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도킨스, 다니엘 데넷, 그리고 샘 해리스등과 더불어 종교에 대한 윤리적 해악을 얘기해 오던 히친스가 어제 지병인 식도암으로 별세했다고 합니다. 이분의 스타일을 좋아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를 가장 잘 나타내준 모멘트 하나 링크겁니다.
(크리스 형, 천국이란게 없겠지만, 있다면 거기 가셨겠져? 그동안 글, 연설 모두 잘 들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OamsF5r3TE&feature=player_detailpage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졌던 고인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
현대사회에서 저같은 무신론자가 느끼는 frustration은 "종교적 신념같은 거의 틀림없이 미신에 가까운 신념이 놀라운정도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사람이 죽고, 고통당하는것을 보는 것이 참으로 견디기 힘들죠."
그렇기 때문에 종교성으로 뭉쳐서 보편윤리에 해악이 되는 행동을 하지 말자 그런 얘기를 하게 되는거죠. (아프리카에서 콘돔쓰자는데 그거 꼬추까리 뿌리는 카톨릭 신부들은 인간쓰레기 정도의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또는 이-팔 관계를 지네들 종교서적에 의거해서 해결하자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대접을 받아야 겠죠. )
근데 가끔 저는 그렇게 느낄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카톨릭 정의구현사제단등, 우리나라 민주화와 인권에 이바지한 카톨릭 집단은 왜 자기들 종교의 부패, 반인륜, 비윤리에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지... 참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분들 있으면 상당히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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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오래 살것인가에 대한 재밌는 얘기... 제가 생각해도 무신론자나 스켑틱스가 종교인들 (특히 근본주의 종교인들) 보다는 (평균적으로) 지적능력에서 더 앞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똑똑한 사람들이 오래 산다는 증거도 상당히 있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이 효과가 둘다 매우 적은지라 개개인들의 수명을 종교성을 예측하는건 좀 그렇고... 가족력, 담배, 운동 등등을 고려하는게 더 정확한 예언을 주지 않을까요? 저는 15살때 시작한 담배을 10년전에 끊은 자랑스런 기록이 있습니다. ㅋ ;-)
좋은 주말 되셔요. - 토마 올림
여기와서 얘기할 시간이 좀 적었는데, 크리스 형땜에 이렇게 두드리다 갑니다. - 토마올림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도 기독교인이니까 반종교적 진술보다는 친종교적 진술을 당연히 더 좋아할 겁니다. 일반 종교학도들도 좀 그런 느낌이 들 것같아요.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든 종교학에선 일반적으로 종교 현상을 경험적 실재로 인정하고 들어가니까요.
개신교도인 제가 가톨릭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저는 가톨릭의 여자 사제 불인정, 전제 군주적인 교황제, 피임거부는 무조건 싫어합니다. 사제의 결혼 여부도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봅니다. 아래 언급한 제 2 바티칸 공의회가 가톨릭의 분기점인 것은 분명했는데, 이 공의회 이후 기류가 진보적으로 흘러가자 신부와 수녀들이 대거 성직을 떠나고 서품을 받는 사제의 수가 급격히 줄어 들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북미는 물론 남미는 신도수는 늘어나는데 사제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페도필리아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도 이런 연유로 된 것같습니다. 어쨌든 제 2바티칸의 여파로 더 보수적, 즉 더 반동적으로 된 것같습니다.
가톨릭에 불문율이 있는데 교황제 비판하면 끝장입니다. 1세기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하는 독일의 가톨릭 신학의 거장 한스 큉(Hans Küng)은 교황제에 문제 제기했다가 벌을 받아 자신을 더 이상 "가톨릭 신학자"라고 부를 수없게 되었고요. 남미의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 ( Leonardo Boff)도 사제직을 떠나서 평신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정의구현사제단이 나름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할 수는 없겠죠. 이 지구상에서 가장 조직력이 튼튼한 종교단체가 가톨릭이라고 하거든요. 종교조직은 신념체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구조적 변화는 매우 느린 것같습니다. 가톨릭의 장점이라고 말하기엔 그렇지만 조직적 위계질서가 매우 조직적으로 잡혀있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교회의 권위, 즉 교권에 도전하지 않으면 자체 조직 내에서는 상당히 포용적이라는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성과 주술이 혼재하는 세계 최대의 조직입니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점은 가톨릭에서 최우위에 있는 것이 교권입니다. 교회가 신에 이르는 중제자가 되며 사제는 그 중제자의 agents입니다. 개신교는 성서입니다. 그래서 개신교에 주로 종교 근본주의자가 나온다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죠. 가톨릭 안에서도 근본주의자도 있고, 오순절주의도 있지만 근본주의는 태생적으로 개신교의 산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미신(superstition)이라는 단어가 빈번히 사용된 것은 바로 근대성(modernity)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근대성은 과학적 이성의 시대이며, 전근대적인 종교나 사유와 결별하는 시대적 징후였는데 오히려 근대 이후 종교는 가장 활발하였으며 intensive하게 발전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불교와 기독교가 경쟁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초창기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조선의 종교적 상황을 극단적으로 다른 견해를 보였었는데, 어떤 선교사는 한국엔 종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제도화된 종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어떤 선교사는 가장 종교적이라고 했었는데 민간신앙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죠. 한국에서의 근대는 종교의 조직화 제도화를 불러오게 하였습니다. 근대성이 종교적 미신을 몰아낸 것이 아니라 불러온 셈입니다. 이른바 퓨리탄적 미국에서도 가장 종교적으로 된 것은 19세기 이전이 아니라 19-20세기였습니다. 오히려 근대성은 종교에 집중력을 키워준 셈이죠. 이른바 중세의 암흑기때는 종교의 시대가 아니라 비종교의 시대라고 합니다. 종교의 시대는 오히려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이후였습니다. 미국의 종교부흥은 이성의 시대에 시작되었습니다. 좀 다른 얘기일지는 몰라도 무신론의 나라 러시아는 소비엣 해체이후 더 종교적으로 되었으며, 문화혁명 이후의 중국엔 기독교와 이슬람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보수적인 종교인 몰몬교 역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잠자던 이슬람도 서구 근대성의 영향으로 오히려 성장하고 있으며, 이슬람 근본주의의 지도자들은 주로 서구에서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었죠. 근대성의 미신타파는 실패한 셈이죠.
저도 그 동안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종교담론만 있으면 나오려고 했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같아요. 아프리카 올림