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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을 세계 최초의 고민에 빠지게 만든 인터넷실명제
작성자 키트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622 작성일 2008-08-13 05:07 조회수 1607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03983.html
이 글을 보고, 세계최초 인터넷 실명제란 이야기를 듣고 세계최초란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도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닌데...

중국의 티벳사태 등을 야기한 자치정책과는 상당한 대조를 이루는 예가 캐나다에 있었는데, 스티븐 하퍼가 과거 인디언들에 대한 동화정책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다. 캐나다 역시 과거 원주민들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기 보다는 개화시킨다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문화가 우월하다는 관점에서 그들을 동화하려는 정책을 폈었던 과거가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 였을까?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타문화를 동화시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다양성의 토대 위에 개성과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문화를 꽃피우려는 그들이 구현하려는 목표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시간의 흐름속에....행정부 수장인 총리가 그것을 반성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여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 상에서 타인의 명예을 존중하는 성숙한 문화풍토를 조성한다는 명목하에 수행되어지는 인터넷 실명제, 이제 인터넷과 컴퓨터 뿐만 아니라 넷티켓을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가르친단다.....과연 무엇을 가르칠 것이고, 우리네 미래 꿈나무들은 무엇을 배울까?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 유신혁명을 "한국식 민주주의"라 배웠던 기억이 뇌리에 스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정보화시대 어떻게 내 아이들에게 이것을 설명해야 할까....?타인의 인권과 명예를 존중한 전세계 최초?

세계 최초라 하는데....왜 그렇다면 지금까지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지 않았을까? 실명제의 취지인 타인의 명예를 존중하는 의식이 결여되서 일까? 인터넷 초강국으로써 인터넷 상에서 타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거짓정보로 피해를 입는 사례에 대해 보다 절실한 체험을 하고, 처음으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는 것이 과연 올바를까?

한 가지 의문을 던져보자. 렌트 신청서를 본 적이 있는가?  SIN넘버란에 작게 optional 이라고 붙어있다. 왜일까? 아니, SIN넘버를 적게 해서 그것을 통해 신분도 명확히 하고, 소득 근거 자료나 재산 등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면 최고일텐데...왜 그것을 신청인이 원하면 할 수 있도록 할까? 효율성 관점에서 본다면 참 의아한 대목이다.

공산주의 체제와 총부리를 맞대고 있던 우리는 일사분란해야 하며,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하는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는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해도 그것을 당연시 하는 한국식 민주주의의 전례가 있다. 우리는 수십년이 지난 후 그것이 군부독재의 장난질이었음을 깨달았다. 주민등록번호가 효율적 통제와 관리체계를 위해 도입된 장치임을 포탈사가 해킹에 노출되어져 번호가 노출되어지고 나서야 깨달았고, 그것이 얼마큼 위험하고, 문제가 있는 가를 눈치채게 되었다. 그래서 인터넷사들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전면적으로 방지하자는 법을 만드는 분위기가 채 무르익을 무렵 실명제 확대라는 후퇴가 나왔을까?? 한국에서도 정보인권이 상당부분 법으로 제도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이러한 것을 보면 가끔은 한국식 민주주의의 그늘이 크게 느껴진다.  

인터넷의 등장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중 하나가 "정보공개와 개인의 프라이버시"다. 미래 정보화 시대 정보공개의 필요성과 그로인한 개인의 프라이버시의 상충관계를 다루는 이 화두는 상당한 역사를 갖고, 법적 제도적 장치로 발현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아직 인맥 등에 의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정보보호 용어로는 사회적노출이라 한다)현실이긴 하나 제도적으로는 상당한 장치마련이 되어진  곳중 하나다.

하지만, 선진국은 효율적 관리와 통제 외에도, 이로 인한 인권침해와 위험성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한 상태에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무조건적 희생을 정당화할 수 없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위험을 상당히 중요시 한다.  이것은 인터넷으로 인해 개인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정당화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명예를 최대한 보호하면서도 언론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누리고 보장하도록 문제를 제시하고, 서로 돌을 맞대고 고민해 온 것이다.

그 고민의 결과 정보인권의 대표적인 것은 "자기정보결정권"이다. 이는 자신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정보중 공개되어질 정보는 자신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공개되어진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어지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이것은 현실적으로 제도장치속에 포함되어지고 있다. 한국 캐나다 마찬가지다. 캐나다 이민신청시 신청인외에 어느 누구도 정보를 볼 수 없다든지 혹은 정보에 접근할 권한자를 따로 지정하는 것 등도 이것이 발현되어진 예이다.

올초 CN드림측에 가입시 연락처 기재를 필수적으로 입력하도록 한 것은 이 "자기정보결정권"을 손상할 우려가 있다는 뜻을 메일로 보내고, 이용자의 정보인권도 생각하는 보다 나은 사이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는데, 검토해보겠다는 답장을 받은 기억이 나는데 글쎄 바뀌었는 지는 모르겠다. 이용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기에, 정보인권측면에서 오피니언리더가 되어줬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주민등록번호 기입을 당연시 하는 고국의 분위기를 생각해본다면 아마 의식전환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 ...특정 포탈을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사이트들의 가입신청란에 가보면 이메일외에 필수는 없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히 18세 이상의 경우로 제한하는 경우에도....(꼭해보시라는 것은 아니고 ^^) 별도로 SIN넘버를 넣는 조치는 두지 않는다.  

정보보호와 위험관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사실 답이 나온다. 개인신상과 관련된 정보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 지...그 정보의 속성상 개인스스로 그 정보의 공개와 관련 사항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정보의사결정권"은 정보인권의 기본인 것이다. 정보보호의 목적으로 개인정보통합시스템을 이야기 하는 우를 범하는 것을 봤다. 정보의 통합으로 인한 편리와 효율의 증대라는 유혹은 반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통제의 빌미를 준다는 상충을 생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역설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군사독재정부에서 민주화를 이야기 할 때 그러한 역설적 측면이 존재할 수 뿐이 없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로 한다면 인터넷실명제 강화가 타인의 명예를 보호한다 할 수 있겠지만, 정보화시대 제대로 자리매김해야할 정보인권과 더불어 개인의정보보호와 표현의 자유가 죽어갈 위험에 처해 있음은 또 다른 역설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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