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맞보님의 글 보면서 쓸까 말까 하다가 몇 마디 적습니다. 맞보님의 생각에 반론을 제기하다기 보다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특성을 논의해보는 발제 정도로 이 글을 적습니다.
몇 년 전 저와 함께 공부하던 미국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때가 아마도 2000년쯤 된 같습니다. 이 친구와 학교에서 함께 맥주 마시면서 반미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친구가 말하기를 왜 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을 미워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꽤 높은 지식인에 속한 그가 이 정도라면 일반 미국인들은 어떨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친구는 그것도 좋은데 한국은 왜 그토록 미국을 미워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한국 전쟁을 도와 준 것도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가 그러면 한국인이 미국을 영원히 좋아해야 되느냐고 반문을 했습니다. 국제 관계라는 것이 호혜를 베푸는 주종관계가 아니라 항상 특수한 상황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저는 보는데요. 당시 저는 이 문제를 제 미국인 친구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이 38선을 가르자는 제안을 제일 먼저 한 것이나 미군정이 한국의 자주적 독립에는 관심이 없고 소련의 남하에만 신경을 써서, 철저한 친미주의자인 이승만을 밀면서 친일분자들을 수용한 것이나, 나중에 에치슨 라인에서 보듯이, 미국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안 중에도 없고, 강대국 소련의 남하에 맞서려는 반공주의에 입각한 외교정책을 쓴 것밖에 없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중립관계에 있어야 했던 UN 동원해서 한국전 참전을 선언한 것도 바로 반공주의가 미국 외교전의 주요입장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UN이라는 조직은 미국의 하수 단체라고 여러 나라로부터 의심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미국의 입장은 베트남과의 관계에서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미국은 동남아시아 정책에서 동남 아시아가 갖는 식민지 경험과 민족주의적 정서를 완전히 무시합니다. 오로지 미국의 이익과 반공주의, 그리고 군수문화의 나라인 미국의 측면에서 미국은 베트남의 남북문제에 참여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분석한 책이 바로 위의 그림의 [Peace in Vietnam: A New Approach in Southeast Asia]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평화운동으로 유명한 기독교 단체인 Quaker의 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에서 1966년에 출간한 것으로서, 미국의 반공주의에 입각한 제국주의적 대베트남 외교에 매우 비판적입니다. 미국은 프랑스가 물러간 자리에 제국주의적 속성을 가지고 베트남에 눌러 앉아 베트남과 프랑스가 서명한 “The 1954 Geneva Agreements on Vietnam”을 철저히 무시합니다. 이 협정은 베트남의 완전한 독립을 인정한 것이었는데 미국은 이를 깡그리 무시합니다.
당시 베트남이라는 국가는 당시 제국주의의 침탈에서 공산주의와 민족주의가 결합된 독립운동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은 반공산주의적 민족주의자가 독립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불교나 다른 민족주의도 있었기 때문에 공산주의 견제 세력도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부패하고 민족반역자가 득실거린 남베트남보다는 북베트남이 도덕적 우위를 점유하고 있던 상황으로 급변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이럴 감안하고 이 보고서는 베트남이 공산화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오판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은 설령 베트남이 공산화된다고 하더라도 동남 아시아 전체가 광산화될 것이라는 도미노 현상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었습니다. 당시 동남 아시아는 공산주의 이념보다는 민족주의 이념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한 상태였습니다. (Nationalism has provided the most important barrier to the growth of Communism or the influence of outside Communist powers…). 여기서 “outside Communist powers”라는 말은 동남아 국가가 아닌 중국이나 소련등의 외부 공산주의 열강들을 의미합니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no insurrection in Southeast Asia can succeed unless it comes to terms with local nationalism.” 그러니까 각 지역 국가의 민족주의가 모든 독립운동이나 반란등의 주요 동인이라는 것입니다.
베트남은 13세기 자국의 수호 영웅인 Tran Hung Dao (1228–1300; Quoc Ngu: Trần Hưng Đạo; Hán tự: 陳興道)의 베트남 방어전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문화적 영향을 받으면서도 반중국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동남아시아 개입은 네덜란드 프랑스 등등의 제국주의의 연장선상으로서, 중국이나 소련의 공산주의의 정치 군사 개입보다 더 위협적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산화 도미노 이론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Clearly the force of nationalism in the countries of Southeast Asia does not justify any simple ‘domino-theory” approach in United States policy toward that area. The power of this nationalism will remain the watchful guardian of political independence, posed against any hint of outside interference—whether from China or the United States.” 동시 동남아 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이념은 미국과 공산주의의 관여가 아니라 민족주의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제국주의적 관여는 베트남의 공산주의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언급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느 베트남 학교 선생이 길을 가다가 미군이 베트남 아이들에게 캔디를 여기 저기 던져 주는 것 보고 화가나서 이렇게 외칩니다.
“You Americans don’t understand. You are making beggars of our children, prostitutes of our women, and Communists of our men!”
그런데 반공주의의 기본기조에다가 군사문화가 산업의 근간을 이룬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간섭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세계의 존경받는 국가에서 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국가로 전락하기 시작한 것이 베트남 전쟁이라고 이 책의 저자들은 이미 (1966년) 주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하죠. “We must refurbish the American dream and seek ways to enlarge it into a world dream. But we must remember that we Americans are only a small portion of the dreamers”
그런데 Pax Americana를 외치는 미국은 이들의 선구자적인 1966년의 이 보고서를 무시합니다. 그 결과 세계 경찰이기를 자처한 미국은 월남전 패배를 통해서 몰락의 쌍곡선을 그리고 이라크 침공으로 쇠락해서 곧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의 과정처럼 미국도 그 전철을 밟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링크는 세계의 선한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깡그리 뭉게고 있는 미국의 어두운 국제 관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반미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것은 객관적 실재입니다. 우리가 반미적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다큐멘터리 film을 보시면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남미 국가들에게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며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민주국가엔 공산주의의 허울을 씌우고, 독재국가 독재자들에겐 미국의 친구라고 하면서 지원하는 겉과 속이 다른 행태를 보여 줍니다. 특히 베네주엘라의 휴고 차베즈 (샤베즈) 대통령에 대해서는 얼마나 왜곡시키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마음 아픈 구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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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ohnpilger.com/videos
위의 링크는 John Pilger의 웹싸이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