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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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하루였습니다.
글 안 올리려다가
더는 맘 아파하지 않겠다고 씩씩하게 결심하고,, 써 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싸르니아는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매년 한 번 씩 한국에 가야 합니다.
형편이 여의치 않은 생계형 여행자 입니다.
1 년에 통산 한 달 정도에 불과한 휴가를
거의 통째로 이 생계형 출장에 반납해 온 게 억울해서
중간에 짬을 내어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곤 했습니다.
올해는 태국에서 육로로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에 가려고 합니다.
무슨 유적같은 것에 남다른 관심이나 조예가 있어서가 아니라
방콕에만 있으면 심심할까봐
살살 소풍삼아 다녀오는 겁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체류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한국에서 머무는 기간을 줄이는 대신,
태국과 캄보디아에 오래 붙어 있으려고 합니다.
문제는 !!
항상 밴쿠버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만 이용해 왔는데,
어찌된 일인지 올해는 제가 발권할 때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가을 비수기 항공료가 내릴 생각을 안 했습니다.
제휴관계도 아닌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가 가격담합이라도 했는지
예년보다 무려 500 불이나 똑같이 비싼 비행기값 (인천 방콕 구간은 제외) 을 내 놓고는
"이게 올 가을 스페셜이야~" 라며 배짱을 부렸습니다.
게다가
제가 원하는 출발일 좌석은
모두 숨겨놓고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지금까지 눈길 한 번 준 적 없던
색동이항공을 알아보니까
대한항공보다 무려 캔불 451 불이 저렴했습니다.
451 불이면
한화 약 53 만 원 입니다.
열흘 치 숙박비에 해당한다는 계산이 떠 올랐습니다.
짜장면 100 그릇 값 이라는 생각도 스쳐 지나갔습니다.
결국
마음 약한 싸르니아가 언제나 그랬듯이
약한 자의 손을 번쩍 들어 주었습니다.
색동이항공으로 예약하고야 만 것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451 불이나 저렴하게.. 흑흑 가엾은 색동이항공,,,)
저는 모닝캄/ 스카이팀 엘리트 회원입니다.
그런 제가 난데없이
색동이항공에 신참 회원 (Silver 라니 !!)으로 가입하고 좌석을 예약하고보니
마치 제대말년에 타 부대로 전출된 것 처럼,,,
황량한 빈 들판에 혼자 버려진 것 처럼,,,
이상한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와
하루종일 우울했던 것 입니다.
양심적인 트래블 에이전시 직원 분이
혹시 korean air 에서 새로운 딜이 들어올지 모르니까
일단 좌석 개런티만 걸어놓고 최종 티켓팅은 앞으로 2 주일 후,
즉 8 월 24 일까지 기다리는 게 어떠냐고 해서
그렇게 하기는 했지만,,
만일 8 월 24 일까지 가격차이가 200 불 이내로 좁혀지지 않으면
예약한대로 색동이항공으로 발권할 것 입니다.
( 그 전에,,, korean air 의 실세 '회손' 여사께 트윗이라도 띄워 볼까요? )
사실 제 글,, 보기에 따라서는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타고 싶은 비행기값 계속 비싸니까
승질나서 이런 글 올렸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런 건 아닙니다.
익숙한 친구, 옛 애인과 헤어져야 하는 것 같은 애석함이
제 마음을 아프고 슬프게 만든 것 같습니다.
싸르니아는 그런 사람입니다.
착해서 일까요?......
사실 색동이항공은
451 불 저렴한 항공권답게
비행 스케쥴부터가 요란합니다.
우선
색동이항공을 타기 위해서는
밴쿠버로 가는 대신
산 넘고 강 건너 국경까지 넘어 시애틀로 가야 합니다.
에드먼턴에서 씨애틀로 가는 비행기는 하루에 두 번 뿐인데,
타야 할 비행기가 이른 아침 6 시 25 분에 출발하므로
그걸 타려면 새벽 두 시 반에 기상해야 한다는 황당한 계산이 나옵니다.
에드먼튼을 출발하는 미국행 비행기는
미국 입국절차를 에드먼튼 공항에서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침번도 아니고 어떻게 새벽 두 시 반에 일어나나요?
그러고 보니 색동이항공을 2 년 전 딱 한 번 타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찍은 사진도 찾았습니다.
방콕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입니다.
오는 내내 잠만 쿨쿨 잤기 때문에 아쉽게도 기억나는 게 별로 없네요...
싸르니아의 올 가을나들이 여정 중
씨애틀 - 인천 - 방콕 - 인천 - 시애틀 구간을 담당할 색동이항공
그동안 무관심했던 거 미안해
언젠가 사고 한 번 났다고
공포의 색동날개라고 놀려댄 거
정말 미안해
그리고......
잘 부탁해
you have control !
이 사진은 펌
roger that ! we have control !!
형편이 여의치 않은 생계형 여행자 싸르니아 님의
2012 대한민국 여행기 예고편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