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ssenger: The story of Joan of Arc
감독: Luc Besson
주연: Milla Jovovich
1999년 작품이라 많은 분들이 이미 감상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프랑스의 영웅 쟌 다르크의 생애를 다룬 영화인데요. 기존의 쟌 다르크를 소재로 했던 영화들이 그녀의 전쟁영웅적 업적에 대한 찬양과 종교적 순교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는데 반해 이 영화 The Massenge는 그녀가 실제 신의 계시를 받은 구국영웅인가 아니면 극심한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현실감각을 상실한 정신병 환자였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증(Schizophrenea)이란 아직 그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여타 정신이상과 마찬가지로 완치란 가능하지 않고 단지 약물에 의존해서 호전된 상태를 유지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환청과 환시이죠. 문제는 이 환청과 환시가 단순히 헛깨비를 보듯 일시적인 또는 순간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마치 누군가가 앞에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한다던가 아니면 장시간 옆에서 소곤거리는 음성을 듣는것이죠. 일관된 환청과 환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환자 스스로가 이것을 실제 현상으로 착각하게되고 환청속 또는 환시속 인물들과 대화도 종종 하게 됩니다. 환청과 환시가 끝나면 혼란스러워지는데 환자에 따라서는 자해나 타인을 공격하는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환자가 혼란스러울때 약물 투여를 해서 긴장을 빨리 해소시켜야 하는데요. 약물로는 Zypexa, Risperdal, Seoquel 등등을 씁니다.
영화는 바로 이런 환시와 환청에 촛점을 두고 있습니다. 즉, 예수와 쟌 다르크의 만남과 계시를 받음이 정신분열증 증상에 불과 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해석은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에게 다소 모독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로마 교황청으로 부터 성녀의 칭호를 얻고 후세 사람들이 순교자로 인식하고 있는 쟌 다르크를 정신병자로 해석한다는 것은 용납하지 못할 종교적 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영화는 그녀가 환시를 격으면서 만난 인물을 예수라고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확신시켜 주지도 않고 그녀의 구국일념은 Trauma에서 비롯된 개인적 집착으로 치부합니다. 또한 그동안 종교적 기적으로 해석된 그녀 주변의 사건들을 모두 우연의 일치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영화이기에 단순히 영화 포스터를 보고 Braveheart식 애국주의 전쟁영화를 즐기려 하는 분들에게는 지루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옥에티라면 주연을 맡은 Milla Jovovich의 다소 오버하는 연기가 눈에 거슬리네요.
정신분열증을 소재로 했던 영화로 The Soloist, The Shutter Island도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감상해 보시죠.
사족: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3세기..기사들이 입고 있는 철갑옷이 눈에 들어옵니다. 번쩍이는 기사들의 철갑. 하지만 결코 쓸모있는 보호구가 아닙니다. 당시 기사들의 주된 전사원인중 하나는 탈진과 질식이였다는 사실을 인지 하시길....검도를 해보신 분들은 충분 이해가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