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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안녕, 대한민국
작성자 clipboard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3443 작성일 2010-12-11 15:01 조회수 2281
(유튜브는 펌) ------------------------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는 말이 있지요. 갑자기 떠오른 말 입니다. 이 말을 어디서 주워 들었나 생각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어느 드라마에서 권상우한테 들은 말 같습니다. 누가 한 말인가는 중요한 게 아니구요. 그 말을 적절한 순간에 내가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게 중요한 거겠죠. 인천공항에서의 이별도 아름다울 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닌, 홀가분한 이별이었습니다..  

156086334D0197EE0A361D 홀가분한 이유는 sarnia 가 적응이 빠르기 때문일 것 입니다. 두 주일쯤 밖으로 나돌아 다니고 나면 돌아갈 날쯤에 맞추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역마살과는 거리가 멀지요. 그래서 공항의 이별도 그리 슬프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175B63334D01989D27E94B 대한민국에서 보는 올해의 마지막 태양이 서해바다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요.   sarnia 를 다시 집으로 데려다 줄 KE 071 비행기가 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네요. pre-boarding 을 알리는 보딩카운터 누님의 낭낭한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대한항공에서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밴쿠버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071 편의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탑승진행순서에 따라 먼저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나 어린이와 노약자를 동반하고 계신 승객께서는 22 번 게이트로 탑승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어서 종류도 다양한 특권-열외 승객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오지요. "퍼스트 클래스와 프리스티지 클래스, 스카이패스 밀리언마일러, 스카이패스 모닝캄 프리미엄, 스카이패스 모닝캄,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스카이팀 엘리트 멤버쉽을 소지하고 계신 승객 여러분께서는 언제나 편하신 시간에 탑승하여 주십시오" 이제 아예 싹 외우고 있답니다. 대한항공만 죽어라고 타고다닌 덕에 모닝캄 클럽 멤버 반열에 당당히 오른 sarnia 님도 언제나 편하신 시간에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열외 승객입니다. sarnia 님이 선호하는 탑승시간은 보딩 마감 직전이랍니다. 10 시간 이상 갇혀 있어야 하는 유치장 같은 곳에 먼저 수감되기 위해 줄까지 설 이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문닫기 직전에 나타나 천하태평한 표정으로 혼자 걸어오고 있는 sarnia 같은 승객을 바라보면서 보딩카운터 직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혹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요? '저런 염병할...,.. 다리아파 죽겠는데 빨랑빨랑 오지 않고'   어쨌든...... 그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비행기는 저녁노을이 지는 영종도 앞 서해바다 위를 한 바퀴 선회하고는 안양-원주-강릉 상공을 쏜살같이 통과했습니다. 동해바다로 들어 선 비행기는 약 4 만 피트 정도까지 고도를 올린 뒤, 동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북극해를 향해 날아갑니다. 창 밖이 순식간에 깜깜해집니다. 시속 1000 km 정도로 날아가는 비행기 속도에 따라 해가 지는 속도도 두 배 가까이 빨라지기 때문이지요. 한국시간 (동경표준시간) 자정 쯤 되면 동쪽 수평선 위로 여명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지구가 두 배나 빨리 자전을 한 셈 인가요.

144202374D01992002F67A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지 오늘로 딱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 두 달 동안 여행기를...... 열 네 개 만들었군요. 두 주일 갔다가 와서 열 네 개 썼으면 많이 우려먹은거죠. 그만 써야지요. 근데 열 네 개인지 열 다섯 개인지 확인을 안 해 봤습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서 찾기도 쉽지 않군요. 닉으로 종합 검색해서 확인 해 봐야 겠습니다. 열 네 개 맞는 것 같은데.     며칠 전 여행기방에 올렸던 성인클럽-티파니-복지아파트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약간 싸가지없는 여행기 아니었나 생각해요. 혹시라도 읽기가 불편하신 분이 계셨다면 미안합니다. 그런 분 혹 계시다면 불편한 감정은 sarnia 에게 던져버리시고 쿨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래요. 기분 좋은 기억만 담아두고 기분 나쁘거나 슬픈 느낌들은 가차없이 또는 가급적 빠르게 잊어버리면서 살자! 이렇게 살면 맨날 즐거울 것 같은데요. sarnia 의 인생관이기도 하구요. 근데 이렇게 살면 혼자서는 즐거운데 주변 사람들은 가끔 더 기분나빠 하더라고요. 부러워서라기 보다는 아마 재수가 없어서 그럴 거예요.      

146AFD044D019993010F69 그건 그렇고...... 서랍 속에 있는 라스베가스 여행쿠폰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별로 거기 갈 마음이 없어요. 라스베가스보다는 베트남과 미얀마 가 아른 거립니다. 라스베가스 여행쿠폰이란 지난 5 월 자동차를 산 딜러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건데, 두 사람 왕복 비행기표와 호텔 숙박권이 포함돼 있습니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혼자 두 번 가면 안 되느냐고 물어봤었는데 그건 안 된 다네요. 가족 멤버들은 아무도 저랑 같이 여행 안 간 답니다. 아, 콘텐츠를 자세히 읽어보니 선택사항이 몇 가지 더 있네요. 마이애미에서 Cozumel 를 왕복하는 Caribbean Cruise, Bahamas Cruise, 멕시코 바자 크루즈, 이 상품들은 4 박 5 일 짜리인데 왕복 항공료는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113C021F4D03E1D60D2E1C 사용조건도 복잡하고 해서 유학와 있는 조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걔는 보이프랜드도 있으니까 둘이 같이 가면 되겠네요. 기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는 상품이 아니고요.

1767C3044D019A45092E42 이 나라 대사관 건물 주변 풍경은 세계 어디나 비슷비슷한 것 같아요. SWAT 의 철통경비 없이는 목숨부지하기가 어려운 직원들이 근무하는 어느 나라 대사관 인데요. "착하게 살자" 가장 후회되는 건......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공연을 안 보고 온 것과 일정까지 잡아 놓은 용산 전쟁기념박물관을 깜빡 잊고 안 간 것 입니다. 다음 고국방문때는 무조건 0 순위 행사로 올려 놓을 겁니다. 대학로에 가면 그 역사가 50 년이 넘었다는 다방이 하나 있습니다. 학림다방인데요. 저는 이 다방이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누군가에게 들었습니다. 구형 레코드 턴테이블에 1960~70 년대 음악들을 틀어 놓고 영업하는 '옛날식 다방' 한 번 쯤 들러보고 싶지 않나요? 멋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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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CA224D019BBC0776AB 태국을 내년에 다시 가게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가게되더라도 아마 통과여객이 될 듯 하군요.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영원토록 다시 못 볼 것 같은 예감이 드는 파타야의 정다운 거리들, 골목들, 사계절여인숙의 미...... 꿈속에서 만나거든 다정하게 웃어요. 슬픔을 잊어 버리고.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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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BC5274D019F1B0ACEF9 sarnia 의 2010 년 가을여행 기록은 여권 한 페이지에 모두 모여있군요. 그것도 출입국 순서대로요. 전 세계 출입국 관리들에게 차례를 지키면서 질서있게 출입국 도장을 찍도록 협조를 부탁해야 겠습니다. 여권은 여행기록 중 가장 기본적인 자료니까요. 여행 순서가 잘 정돈되어 있어야 되겠죠. 근데...... 낙관이 있는 저 자리에 있어야 할 대한민국 마지막 츨국도장은 또 어디 엉뚱한데다가 찍어놓은 모양인데요. ...... 찾았습니다. 7 페이지에다 찍어놓았네요. 왜 빈자리도 찾기 어려운 곳에다 도장을 찍어서 여권 기록을 뒤죽박죽을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어요. 암튼 제 긴 이야기 끝났습니다. 말만 많았던 여행기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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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  2010-12-11 15:3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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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성인클럽 얘기 재밌었는데요? ㅋ 연재가 끝난다니 내년 여행 계획이 궁금해집니다. 암튼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가족분들이 같이 여행을 잘 안다니시는 이유도 약간 궁금해 졌습니다. ㅋ 근데 조카분만 땡을 따게 생겼네요. ㅋㅋㅋ

clipboard  |  2010-12-11 16:0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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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차 안에서 말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과 결정을 독단적으로 한다는 것, 뭐 이런 것 때문인데 암튼 저야 워낙 혼자 다니는 거 좋아하니까요.

내년에는 베트남이나 미얀마를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베트남 쪽이 더 땡기는군요. 이 나라 이야기 나오면 항상 빚진 느낌 죄지은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아마 나의 조국이 가해자로 그 전쟁에 참여했기 때문일 것 입니다.

저는 1975 년 4 월 30 일 베트남이 통일되던 그날 미국 대사관 옥상에서 해병대원들을 태우고 이륙하던 마지막 헬리콥터의 모습, 그 마지막 헬리콥터를 바라보며 철조망 밖에서 울부짖던 피난민들, 또 다른 한 편에선 사이공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보무도 당당하게 사이공 시내로 진주하던 해방민족전선 게릴라 부대와 북베트남군의 선봉부대들...... 이런 모습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가게되면 혁명수도 하노이부터 둘러 봐야 겠지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와 붙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호치민 선생의 영전에 분향도 해야 하구요.

그나저나 지금은 나가봐야 합니다. 에드먼튼 한인회관에 가서 투표도 하고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건지 직접 들어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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