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동안 많은 양심있는 사람들이 밤잠을 못이루었습니다. 수백명의 순진한 어린 소녀들이 떼죽음을 했으니 어찌 잠이 제대로 오겠습니까? 그래서 일요일에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목사님이 강단에서 끔찍한 사건에 대해 한 마디 무엇인가 정직한 이야기를 해주면 용기와 위로가 되겠다고 고대했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세월호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습니다. 왜 침묵을 지키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떳떳하게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 왜 위험한 일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영국의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학은 잘못된 것이 발견되면 실험하고 수정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데, 반면에 종교는 잘못된 것이 선명하게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쉬쉬하고 감추어 버립니다. 심지어 종교는 잘못을 지적하면 이단이라고 추방하거나 처벌합니다. 세월호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이 사건이 잘된 일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잘못된 일인지 속시원하게 말해야 될텐데,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르게 종교를 믿는 길은 진정으로 자신자신을 사랑하고 또한 타인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은 종교인들이 있어도 정의를 외치는 사람은 많지 않고 불의에 분노하며 저항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사고는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 이후의 대처는 완전히 새로운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사고와 사건의 다른 의미는 눈 먼 자들의 국가라는 제목으로 소설가 박민규가 세월호에 대해서 쓴 글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건은 의도가 들어간 것이고 사고는 의도하지 않게 일어난 일을 뜻합니다.
어쨋든 우리는 이 불행한 일을 남의 일로 여기고 잊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 사고가 났는지, 왜 배에 있던 사람들을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안한 것인지 진실을 밝혀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은 말합니다.
자신들이 세월호 사고를 당하지 전까지는 다른 사람이 불행한 일을 당해도 남의 일로 생각하고 무관심했던 것을 정말 뼈가 사무치게 반성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들과 유가족을 위해 그리고 사회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누구라도 그런 불행한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세월호와 같은 있어서는 안되는 참사를 내 아들 딸들이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진실을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