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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답글]시에게
작성자 운영팀     게시물번호 9224 작성일 2016-07-11 21:23 조회수 1804
약 한달전에도 세개정도를 올리셨는데 한개만 두고 나머지를 저희가 지웠습니다. (이메일로 안내해 드렸구요)
그런에 오늘 보니까 3개의 게시물이 올려져 있네요,. 그중 퍼오신건 삭제했구요 님의 작품 한개만 남겼습니다.
전에 안내해 드린대로 님은 게시물을 이틀에 한개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이점 유의해 주시기 바라며 이번이 2차 통보이며 더 이상의 안내는 없을것입니다. 운영팀
http://www.cndreams.com/cnboard/board_read.php?bIdx=1&idx=8982&category=&searchWord=%EC%95%88%ED%9D%AC%EC%84%A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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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 안희선


삶이 깊은 뿌리를 내린 곳은
정작 한 번 가보지도 못하고,
온통 헛걸음만 시켰구나

남루한 네 신발을 보니,
시린 가슴에 눈물이 솟는다

내 한 줄기 부끄러움도,
너에게 아무런 위안이
되지 못하니

눈 앞의 절망을 피해
보이지 않는 꿈만 좇았던,
내 갈망을 탓해다오

누더기 같은 내 영혼이
지닌 것은
그것밖에 없었으니



<넋두리 Note>

꿈과 바람을 말하며, 이렇게 이때껏 살아왔는지도..

요즘의 時代에 인정되는 삶의 가치는 실생활에 있어서
효용성(效用性)의 如何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인격시장(人格市場)에서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을,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을,
넋두리만 쓰고 있음은

늘, 시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서도

- 왜?

詩라는 이름이 차마 부끄러운 글만 쓰기에..

하지만, 어쩌겠는가
딱히 하고픈 일도 없거니와 그나마 하고픈 건
이 짓밖에 없는 것을

한편으로는, 정북창 선생 같은 이가 부럽기만 하다

그가 44세의 수를 마감하며 평생에 딱 한 편 남긴 시를 읽어보니,
더욱 그러하다


자만시(自挽詩: 스스로를 애도하는 시) / 鄭北窓 (1506 ~1550)


한평생 만 권의 서적을 독파하고 (一生讀罷萬卷書)
하루에 천 잔 술을 다 마셨지 (一日飮盡千鍾酒)
고고하여 복희(伏羲) 이전의 일을 말하고 (高談伏羲以上事)
속된 말은 애당초 입에 담지 않았네 (俗說從來不掛口)
안회(顔回)는 서른에 아성(亞聖)이라 불렸는데 (顔回三十稱亞聖)
선생의 수명은 어찌 그리 길었나. (先生之壽何其久)



그의 시를 읽어보니,
선생은 이 세상에서의 삶에 큰 미련을 두지 않았던 듯

그런데, 그의 삶에 만분의 일도 못되는 허접한 人生의 나는

그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아 
어찌 이리 오래도록 누추하게 살아있는가



글 같은 글, 한 편도 쓰지 못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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夕海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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