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진실진실 해사서 세월호 동영상을 두 번을 보았습니다. 한번은 대충보고 두 번째는 메모를 해 가면서 자세히 보았습니다. 무슨 대단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낸 것은 없었지만 구조활동 과정에서 여러가지 팩트들에 대한 개인적인 안목은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말이 없어도 상식을 가진 사람들 이라면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실 내용이지만 내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닐 수 도 있고, 또 다른 분들의 의견은 다를 수 도 있어서 이곳에 올려봅니다. 진실을 추구하는 분들이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1. 초기대응: 전형적인 관료사회의 무사안일주의,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훈련/전문성 부족, 보고에 급급한 조직문화, 등등이 합해져서 대응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해경청장이 회의에서 함정 261척 운운 하면서 현실성 없는 말을 하는 것 보면 추측이 가능합니다.
2. 구조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
1)에어포켓: 성인 한 명이 가만히 앉아서 소비하는 공기량이 하루에 최소 8000 리터 라고 합니다. 이것을 300명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가로x세로x높이가 각각 13.5미터 되는 공간에 공기가 가득 차 있어야 하루를 버틸 수 있습니다. 흥분을 하거나 움직이면 더 늘어나고요... 배가 뒤집혀 압축된 공간에 이만한 공기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2)저체온증: 배가 뒤집힌 상황에서 천장이 되어버린 바닥에 아이들이 편하게 머물 공간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기껏해야 구명조끼 입고 물속에 떠서 있을 텐데 차가운 물 속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3)아이들이 살아있다 해도 몇 명의 잠수부가 들어가서 수십 명의 아이들이 모두 나 살려 달라고 달려들 텐데 이것을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통제 할 수가 있었을 까요? 잠수부의 목숨까지도 위험에 처하게 될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4)최상의 시나리오는(혹시 이런 상상을 하는 분 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두 명의 잠수부가 잘 통제된 아이들을 한 명씩 붙들고 잠수공기를 먹여가면서 질서정연하게 탈출하는 것인데 이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예기지 어두운 해류 속에서 모두 패닉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차례로 구출 한다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5)다이빙벨: 이상호 기자는 "다이빙벨을 타고 에어포켓이 있는 선실로 들어가서 구조를 할 수 있다"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알다시피 다이빙 벨이 이리저리 조종 가능한 무슨 잠수정도 아니고 그냥 수직으로 내려서 배 옆에 고정시켜 두고 잠수부들이 중간에 쉴 수 있는 중간 기착지 일 뿐입니다. 치밀한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기자가 이런 말로 일반인들을 오도하는 것은 안될 일입니다.
3. 다이빙벨 유감
1)다이빙벨에 추를 다는 모습을 보면 너무 위험해서 배 위에 있는 생사람 까지 잡을 것 같습니다. 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저렇게 위험한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좀더 안전한 방법이 아쉽습니다.
2)다이빙벨 내부영상을 보면 케이블이 너무 많습니다. 줄이 엉켜서 되돌아 가야 한다는 교신내용을 들을 수 있듯이 너무 많은 줄 때문에 잠수부들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에서 예기하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장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3)주관적인 판단이기는 합니다만, 이종인 사장의 행동이나 말투를 보면 전문가로써의 냉철하고 치밀한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피로한 잠수부만 교체해 주면 20시간이 아니라 200시간도 가능한 것인데, 어떤 근거로 20시간 연속작업이 가능 하다고 하는지도 애매하고....다이빙 벨이 정답이다 라고 하는데 위에서 설명했듯이 다이빙 벨은 그냥 중간 기착지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형이하학적 예기를 형이상학적으로 예기하는 듯이 보입니다.
4. 해수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의 태도
피해자 부모들과 기자들과 같이 회의하는 과정을 보면 사실을 사실대로 설명하는 책임감과 확신 있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이미 끝난 게임인줄 알지만 감히 부모들 앞에서 그렇게 말 할 수 없어서 얼버무리는 것 같기도 하고...이 부분은 저도 애매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제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다른 분들의 의견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