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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있으면 주말에 합시다 |
작성자 clipboard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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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3386 |
작성일 2010-11-30 21:08 |
조회수 15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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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tank 님 글을 이제야 봤네요. 글이 많이 밀려있어서 새창 열었습니다. 토론...... 이라기보다는 그냥 제 의견을 두서없이 이야기 하겠습니다. 어느 이야기든 음악 넣는 게 취미라 넣었는데 맘에 안 드시면 플레이어 정지버튼 눌러주시고요.
being 님에게 영토문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헌법을 읽어보라고 하신 것은 진지한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 때문에 바쁘지만 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먼저 시작한 이야기라서요)
이 문제에 대해 님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분이 있어서 그 분에게 제가 올린 글을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상대방의 통치지역을 미수복 지구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남한과 북한 모두 동일합니다. 대한민국 헌법3 조는 "대한민국의 영토(領土)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을 해석하면 한반도에 존재하는 유일 합법정부는 1948 년 8 월 15 일 출범한 대한민국 정부임을 배타적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북한 지역을 통치하고 있는 조선노동당을 비롯한 북한의 모든 정부조직은 불법으로 대한민국 영토 일부를 강점하고 주권정부를 참칭하고 있는 범죄집단으로 상정하고 있고, 따라서 이 헌법조항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당연히 타도와 전복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의 헌법적 근거 역시 이 조항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즉 rocktank 님이 이해하고 계신 헌법적 영토개념은 상징적인 것이지 엄연한 국가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상대와 협상하고 대화하면서 강요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닙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포함하고 있는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론과 한반도 영토조항은 또 다른 조항인 평화적 통일 개념과 현실적으로 양립하기가 어려운 개념입니다. 우리는 이 헌법 조항을 대한민국의 존재상징으로 보유할 수는 있어도 한반도에서 엄연한 국가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북한과 협상하고 대화하는데 내밀 수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북한 현 정권에 대한 clipboard의 의견을 말하라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반김정일주의자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 세대가 한국전쟁 전까지 활약하고 이룩했던 공로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실패를 상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납북자 가족으로서 북한 정권에 대해 정서적으로도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는 사람입니다. 얼굴도 본 적없는 숙부가 종로경찰서 사찰계(지금의 대공부서) 경찰공무원으로서 전쟁당시 서울을 점령하고 있던 북한 당국에 체포돼 후퇴국면에서 북으로 연행됐고요. 친가 (할아버지)는 강원도 평강 (북한 지역) 에서 내려온 대지주 출신. 외가 (외할아버지)는 아주 보수적인 기독교 목사였습니다.
저는 대북정책을 주제로 한 제 의견을 개진하는데 있어서 북한체제에 대한 제 정서나 주관적 가치판단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습니다. 정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치판단까지 배제하는 이유는 북한 체제의 강고함, 즉 지도부인 조선노동당과 인민들간의 사상적 유대의 강력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탈북자들 이야기를 들으면 북한 체제가 내일이라도 당장 무너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이나 북한을 실제로 다녀 온 저널리스트들의 의견입니다.
어느 극우인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찌된 게 북한에 다녀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흐물흐물해지고 끝이 안 좋더라” 라고요. 그리고는 이름을 쭉 댑니다. 이후락, 장세동, 지미 카터,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그 사람들이 뭔가 흐물흐물해 지고 끝이 안 좋아졌다면 그건 그 사람들이 만난 김일성 김정일이 재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현실을 보고 일종의 문화충격을 겪었기 때문일 것 입니다. 한국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북의 주체사상을 연구한 어느 교수는 ‘북의 주체사상을 기독교 신앙과 비교한 글을 쓴 적이 잇습니다. 저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북한은 하나의 전체주의적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종교단체와 비슷한 사회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세요. 당과 정부조직의 감시와 탄압만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체제가 60 년 간이 넘게 버틸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다수 인민들의 자발적 지지가 아니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세뇌의 결과든 ‘종교현상’이든 김정일 체제가 북한 인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강고한 체제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생물학적 생명만큼 정치사회적 생명을 중시하는 철학이 구성원들의 사상을 지배하는 문화에서 자기들의 ‘문화정체성’과 자긍심을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해 엄청난 적대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이런 체제를 상대하는데 있어서 그 쪽의 사상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명박 같은 인간과 그 비슷한 인간들이 짜맞춘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기까지 한 무용지물인가를 단적으로 증명한 사례가 연평도 사건이지요. 이명박 정권의 철학멊는 무모한 대북정책은 그의 3 년 대북정책만 망친게 아니라 1972 년 7.4 공동성명 이래 진전돼 온 40 년 공을 송두리채 무너뜨린 겁니다. 연평도에서 일어난 그 피울음같은 포격소리는 다름아닌 그 40 년 공이 와르르 무너진 소리였습니다.
저는 북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 항상 이런 ‘실체로서의 북한을 인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 의견을 말합니다. 가치의 문제가 아닌 실체를 이야기하는데 이걸 친북이니 종북이니하는 건 참으로 어이없는 난독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까지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도실용주의자라는 대통령 자신의 말과는 달리 이념적 당파성에 매몰되어 허깨비 같은 대북강경책을 밀고 나감으로써 한반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 이지요. 저는 연평도-백령도 포사격 훈련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벌인 무모한 실험이요, 도박과 비견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에는 정전협정과 서해 5 도 문제에 대해 공부를 했는데 내친 김에 정전협정에 대해서 좀 더 자료들을 읽어보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까지 읽어 본 바로는 정전협정의 핵심조항을 먼저 어긴 건 미국이던데요. 남한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dual capable 미사일을 도입하기 위해 협정의 가장 중요한 조항인 13조 d (무기체계 업그레이드 금지조항) 를 일방적으로 폐기한 건 미국이었습니다. 1958 년 일인데 북한은 이 때부터 자구책으로 자채 핵개발을 시작했구요.
아시다시피 2006 년 북한 1 차 핵개발이 성공한 후 부시가 핵 포기하면 전쟁종식하겠다면서 갑자기 자세를 낮추기 시작했지요.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 때 어리둥절했던 대목이 뭔지 아십니까? 부시가 갑자기 굽실거린거에 놀란 게 아니라 "전쟁 끝내겠다" 는 말에 놀랐죠. 어 전쟁 끝난 거 아니었어? 이런 반응이었단 말 입니다. cease fire 일 뿐이지 the end of the war 가 아니란 걸 깜빡한 거죠.
전쟁 안 끝났습니다. 북한은 끝내자고 매달리는데 미국이 안 끝내 준 겁니다. 그리고 이제 와선 핵포기하면 끝내준다고 하고 있지요. 글쎄요. 북한 입장에서 미국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암튼 하실 말씀 있으면 가능한 한 주말에 해 주셨으면 합니다. 주중에 남는 저녁 자투리시간에는 신문도 보고 책도 읽으면서 공부를 하구요. 좀 쉬면서 건강도 챙기시고. 공부는 안 하면서 틈나면 말만하니까 맨날 그 소리가 그 소리라 보고 배울 게 없지 않습니까? 뭐,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꼭 그렇게 안 하셔도 상관없지만요.
보복공격을 하지 못한 것에 비분강개하시는 분들은 주중만큼은 저처럼 전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음으로써 혈압을 높일게 아니라 청와대나 합참 사이트에도 가셔서 글을 올리시구요. “1 조 4 천억 원을 들여 들여온 F-15 K 전투기 무기체계는 에어쇼 하기 위해 들여 온 것이냐’ 뭐 이런 제목이나 요지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상’이 아주 다른 사람들과는 주말에 생각도 천천히 해 가면서 이야기하자구요.
저는 납북자 가족에다 '반공가문' 출신이지만 배우고 느낀대로 정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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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 2010-11-30 21:5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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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allfix님이 클립보드님 덧글에 이런 글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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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님이 정전협정 본문까지 찾아서 매우 심도있는 분석기사를 올려 주셔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영토주장과 북한의 영토 주장에 대해서 명백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더 이해하기 쉬운 그림 자료들을 찾아 보니까, 아래 사이트 그림을 찾았습니다.
target=_blank><a href=http://blog.naver.com/kim_kim?Redirect=Log&logNo=117320085
target=_blank>http://blog.naver.com/kim_kim?Redirect=Log&logNo=117320085
</a>
한번 읽어 보시고, 한국국민이 직접 선택해야 한다면 정확한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NLL을 고수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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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이전에 말씀드렸지만 북한의 해상경계선을 남한이 받아들이기는 불가능합니다. 북한도 NLL을 받아들일 수는 없구요. 근데... 북한의 해상경계선을 주장하는 사람은 남한에 (거의) 아무도 없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2007년에 이미 남북정상은 서해지구를 선개념으로 가지 말고 DMZ처럼 \"면\"개념으로 가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고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개성공단 비슷한 해주공단도 만드는걸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해주공단이 생기면 당연히 그곳에 있는 포대는 후방으로 후퇴해야 되는거져 (개성의 군사시설이 후퇴한거처럼요.) (평화를 이런식으로도 지켜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기위해 이 합의를 무효화한 이명박을 용서하기 힘듭니다.
자꾸 말하지만, 서해지구의 평화는 2007에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뷰티풀한 방법으로 합의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이게 수포로 돌아간것이 저는 너무 너무 안타깝고 그래서 이얘기만 나오면 자꾸 쓰게 됩니다. - 토마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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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0-11-30 22:02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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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동안은 북한 체제를 다른 사람들 따라서 유사종교 형태로 보기도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북한체제는 전체주의적인 국가라는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것같구요. 정치체제와 종교구조를 굳이 비교한다면, 전체주의적인 체제와 권위주의적인 종교가 가능하겠지요. 전체주의적 체제가 종교가 아니듯이 모든 종교가 전체주의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체제에서도 전체주의가 있고, 민주체제가 있듯이 종교에서도 전체주의적인 것이 있고, egalitarian 적인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논지에서 빗나간 글이지만 요즘 생각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클립보드님 글 다 읽고 나니 그냥 시원한 맘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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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fix 님 죄송합니다. 글 올린 다음에 덧글 읽고 그 다음부터는 덧글 숫자만 보고 늘어나지 않았으면 더 안 들어가는데 제가 착각을 한 것인지 아니면 어느 분이 덧글을 삭제했는지 숫자변동이 없어 안 들어깄다가 님의 덧글을 놓쳤군요^^ 알려주신 토마님 고맙습니다.
저 지금 자러 들어가는데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NLL 도 북한측이 주장하는 군사분계선도 현실적으로 양측이 인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nll 이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북한측의 항의는 일리가 있습니다. 문제는 정전협정에서 수역문제를 타결하지 않고 도서에 대해서만 유엔사 점령구역임을 명시했다는 것인데, 이 문제의 해법은 10 4 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을 추진하는 것에 의해서만 평화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NLL 을 북측에 강요하는 것은 그들이 정한 해성분계선을 남측에 강요하는 것과 똑같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이 문제보다도 이런 민감한 영해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굳이 고강도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서 지난 글을 올린 것 입니다.
아프리카 님 안녕하세요. 종교문제 언급은 지난 번 신은희 교수 인터뷰를 읽었던 것이 생각이 나서요. 가보지 않아서 뭐, 어떤 사회인지 정확히 감이 오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뭔가 초이성적인 사상결집현상이 존재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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