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책과 영화를 많이 접하는 편이지만, 같은 제목으로 책과 영화를 둘 다 본 경우는 개인적으로 거의 없었다.
유명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들이 많았지만, 보통 소설 혹은 영화 둘 중 하나만 접했다.
1995년 발표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 주연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도 영화만 보았는데 그것 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었기에 이후에도 몇 번 더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영화를 보고 많이 실망스러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들 했고 특히 남자 주인공(이스트우드)에 대해 실망이 컸다는 말들도 많이 들었다.
그때도 그냥 무심히 넘겨 들었다. 왜냐면 영화도 충분히 감동적이었기 때문에 굳이 책을 찾아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약 5년전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있었는데 나도 두 번이나 읽었을 정도로 이 책의 큰 팬이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책 소개 기사
http://www.cndreams.com/news/news_read.php?code1=2345&code2=1&code3=290&idx=14576&page=0
이 책은 2부 <50가지 그림자 심연> 3부 <50가지 그림자 해방>까지 나오며 총 6권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후 이 소설을 소재로 2015년 영화가 출시되었는데, 영화는 소설만큼의 흥행을 하지는 못했다. 영화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담지도 못했고 감흥도 없고 지루하고 재미 없다는 악평들이 많이 쏟아졌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영화의 2편이 제작된다는 기사를 보게 되면서 이 책의 열렬한 팬의 한 사람으로서 예의상 한번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것이 책과 영화를 같이 접하게 된 난생 첫 번째 경험이 된 셈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영화는 세간의 악평들보다도 훨씬 더 못 미쳤다. 책의 수많은 감동, 환희, 놀라움, 신선함 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책 속에서 표현되었던 수많은 묘사들과 섬세한 감정 변화 등이 거의 다 누락되어 있었다.
그래서 책과 소설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 절절히 느끼던 중, 갑자기 책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책에 대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책과 소설이 이렇게 다른데.. 메디슨의 경우 책에서는 얼만큼 더 많은 감동들이 담겨 있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이번 봄 모국 방문 시 이 소설을 구해서 읽어 보았다. 영화도 명작이지만 책은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었다.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이나 재미도 확실이 더 많았다.
책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얇은데, 내용은 불후의 명작답게 짜임새 있게 시종일관 내용들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이 책이 발표된 지 20년도 넘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게 좀 우스워 보이기는 한다. ㅎㅎ)
그런데, 책에는 없었는데 영화에는 각색이 되어 추가된 내용들도 두 곳이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하나는. 주인공의 딸과 아들들이 각자의 결혼생활을 만족하지 못하고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어머니의 유언이 담긴 편지를 읽으면서 생각들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아들은 시내 모텔에서 묶고 있는 식구들을 찾아갔을 때 아내에게 깊은 포응을 해주는 장면은 책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로 동네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던 어떤 여인이 있었는데, 영화 후반부에 스트립이 파이를 만들어 이 여인을 방문하는 내용도 책에는 없었다.
이런 것들은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까지 맡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뛰어난 감각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배우와 감독을 좋아해서 인지 영화에서 남자주인공 선정은 무리가 없었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책 전반부에 책이 쓰여지게 된 배경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이 들어 있다.
메디슨 카운티의 전편에 해당되는 영화가 하나 더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1984년 발표된 로버트 드니로와 메릴 스트립의 영화 ‘폴링 인 러브’ 물론 이 영화도 불륜을 소재로 한 것인데 80년대 최고의 로맨스 영화로 칭송 받을 정도로 명작이라고 하니 한번 봐야겠다.
유쾌하지 않은 소재라서 애초에 외면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는데, 어찌되었든
불륜, 은행강도, 조폭, 연쇄살인범, 무모한 전쟁 등등 사회적으로 불건전한 내용들을 가지고 미화시켜서 명작을 만들어 내는 것도 재주가 아닌가 싶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 소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