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 해를 그만 보내자
12월이 되면 사람들은 일 년을 정리한다고 부산하다.
썩 익숙하지 않은 12진법에 따라 1년을 12개의 달로 나누고 보니
그 마지막에 해당하는 12월이 주는 의미는 3월이나 9월보다 특별할 것이다.
50년 동안을 이렇게 정리한다면서 살았다.
매년 마지막에 해당하는 12월에 보내는 해를 아쉬워하고
내 년의 계획을 세우고 그리고 다시 마지막 달에는 후회하고....
철들고 나서부터 따지면 30몇 년째를 계속 하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게 사는게 이상한가? 아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머...
어차피 후회할 일이 생기고 그렇게 후회하고 다시 계획을 세우는 게 머가 나쁜가?
다 잘하자는 건데...
등등 핑계도 잘 댄다.
올 한 해도 역시 사 계절이 다 들어 있지만
유난히 한 해 전체를 겨울처럼 춥게 지내다 보니
계절 감각이 무뎌졌는지
매서운 바람이 불고 달력이 초라하게 팔랑거려도
도무지 한 해를 정리할 마음이 안 생기는 거다.
5학년에 올라가니 나이 먹는것이 그렇게 두렵지 않아서 이기도 하고
나름대로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
열 두 달을 겨울로 지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 삶의 방정식을 자연의 흐름에 맡기지 않겠다는.....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남은 내 삶을 12개로 묶은 후에 또 나누는 그런 방식 말고
통짜로 인식하고 싶다고나 할까..
몸 상태는 아마 6학년에 도달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 삶까지 평균 수명 빼기 내 연령을 한 그 숫자에 기대고 싶지 않다.
평균 수명을 넉넉하게 80이라고 보고
50을 빼면 30이 남고 3번 강산이 변할것이고
그 강산이 변할 동안 나는 어떻게 변하지가 아니라
내 삶에 그 강산을 접목시키고
인생을 같이 할 아내와
길을 같이 가며 같이 웃어 줄 친구 하나 만들어
세상을 바꿀 작업 들어가고 싶다.
그 건 100년이 걸려도 좋다.
어차피 숫자와는 작별을 고한 상태이니까.
그런 친구 하나 혹은 둘 가지는 게 먼저이고
내가 변하는게 시작이다.
겨울 바람은 봄의 햇살을 땅 속 깊숙히 숨기고 있다.
그 햇살을 느끼면 12월이 항상 추운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아니라 봄의 껍질로 다가올 것이다.
고마운 분들에게 송년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세상의 선물이 되고자 생각하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도 마음에 새기고 있는 고 김 대중 대통령의 말이다.
“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난 세상을 향해 예수님의 선물을 주기를 원한다.
그건 교리를 전하는 것도 아니고 세 확장을 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가 같이 울어 주고
억압받는 자의 편에 서서 같이 손을 잡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진정으로 이 길을 같이 가기를 원한다.
자신의 삶을 통째로 던지면서 말이다.
12월도 중반으로 접어 들었다.
언제까지 12월을 떠나 보내며 빠이빠이만 할 것인가?
이제 그만 12월을 놓아주자
대신 남은 삶을 통째로 끌어안자
그럴 준비를 하자
준비 되었는가, 자유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