지가 되고, 총무원장이 임명하는 스님이 사찰의 재산관리인이 된다고 합니다. 문제의 발단은 한 때 친한 사이었던 총무 원장인 자승과 그 보다 4살 위인 명진의 갈등에서 온 것같습니다. 한 때 자승이 명진보고 총무원장 선거에 도와 달라고도 했더군요. 그런데 결국은 친여당 인사인 총무원장 자승에게 개혁적인 명진이 배반을 당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찰 회계를 투명하게 하고 정치적으로 개혁적인 명진이 자승은 별로 좋아하질 않은 것같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안상수와 맞선 명진을 자승을 달가워하지 않은 것같구요.
http://iton.tistory.com/entry/%EB%B0%B0%EB%B0%98%EC%9D%98-%EB%94%9C%EB%A0%88%EB%A7%88-%EC%9E%90%EC%8A%B9-%EC%B4%9D%EB%AC%B4%EC%9B%90%EC%9E%A5%EA%B3%BC-%EB%AA%85%EC%A7%84%EC%8A%A4%EB%8B%98
이에 자승 총무원장 측은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지정하기로 결정하자, 여기에 대해서 명진스님이 강한 반발을 했구요.
이 과정에서 특히 흥미있는 사실은 아직도 대부분의 조계종에서 사찰의 수입이 제대로 회계되지 않은데 비해, 명진스님의 경우 봉은사의 회계를 투명하게 하셨습니다. 봉은사는 이판승(수행승) 명진스님 부임 후 “등록신도가 20만명으로 늘었고,취임당시 80억원대였던 예산규모는 2010년 13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런 큰 사찰 (보니까 재정적으로 조계종의 사찰 중에서 1,2위의 수위에 들 듯 합니다.) 이 회계를 투명하게 하므로써 오는 파장을 두려워 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321800042
그 내막이야 알 수 없지만, 이제 조계종의 모든 사찰도 투명하게 하고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사찰의 분포가 주로 지방이나 시골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경상도에 압도적으로 사찰이 많군요. 기독교가 경상도에서 가장 취약한데, 경상도민의 정치적 보수성도 이런 종교적 분포와 상관성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불교의 조직 구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방외인에 불과하지만, 명진스님 같은 개혁적이고 진취적이고 도심불교 지도자를 종단에서 내치면 앞으로 불교의 앞날은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성철 스님처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라는 탈정치적 수행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명진스님처럼 세상 속에서 불교를 개혁하는 운동이 불교계에 확산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불교 종단의 싸움이나 조계종의 내부분규는 불교내적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조선시대의 불교 박해와 일제의 일본불교화 정책, 그리고 기독교계 대통령들의 반불교 정책의 결과로 온 진통의 역사적 결과이겠지만, 불교 내의 민주화가 여전히 시급하고 학문적 활성화도 필요한 것같습니다.
불교불교개혁운동사에 대해서는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324
불교가 이명박 정권의 친기독교 편향성에도 불구하고 그 때 그 때 타협하는 것을 보면 불교도들의 집중력이 그만큼 떨어지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매주일 만나 예배를 드리지만 불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갤럽조사에서도 불교도들의 이른바 사찰 출석비율이 개신교에 현저히 줄어듭니다. 이것은 그 만큼 불교도의 집단 정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깁니다. 한편으로는 불교도에 대한 교육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집단 정체성이 약하고 또 선교의 열의가 적고 또 불교 교리 자체가 개종보다는 깨달음의 원리를 불자들에게 맡겨서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거의 2천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가 아직도 한국인들에게 종교적 자양분을 제공해 주고, 또 사회에 훌륭한 목탁을 두드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입니다.
* 참고로 한국 불교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는 [불교평론] 웹싸이트가 좋습니다.
http://www.budreview.com
알지도 못하면서 쓴 글 죄송하고 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합장. 아프리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