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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클럽에서 벌어진 집단 나체소동 |
작성자 강현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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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973 |
작성일 2009-01-11 20:50 |
조회수 16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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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구속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은 본질적으로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득권 집단이 똥 오줌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분노에 휩싸여 이들을 구속하거나 탄핵했던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무식해야 마땅한 사람인데 자기들보다 유식하고, 바보 같아야 마땅한 인간인데 자기들보다 훨씬 똑똑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미네르바의 글을 하나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지난 8 월 29 일 올린 것인데 내용은 기업들이 이명박 정권의 바램처럼 막대한 손실과 부도를 감내하지 않고는 투자를 할 수 없는 기업 내외적 환경을 각 기관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와 수치를 정확히 인용해 진단한 것 이었습니다.
검찰은 이런 수준의 글들을 가리켜 ‘전문대 출신’ ‘무직자’ ‘박씨’가 인터넷에서 짜집기한 글이라고 발표한 모양인데 그 발표를 한 대한민국 검찰은 아마 미 선생의 글을 한 편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거나 집단으로 광우병에 걸린 나머지 분별력을 관장하는 두뇌 부위 어딘가에 구멍이라도 뚫린 모양입니다.
미 선생이 독학이든 뭐든 실물경제 동향분석에 필요한 경제학적 기초지식 없이 인터넷에서 짜집기한 것만으로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면 당장 각 대학에 정보조립공학과(짜집기학과)를 설치하고 미 선생을 교수로 모셔와야 할 것 입니다. 명박이와 만수는 짜집기라도 잘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더 쓸모가 있는 일이니 만큼 미 교수를 모셔다 이 분야에 대한 과외공부를 받아야 할 것 입니다.
단언하건대 만일 미 선생이 번듯한 직업이라도 하나 가지고 있었다면 이명박 정권은 절대 그를 구속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 입니다. 수사기관을 통해 내사해 보니 학력도 집안도 별 볼일이 없어 나서서 보호해 줄 인맥도 없는데다 무직자이기까지 하니 얼씨구나 하고 구속영장 신청부터 하고 본 게 틀림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들러붙어 있는 대한민국 관료 집단은 미네르바 사건 같은 중대하지만 복잡하지는 않은 사안에도 감정에 치우쳐 오판을 하고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할 정도로 기획력과 판단력이 결여된 무능하기 짝이 없는 집단일 뿐 만 아니라, 구역질이 날 정도로 비겁하기 까지 한 사람들입니다.
이 사안이 중대하다고 한 것은 이미 미네르바 이야기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부의 처리 여부에 따라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 인권 보장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요, 복잡하지는 않다고 한 것은 이념을 떠나 미네르바 사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자기들에게도 덜 피해가 가는 것인지 중학생 정도면 상황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론의 향배가 명확했기 때문 입니다.
무엇보다 창피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왜 한국 정부가 미네르바를 감옥에 쳐 넣고 기득권 집단을 대리하고 있는 수구언론이 난데없이 한 개인을 등신을 만들어 매장시키는 데 저토록 광분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 입니다.
한 인터넷 논객에 불과한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탄압하고, 개떼처럼 달려들어 한 사람의 인격까지 밟아대는 이 희한한 사태는 결국 무능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는 대한민국 기득권 집단이 분노에 이성을 잃은 나머지 스스로 옷을 찢고 발가벗고 춤추면서 한 국가의 명예에 까지 치명타를 가하고 있는 일종의 집단 나체소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지금 이명박과 뉴 라이트가 죽을 쑤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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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치독
| 2009-01-12 03:32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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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점잖게 말씀해 주셨는데, 한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은 제 경험으로 봐서는, 전두환 대통령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권에 저항하는 서민들이 평화시위 중에도 합법적인 절차없이 현장에서 긴급체포되는 건 이제 놀랄 일도 아니고, 무분별한 공권력의 투입으로 언론의 자유가 극도로 약해진 공안정부가 되살아난 듯 했습니다. <V for Vendetta (2005)> 같은 영화에서나 보던 police state의 양상들이 서울 시내에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Business-Friendly\" 라는 구호를 내세워 대기업 키워주기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이명박 행정부 아래 민주주의는 청개천 아래로 사라진지 오래고, 중상주의·전체주의 등의 과거 이념들이 가 급속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만간 미디어법이 개정되면 몇 안되는 방송사들은 대기업들의 PR매체으로 변환될 전망입니다.
잠실 땅값 올려주려고 공항주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500미터가 넘는 초고층 롯데월드2 빌딩 허가를 내 주며, 돈벌이라면 상식적으로 지켜야하는 안전수칙도 내던져 버리는 한국 정치인들의 붕어보다 못 한 초근시안적인 마인드셋을 보는 마음이 답답하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귀국하는 길에 캠브릿지 대학의 장하준 경제학 교수가 쓴 <나쁜 사마리아인(원제: Bad Samaritans)>이라는 책을 샀습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알고 있던 자유무역과 자본주의에 관해 숨겨진 신화들을 낱낱이 실례를 들어 파헤친 보고서와 같은 책인데, 한국전쟁 이후의 한국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 지에 대한 저자의 직접 경험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시작하여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더군요. 앞으로 3년간 한국의 서민경제가 어떤 양상으로 파멸해 갈 것인지 예측해 보고 대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부럽지 않은, 우리나라 최초의 일본인 출신 대통령 이 명박 아키히로는, 친일파 후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판검사와 검찰수뇌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남북평화를 두려워하는 뉴라이트 집단들의 마지막 희망이자 구원자로서의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소망교회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강만수·이경숙·정몽준과 같은 내각 구성원의 상당 수가 소망교회 출신인데, 작년에 보였던 non-Christian에 대한 (특히 불교인들) 적나라한 적개심의 표출과 탄압은 종교의 자유 마저 위협하였던 사건이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현재 한국은 광분하고 비이성적이며 탐욕으로 가득한 집단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합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붕괴에서도 자명하게 드러나듯, 집단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 한계를 깨닫고 우리 자녀들은 \'나만 잘 먹고 잘 살자\'가 아닌 \'더불어 잘 먹고 잘 살자\'는 가치관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 만이 neo liberalism의 파괴적이고 허황된 이념을 피할 수 있는 길이라고 봅니다.
* 참고로, 장하준 교수의 책에 관심 있는 분은 amazon.ca 에서 \"Bad Samaritan\" 또는 yes24 나 kyobobook 에서 \"나쁜 사마리아인(번역판)\"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해외배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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