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오래 전에 윗동네 한인회장을 역임하셨던 분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뜻있는 분들이 모여서 그 동네에 있는 똥 좀 치우시면 안될까요? 라고 물었다. 그 분의 말씀은 그럴 가치가 없는 똥이고,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고 더러워서 피한다고 말씀 하셨다. 말인즉 맡는 말이다.
그런데 더럽다고 안치우고 오래 방치하니까 점점 큰 똥이 되어서 이 아랫동네 뿐만 아니라 바다건너 다른 나라까지 똥 냄새를 풍긴다. 이 똥 냄새 피해를 본 바다건너 사람들이 이쪽을 보고 모두 똥이라고 생각할 까 두렵다.
그런데, 이 동네에는 개념 있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을에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분도 있다. 이런 분들은 자기동네에 있는 똥 치우는 일 보다는 바다건너 있는 초록괴물 잡는데 더 열심인 것 같다. 어떤 이는 이미 죽고 없는 괴물을 못 잡아서 안달이고, 또 어떤 이는 있는지 없는지도 확실치 않은 천상의 사건을 깨닫기 위해 주구장창 싸우는 사람도 있다. 동네에서 나는 똥 냄새를 맡아 가면서 말이다. 아마도 코를 막고 사는지...
개인이 무슨 일에 관심을 갖고 어떤 일에 목숨을 바치던지, 순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린 일이고 남이 이러쿵저러쿵 할 일은 못되지만 적어도 내 집 앞에 있는 똥 부터 치우는 것이 그야말로 개념 있는 행동인 것 같다.
허기야 우리동네 똥 보다 바다건너 괴물 잡는데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은 점도 있다.
우선 대의명분이 좋고 근사하고 폼 난다. 여러 사람들이 박수도 쳐 준다. 우리동네 똥은 맞닥뜨려야 치울 수 있지만, 그래서 손에 묻을 가능성도 많지만 바다건너 괴물은 별로 위험이 없다.
멀리서 큰 돌, 작은 돌 몇 번 던지다가 안되면 그만이고 만약 괴물이 화를 내기 시작하면(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조용히 가만히 있으면 된다.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고 심심할 때 한번씩 돌 던지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지금까지 써먹을 기회가 없든 학벌과 경세지략을 최대한 펼쳐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들이 모두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이렇게들 열심히 싸운다고 한때는 좋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것이 순진한 생각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왜냐면 이들이 "다같이 힘을 합쳐 우리동네 똥을 치웁시다." 외치는 것 한번도 못 보았고...바다건너 마을에서 조금만 윗동네로 가면 진짜진짜 새빨간 괴물이 있는데도 이 괴물 욕하는 것 한번도 못 보았기 때문이다.
"만만한 것이 홍어 거시기" 라고, 심심하면 점박이 초록괴물 한 테만 손가락질 해댄다. 그렇게 개념이 충만하다 못해 아랫동네 까지 개념자랑을 하고 말끝마다 경세지략이 충만한 것 같이 말하는 이들인데 말이다.
"니는 완벽히 초록색 이어야지 왜 점을 박고 사냐" 고.....아마도 초록괴물은 바다건너 까지 복수하러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럴까? 그럴 수 도 있겠다. 괜히 빨간괴물 욕했다가 잘못되면 거시기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렇게 방치하는 사이에 작은 똥은 점점 자라서 큰 똥이 되었다. 작은 똥일 때 부터 냄새가 지독히 났는데 어떻게 큰 똥이 되었는지...어떻게 이런 개념 없는 일이 자꾸 발생 하는지 나는 도무지 개념이 안 잡힌다. 개념이 충만한 자랑스러운 개념마을에서 말이다.......
도대체 무슨 소리 하고 있냐고요????? 하하 개념이 조끔 없으시군요.....개념 있다고 이 아랫동네 까지 소문난 분들을 만나서 물어 보세요....그 분들은 대번에 아실 겁니다. 워낙 개념들이 많기 때문에요.....!!!. ㅌㅌ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