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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가 잘 되어야 한국이 산다 2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3322 작성일 2010-11-16 01:04 조회수 2296
캘거리는 불교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이 별로 없나봅니다? 지난 번에 불교가 잘되어야 한국이 잘된다는 글을 올려 봉은사 명진스님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는데, 아무런 답글이 없어서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저는 한국 불교에 대해서 수강도 좀 하고 책도 쬐끔 보았지만, 한국 불교의 조직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질 못했습니다. 한국 불교하면 비구불교인 조계종일 것입니다. 대처승계인 태고종과 다른 종단은 규모로 봐서 미비하구요. 혹시 제가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아시는 분께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봉은사는 기독교인들이 땅밟기로 유명해졌지만, 명진스님 땜에 더 유명해졌습니다. 현 정권에 대립각을 세워 쓴소리 바른소리 잘하신 분이구요. 그런데 교회 목사의 경우 교역을 잘하면 장기간 한 교회에서 교역을 할 것인데, 임기 4년으로 2006년 11월 부임해서 올해 말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근본이유는 조계종의 봉은사 직영으로 인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http://www.ibulgyo.com/archive2007/201002/201002031265192176.asp
현재 조계종은 군종교구 (군대), 선학원, 대각회 등 특수 교구뿐 아니라 주요 25교구로 되어 있고, 각 교구마다 말사를 두고 있습니다. 본말이 전도된다는 말도 이판사판이란 말처럼 불교에서 나왔구요. 교구라고 불려지는 교구는 대개 적게는 20개 많게는 백여개의 말사가 있구요. 제 1교구는 특징적으로 “직할교구”로 불리며, 총 409개의 말사로 되어 있군요. 엄청나게 크군요. 이 직할교구의 본사가 바로는 조계사이며, 조계종의 권력의 중심인 총무원장이 관리를 합니다.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1555

그런데 다른 인터넷 검색으론  이런 말이 나오는군요.
“직영사찰과 특별분담금사찰은 1994년 조계종단개혁 과정에서 선정된 것으로 현재 직영사찰은 조계사,선본사,보문사 등 3개다. 특별분담금사찰은 도선사,봉은사,연주암,석굴암,낙산사,봉정암,내장사,보리암 등 8개로,신도수가 많은 대형사찰이거나 특별한 영험과 경관을 자랑하는 기도도량이 대부분이다.”

이 맥락을 따른다면 봉은사가 조계종의 특별분담금 사찰이었는데, 이 번에 직영사찰로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 동안에 봉은사는 특별분담금 사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 1교구인 “직할교구” 소속이었다가 조계종의 직영사찰로 들어가는 것같습니다. 물론 직할교구의 본사가 총무원장이 지키고 있는 조계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봉은사가 직할사찰의 말사로서 명진스님이 파견되어 봉은사의 주지가 되었는데, 직영사찰이 되면 조계종의 총무원장이 그 사찰의 당연직 주지가 되고, 총무원장이 임명하는 스님이 사찰의 재산관리인이 된다고 합니다. 문제의 발단은 한 때 친한 사이었던 총무 원장인 자승과 그 보다 4살 위인 명진의 갈등에서 온 것같습니다. 한 때 자승이 명진보고 총무원장 선거에 도와 달라고도 했더군요.  그런데 결국은 친여당 인사인 총무원장 자승에게 개혁적인 명진이 배반을 당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찰 회계를 투명하게 하고 정치적으로 개혁적인 명진이 자승은 별로 좋아하질 않은 것같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안상수와 맞선 명진을 자승을 달가워하지 않은 것같구요.  
http://iton.tistory.com/entry/%EB%B0%B0%EB%B0%98%EC%9D%98-%EB%94%9C%EB%A0%88%EB%A7%88-%EC%9E%90%EC%8A%B9-%EC%B4%9D%EB%AC%B4%EC%9B%90%EC%9E%A5%EA%B3%BC-%EB%AA%85%EC%A7%84%EC%8A%A4%EB%8B%98

이에 자승 총무원장 측은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지정하기로 결정하자, 여기에 대해서 명진스님이 강한 반발을 했구요.

이 과정에서 특히 흥미있는 사실은 아직도 대부분의 조계종에서 사찰의 수입이 제대로 회계되지 않은데 비해, 명진스님의 경우 봉은사의 회계를 투명하게 하셨습니다. 봉은사는 이판승(수행승) 명진스님 부임 후 “등록신도가 20만명으로 늘었고,취임당시 80억원대였던 예산규모는 2010년 13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런 큰 사찰 (보니까 재정적으로 조계종의 사찰 중에서 1,2위의 수위에 들 듯 합니다.) 이 회계를 투명하게 하므로써 오는 파장을 두려워 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321800042
그 내막이야 알 수 없지만, 이제  조계종의 모든 사찰도 투명하게 하고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사찰의 분포가 주로 지방이나 시골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경상도에 압도적으로 사찰이 많군요. 기독교가 경상도에서 가장 취약한데, 경상도민의 정치적 보수성도 이런 종교적 분포와 상관성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불교의 조직 구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방외인에 불과하지만, 명진스님 같은 개혁적이고 진취적이고 도심불교 지도자를 종단에서 내치면 앞으로 불교의 앞날은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성철 스님처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라는 탈정치적 수행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명진스님처럼 세상 속에서 불교를 개혁하는 운동이 불교계에 확산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불교 종단의 싸움이나 조계종의 내부분규는 불교내적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조선시대의 불교 박해와 일제의 일본불교화 정책, 그리고 기독교계 대통령들의 반불교 정책의 결과로 온 진통의 역사적 결과이겠지만, 불교 내의 민주화가 여전히 시급하고 학문적 활성화도 필요한 것같습니다.

불교불교개혁운동사에 대해서는 http://www.budreview.com/news/articleView.html?idxno=324

불교가 이명박 정권의 친기독교 편향성에도 불구하고 그 때 그 때 타협하는 것을 보면 불교도들의 집중력이 그만큼 떨어지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매주일 만나 예배를 드리지만 불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갤럽조사에서도 불교도들의 이른바 사찰 출석비율이 개신교에 현저히 줄어듭니다. 이것은 그 만큼 불교도의 집단 정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깁니다. 한편으로는  불교도에 대한 교육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집단 정체성이 약하고 또 선교의 열의가 적고 또 불교 교리 자체가 개종보다는 깨달음의 원리를 불자들에게 맡겨서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거의 2천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가 아직도 한국인들에게 종교적 자양분을 제공해 주고, 또 사회에 훌륭한 목탁을 두드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입니다.

* 참고로 한국 불교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는 [불교평론] 웹싸이트가 좋습니다. http://www.budreview.com

알지도 못하면서 쓴 글 죄송하고 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합장. 아프리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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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0-11-16 14:46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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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는 원래 터가 그런 모양입니다. 전에 보우선사가 봉은사 주지를 두번 했었지요. 그랬다가 든든한 후원자 문정왕후가 죽으면서 보우도 제주도로 귀양 갔다 제주목사 변협에게 맞아 죽었는데 집권층에 미운 털 박힌건 보우선사나 명진스님이가 마찬가지 아닐까요?

문정왕후 와 보우 사이에 뭔 일이 있었다 하는데 사실인지, 아니면 문정왕후와 보우의 반대파인 조정중신들이 퍼뜨린 악성루머일지...

불교에 대해선 전혀 아는바가 없는데 불교와 이씨 성 가진 기독교 대통령과는 상극인 모양입니다. 이승만 때도 불교정화유시 발표해 비구승:대처승 싸움 시키더니...

기독교 신자인 이승만이 왜색불교 퇴치한다고 불교정화유시 발표한 건 비구승:대처승 싸움 시켜 불교 세력약화를 노린 정치적 술수라는 말이 있더군요.

사회 요소요소에 친일파 심어놓고 비료 까지 듬뿍 주던 이승만이 왜 불교에서만 친일불교 퇴치한다 했을까요?

독립운동 할 때부터 \'이승만 있는 곳에 분열있다\' 했는데 비구승:대처승 을 잘 갈라 놓아 싸움 시켰지요.

그렇더니 이씨 성 가진 사람이 대통령 되더니 또 불교가 시끄럽군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16 16:25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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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으론 당시 대처승 세력이 비구승 세력보다 더 우세했습니다. 이승만이 교활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죠.

philby  |  2010-11-16 16:56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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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유시 발표할 때 대처승 7,000명에 비구승200명 이었다니 상대가 안되었는데 정부에서 힘을 실어주니 그때부터 비구승 대처승 할 것없이 불교=노지심으로 각인 되었지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16 21:5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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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지 모르겠지만, 현대 한국 불교에 대한 사회학적 그리고 인류학적 연구가 거의 없습니다. 몇 년 전에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조계종이 가장 큰 종단이긴 하지만 한국불교사는 조계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한국 불교 조직의 변천에 대해서 무쟈게 관심이 많습니다. 가령, 본말사도 그렇고, 찬불가나 경전의 간소화작업으로서의 불교성전, members에 대한 관리, 설법의 사회적 차원 등등요. 대부분의 연구가 경전중심으로 되다보니 현대불교의 실재를 보기가 쉽지 않군요. 위의 마지막 링크처럼 현대불교를 통해서 많이 배울 것같습니다.

자유를 꿈꾸며  |  2010-11-20 01:5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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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불제자가 아니기에 조심스럽지만
내 사랑 아프리카님의 한국 불교가 잘되어야 나라가 산다는 주장에는 동감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에서 현대 사회에서 \'존\'이 가져야 할 무게감과
\'\'돈오점수(頓悟漸修)\'와 \'돈오돈수(頓悟頓修)\'의 논쟁에서 \'돈오\'에 대한 설법이 대중들에게 공감될 때에 즉 부타의 가르침이 대중과 \'소통\'될 때 비로서 깨달음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요즘 \'돈오\'에 대해 생각해 보느라...
크리스쳔이 \'돈오\'하는 건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의 십자가와 내가 단박에 \'소통\'하는 건데 불제자들이 \'돈오\'하며 부처와 대중들과 \'소통\'하게 되면 그게 불교가 잘되는 길이고 한국이 잘되는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요즘 불교는 기독교와 더불어 마치 무당화되어버린, 이를테면 복주고 병고쳐주는 집단이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기에.
오랜만에 주절거려 봤습니다.

크리스쳔이 성경을 볼 일이지 지금 머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것도 아니지만 제가 워낙 \'내 사랑 아프리카\'님의 글을 좋아하는데 근래 눈팅만 하다가 이 글을 읽으며 바로 돈오하는 바람에...
ㅋㅋㅋ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20 17:2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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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꾸며님 안녕하세요. 요즘 이곳과 열린마당에 도배를 하는 것같아서 앞으로 좀 뜸하게 나올 것같습니다. 한국불교든 한국기독교이든 종교가 주술적으로 된 것은 사실일 것같습니다. 불교에 희망이 있다면 학승들이 많이 나와서 불교가 업그레이드 된 것같고요. 또 승려가 아닌 불교학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약 15-6년 전 어느 불교학자 선생님께 왜 불교 서적은 대부분 일본 번역서가 대부분인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진짜 좋은 질문했다고 하시면서 그 동안 불승 유학생들이 대부분 일본으로 갔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본 싸부가 김포공항 (당시) 오시면 한국 제자들이 도열해서 기다린다고...자료가 주로 일본에 있고, 또 한국불교조차 일본학자들의 해석에 의존을 많이 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동안 상황이 많이 바꼈겠죠.

돈점론 문제는 학교 다닐 때 보조지눌에 대한 기말 숙제를 낸 적 있습니다. 돈점론 논쟁에 대한 책은 알고 계시겠지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편 [논쟁으로 본 한국철학], 예문서원 안에 한 장 (이효걸)이 있고요. 강건기 김호성 편 [각: 깨달음, 돈오점수인가 돈오돈수인가], 민족사가 참 좋습니다. 한국에서 돈점론 논쟁을 죽 모아놓은 책입니다.

그리고 성서는 그냥 읽는다면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불경도 다이제스트 된 [불교성전]같은 책 별로 도움 안되구요. 성서 백번 읽는 것보다 괜찮은 성서개론 1독 하시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제 겸험으로는요.
성서 이해의 완전초보자들에겐 마커스 보그 (Marcus Borg)의
[Reading the Bible Again For the First Time: Taking the Bible Seriously But Not Literally]를 권합니다. 이 분은 영어를 정말 평이하게 잘 쓰면서도 깊이를 담는 분입니다. 그리고 신앙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분입니다.

<a href=http://www.amazon.com/Reading-Bible-Again-First-Time/dp/0060609192/ref=sr_1_2?ie=UTF8&qid=1290298709&sr=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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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돈오돈수보다 돈오점수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잘 모릅니다. 불교하시는 분들이 잘 아시겠죠. 어쨌든 저는 지눌쪽이니까요. 조계종의 창시자이시기도 한.
아프리카 올림


내사랑아프리카  |  2010-11-20 17:3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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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하나 빠진 것이 있습니다. 종교에 대해서 모든 나쁜 탓은 무속 (무교; Shamanism)으로 돌려 버리는데, 저는 좀 마음이 아픕니다. 한국의 착한 무당들 저는 존경하구요. 제가 어릴 때 죽을 똥 말똥 자주 해서 저를 단골네에게 파셨습니다. 6살 때인가 인자하신 단골네가 저희 집을 방문하셨을 때, 저의 어머니 (친모)께서 단골네 보고 어머니시니 절을 하라고 해서 뭔가 꺼림찍하지만 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단골네 즉 무당어머님께서 저의 어깨를 친절하게 어루만져 주신 기억이 너무 생생합니다. 작년에 그 단골네 어머니 어떻게 되셨냐고 저의 모친께 여쭤보니 돌아가셨다고...제가 좀 철이 들었으면 일찍 찾아가서 \"어머님, 절 받으세요. 제가 병 안나고 이렇게 죽지 않고 살게 기도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큰 절을 올렸을 것인데 아쉬움이 많습니다.

저는 불교의 나쁜 것은 불교 자체 안에서 나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기독교의 나쁜 점은 기독교 자체의 문제이시 무속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억울한 죽음을 당했거나 요절해서 결혼을 못했거나 병이 났을 때, 한국의 무속종교 또는 무교는 한국인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씻어준 역할을 했습니다.

어쨌든 여러 계기로 저는 개인적으로 불교, 샤마니즘, 기독교 등 세계의 종교에 관심이 많습니다. 잘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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