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 대한민국 국방부 시계는 1967 년 3 월 16 일-그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 한 때 DDD 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1980 년대 초반 이야기다. DDD 란 장거리 전화를 거는 사람이 교환수의 도움 없이 조합번호를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직접 통화신호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하는 Direct Distance Dialling 의 영문 이니셜이다. 대한민국에 이 시스템이 도입된 해는 1971 년인데, DDD 공중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1982 년경이다. 그 해 대통령은 전두환 씨였는데 당시 국민들은 이 사람에게 DDD 라는 호(呼)를 붙여주었다. 전두환 씨에게 일해(日海)라는 다소 촌스러운 호가 따로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청와대 안에서는 ‘도산 안창호 선생’ 하는 식으로 ‘일해 전두환 선생’으로 불러주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일해라는 호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그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후였다. 내가 ‘일해’라는 그의 황당한 호를 처음 들은 것은 1988 년 3 월 일해 선생의 동생 경환씨가 검찰에 출두하던 중 어느 시민으로부터 귀싸대기를 한 차례 얻어맞던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일해’보다 훨씬 유명했던 그의 또 다른 아호 DDD 는 두환이 대머리 돌대가리의 영문 이니셜이다. 그에게 돌대가리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던 이유는 아이큐 지수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시대의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는 진부한 사고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사람들에게만 통용됐던 DDD 와는 달리 2008 년 촛불항쟁 국면에서 유행했던 이명박 씨의 아호 2MB 는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었다. 이명박 씨의 아호를 생각하면서 그 외국인들은 십 수년 전 사용했던 floppy disk의 짜증나는 용량을 생각하고 박장대소를 터뜨렸는지 모르지만, 그를 대통령으로 데리고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처량하고 슬픈 비유 아닐까. 지난 해 12 월 그 2MB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홍보원에서 청소년용 안보동영상을 만들었단다. 우연히 발견한 그 안보동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줄은 알았지만 내용이 그 정도로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 안보동영상의 내용은 DDD 시대의 ‘배달의 기수’를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 국가재건최고회의 시절 황소당이 말표 고무신을 돌리던 시대에 활동하다가 북망산으로 사라진 신파극 제작자들이 공동묘지에서 되 살아나 만들었다고 해야 믿을 만큼 어이없는 스토리다. 공동묘지 이야기하니까 생각나는데, 1967 년에 개봉된 공포영화 ‘월하의 공동묘지’ 가 히트치던 그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해야 납득이 갈 만한 작품이다. 이 신파극 동영상이 제목은 아주 그럴 듯 하다. ‘이준기 오빠와 함께하는 안보 일일교육’ 위장복과 베레모 차림의 이준기와 몇 명의 십대 소녀들을 등장시켜 대화식으로 이어가는 신파극 동영상 내용은 여기서 거론할 게 없을 것 같다. 다만 ‘1975 년 4 월 30 일 월남 패망 교훈’ 운운하는 내용은 수교국인 베트남과의 외교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그 나라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는 점 정도만 언급해 두자. 이 엽기적인 동영상 제작을 지시한 그 대통령 덕분에 영화배우 이준기 씨의 신세가 참으로 처량하고도 한심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이 점이 안타깝다. 배달의 기수 시대에 군대간 청춘들은 ‘거꾸로 매달려 있어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는 표어만 믿고 X으로 밤송이를 까며 ‘썩기만 ‘하면 됐는데, 병역미필자가 대통령으로 있는 시대에 군대간 유명인들은 신세를 조질 수도 있다면...... 이거 정말 문제 아닌가? 한 유망한 청춘의 신세를 처량하게 만든 그 대통령이 며칠 전 수석회의에서 해병대에 입대한 현빈을 또 언급했다고 한다. 이거 아주 불길한 신호다. 너무나도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첫째, 그 대통령이 언급을 했다. 둘째, 인기 연예인으로 군복무중이다. 셋째, 1982 년생이다. 넷째, 혈액형이 B 형이다. 현빈 팬 클럽 여러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 험난한 시대에 여러분이 좋아하는 사람이 무사히 제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