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양쪽 횡단보도에 여섯빛깔 무지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6 월 6 일 토요일
에드먼튼 프라이드 축제가 시작되는 날 입니다. Whyte Avenue 에서 퍼레이드를 하는 것으로부터 축제가 시작됩니다.
오전 11 시. 퍼레이드가 시작됐습니다.
지난 5 월 알버타 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집권당이 된 통합진보당 (NDP) 주의회 의원들이 퍼레이드 선두에 섰습니다.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사람은 캐나다 육군 소속 상이용사입니다. 후배 병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프라이드 축제에 참가했군요.
에드먼튼에 주둔하고 있는 캐나다 육군의 수송용 장갑차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번역하자면 이렇습니다.
보수교회에서 지껄이는 엉터리 개소리에 상처받지말고 내 안의 참나가 들려주는 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세요.
에드먼튼시 경찰국 지휘부의 모바일CP 차량이 퍼레이드에 참가했습니다.
레즈비언 게이 성전환자 양성애자의 친구 국립기마경찰(RCMP)도 퍼레이드 대열에 들어왔습니다. RCMP 는 연방경찰입니다.
소방서도 빠질 수 있나요. 무지개깃발을 흔들며 소방차를 파견했군요. 뒤에 매달려 있는 소방관은 팬티차람에 조끼만 걸치고
있습니다.
소방차 가는 곳에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는 EMS도 무지개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은근히 빛내는 것은 역시 교회들입니다. 캐나다 최대 개신교단인 캐나다 연합교회 (The United Church of Canada) 소속 교회들 뿐 아니라 보수교단인 루터교회가 참가한 것이 눈에 뜨입니다.
교회들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걸 보니 이런 질문이 생각나는군요.
예수선생은 게이였을까요?
사실 이런 질문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다지 도발적이지도 않고 새롭지도 않습니다. 예수선생이 만일 실존 인물이었다면 게이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제법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굳이 시카고대학교 Theology School 테오도르 제닝스 교수의 책 ‘예수가 사랑한 남자’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당장 기독교경전 네 번 째 쳅터 요한복음의 한 구절만 봐도 그런 사실을 단박에 눈치챌 수 있습니다.
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예수님께서는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한 21,20-22)
이 이야기를 읽으면 예수선생과 베드로, 예수선생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는 또 한 명의 사내 등 세 명이 긴장감 흐르는 삼각관계였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중세시대에 지배이념으로서의 정결주의가 확립되기 전인 고대사회의 동성애 관습은 그다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예수선생이 게이였다한들 이상한 일이 아니고 그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도 전혀 아닐 것 입니다.
프라이드 축제는 에드먼튼 여름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